3월을 마감하면서 읽은 책들을 한데 모아봤다
모두 합해서 62 권.
작년과 비교해 비슷한 량을 읽은 듯...
읽은 책들 중에서 좋은 책들을 엄선해 2009년 1/4분기 베스트 북들을
나름 선정해 봤다.
빼고 빼고 또 빼도 19권이 남았다.
책을 읽으시는데 참조하시길... ^^
오쿠다 히데오 소설의 강점은 역시 심리묘사다. 우리나라의 추리소설가 김성종이 심리학자 못지 않게 인간 성향의 양면을 섬뜩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다면적인 인간의 심리를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작 [최악] 때와 마찬가지로 나이와 성별이 서로 다른 주인공들의 감정들을 제 캐릭터에 정확히 들어맞게 잘 표현되어 놀라웠다. 마음은 답답하지만 멋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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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책에서 저자는 사장이라는 말 대신 '대표사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을 포함해 직원이 단 6명인 동네 공업소에서 연간 6억 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내는 '오카노 공업사'의 사장 오카노 마사유키가 쓴 책.
그는 업계에서 '도쿄의 루이뷔통'이라 불릴 만큼 장인으로 통한다. 그는 일을 따 낼 때부터 돈을 떠나 먼저 '남들이 풀지 못하는 숙제같은 일'들만 수주해서 납품하고, 그로 인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점권을 따내는 방식으로 업계에서는 최고로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매일 반복되는 실패와 도전 속에서 배우는 근성, 바로 목숨걸고 일하는 근성이 숨어 있다. '세상이 모두 무시하는 일'과 '세상에서 풀 수 없는 일' 두 가지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는 그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 나아갈 바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롭게 변해가는 세상에 '시간을 잊고 책읽기'가 시대를 역행하는 '짓'은 아닐까 고민하곤 했다. 필자가 한 권의 책이 보여주는 세상에 탐닉하는 만큼 세상을 등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걱정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열규 할아버지는 '책을 읽는 것이 나라는 존재의 공간을 넓히는 행위'라고 말씀해 주신다. 무리 속의 '내'가 아니라, 스스로 선 '내'가 택한 세상을 살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대상은 딱 한 부류 '직장인'들이다. 부연한다면 '좀처럼 책을 읽지 않았던 직장인을 위한 책'이라고 표현하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 책은 '직장인에게 독서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 지를 알려주고, 가장 효율적인 독서방법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읽어야 할 책 또한 직장인의 자기계발을 대상으로 한 만큼 '실용서 읽는 법'을 주로 다루고 있다. "내게 누군가 좋은 책을 소개해 줬더라면, 내가 오늘날 독서를 즐기기까지 이렇게 고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버트런트 러셀이 말했던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진작에 좀 나와주지...'하는 아쉬움이 생길 만큼 이 책에는 '실용독서법'에 대한 노하우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늦은 밤까지, 아니면 편의점처럼 24시간 동안 운영되는 미술관이나 화랑이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미술 구경하기에 맛들린 저같은 사람들이나 미술을 사랑하는 많은 애호가들이 좋아할 겁니다. 미술가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요?
아직은 없으니 아쉬운 대로 제가 대안을 제시할께요. 미술관을 옮겨 놓은 책을 구하세요. 그래서 허락되는 시간에, 지하철, 공원, 심지어 화장실까지 어디든 내키는 장소에서 그 책을 펴세요. 펴는 순간 여러분은 미술관에 온 겁니다. 마음껏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책을 볼 지 모르겠다면 제일 먼저 이 책을 권하고 싶네요. 마음에 담겨진 응어리도 풀어줄 책이니까요. 24시간 불이 켜진 약방같은 미술관, 바로 이 책을 보고 읽으면서 생각난 말이거든요...
이번에 만난 여행기는 조금 달랐다. 박물관과 마천루등 유명한 랜드마크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변두리 뒷골목같은 곳을 여행했고, 나를 찍어줄 누군가와 함께 다니며 이야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달랑 사내 혼자서 이리저리 떠돌던 얘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사진 대신 아무런 색깔도 없는 검은 펜으로 그림으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건축공학도 출신으로 직장을 다니다가 여행을 떠난 한 사내의 이야기, 오영욱의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이다. 그는 '오기사'로 더 잘 알려져 있고, 한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기 블로거다.
"책을 쓴다는 것은 좋은 일 이지만, 제 팔자를 남에게 다 내주는 일이란다."고 말씀하신 엄마의 충고에도 그가 소설가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소설 속에 뭍어 있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와 오감으로 느끼는 듯 하게 하는 배경묘사들이었다. "어디에서나 기억은 거기 있는 사람과 함께 남는다"던가? 소설 속에는 어린 날의 황석영이 서 있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추억했던 적 언제던가 기억조차 없던 필자의 청춘을 수도 없이 불렀다. 그 시절의 막연함의 답도 무엇이었던가를 알게 했다. 순탄치 만은 않았던 청춘이 무조건적 반항이 아니라 목표를 찾지 못했던 순수한 방황이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했다.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 필자의 청춘도 실은 '개밥바라기별'이 떠 있었다는 것을 알겠다. 오늘 하루를 살아감은 그 시절 방황에 대한 대답이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청춘예찬, 이 책을 두고 하는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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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은 저자가 1998년부터 2005년 까지 쓴 짧은 감상문과 산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삶과 죽음, 운명과 선택, 실연의 아픔과 사랑의 발견에 대해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 책이 빛을 발하는 것은 저자가 경험하고, 들은 주위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저녁식사후 편한 수다처럼 편안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한 시간을 전쟁치루듯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에게 한 걸음 물러서서 우리의 인생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어리석다며 우리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만이 삶 앞에 준비된 자라고 말했다. 이 말은 어제 그녀와 진지하게 한 말과 같아 더욱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언제 죽을 지 모르기에 오늘을 당당하게, 후회없이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오늘을 슬퍼하며 지내는 것은 불행한 것이라며 웃고 행복하며 살기를 일부러라도 찾으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파울로 코엘료는 그런 나를 응원하는 것 같아 힘이 솟았다. 이 책에는 답은 없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던져 동의를 구하고, 독자들이 스스로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는 마음적 여유를 제공하고 있었다. 누런 종이에 검은 활자 몇 개가 사람의 마음을 흔들다니...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이 세계화의 모토로 삼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전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절대선'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과연 정통 경제학 이론에 입각한 이들의 처방이 오늘날 선진국이 아닌 국가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선진국들의 사례와 후진국들이 경제정책을 도입했다가 실패한 사례들을 자세하게 들면서 선진국들이 내거는 조건들은 후진국들에게는 자국의 발전을 위하기엔 너무 버거운 조건들이고, 오히려 조건을 내세운 선진국들을 살찌우는 경제 정책이며, 이는 저희들도 선진국이 되기까지 실행하지 않았던 것들이어서 결국은 높은 곳에 올라간 후 그 뒤를 따라 올라오려는 사람들을 못올라오게 만드는 [사다리 걷어차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그들은 후진국들은 감히 넘볼수도 없는 보이지 않는 '보호무역의 장벽'을 여전히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맹신했다가 당하게 될 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가상 시나리오 2037](저자가 생각한 신자유주의의 종말론이기도 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와 같은 비극적인 결말을 피하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이렇다. 시장에 대항하고, 제조업을 육성시키며, 자국에 맞는 경제정책을 도입하고, 보호무역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WORK HARD 가 아니라 THINK HARD의 시대다, 즉 일에 미치지 말고 생각에 미치라"고 주문하는 이 책은 황교수의 연구과정에서 겪었던 '몰입의 경험'들을 토대로 The Flow라는 책으로 유명한 몰입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와 경험자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몰입'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놀아도 몰입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몰입하지 않으면 행복을 경험하기 어려운데,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해야 할 일을 남보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 바로 [몰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 하는 행위'를 칭찬하고 있다. 다만 능동적으로 스스로 만들어서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더욱 발전시켜야하며 중간에 멈추지 말기를 권하고 있다. 다시 말해 '멍청하게 생각하고 있는 행위'는 발전적이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면 곧이어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식의 바다'인 인터넷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창의력과 사고력'은 바로 우리의 거듭된 생각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공부'이고 '행복을 찾아가는 행위'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이 소설은 완전히 파괴되어버린 세상에 살아남은 부자父子의 고군분투孤軍奮鬪를 그린 이야기다. 희망도 목적도 없이 '살아남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우울하고 암울한 소설이다. 암흑으로 둘러싸인 잿빛 세상에 남겨진 남자와 소년이 지도에 의지해서 '길'을 따라 무작정 '남쪽'으로 걸어간다. 그들이 길을 걷는 것은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걸으면서 겪는 일들은 생활이 된다. 소년은 주로 묻고 남자는 주로 답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진 남자의 쉬운 대답은 무미건조하고 퍼석하지만 유일한 대화상대이고 사람다운 행동이기에 가장 많은 이야기가 담겼고, 그래서 진실이 담긴 듯 느껴진다.
사람이 혼자라면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기에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 혼자 남아 사람이 아닌 사람이 사는 세상은 신도 살 수 없다니...신이 보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일테다. 책이 말하는 대로 보이고, 느껴지고, 냄새가 났다. 내 눈에 펼쳐진 어두운 세상이 싫어 책을 덮고 눈을 감은 적도 있었다. 모두 읽고 난 다음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떠올르지 않겠다는 안도에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책을 덮고 느낀 한 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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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제목에도 언급된 주인공 오스카 와오다. 오스카 데 레온은 시셋말로 전형적인 비호감이다. 140킬로그램의 몸무게와 여드름투성이, SF 장르소설과 롤플레잉 게임, 만화책, 판타지 소설에 빠져사는 오타쿠 청년은 모든 여성들의 혐오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는 단지 사랑을 하고 싶은 남자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무작정 달려 들어 '판타지 소설'의 대사같은 대화로 사랑을 고백하며 접근해 변태 찌질이 취급을 받아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 키스 한 번 해보지 못했지만 오스카는 단지 사랑을 하고 싶은 남자이다.
이 책을 유쾌하다 할까, 슬프다 할까 감히 딱히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소설이 품어내는 놀라운 흡인력과 매력은 지금까지 내가 답을 내지 못하는 '알 듯 모르는' 사랑을 경험한 오스카 와오가 있기 때문이란 것은 확실하다. 오스카 와오는 몸으로 사랑을 말했다. 사랑을 경험하고 알아낸 오스카는 멋진 사내다.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은 내게 그런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서재에는 꼭 꽂혀 있었고, 많이 읽히며 사랑받더라'는 지인의 말씀을 듣고 일말의 의심도 없이 주문한 책이다(이런 경험은 몇 번 없는데, 그런 소개로 만나는 책은 실패한 경우도 거의 없다). '책읽기는 자신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라고 말하는 저자 안상헌은 이 책에서 책을 읽는 이유를 들어 ' 자신의 생활과 책읽기를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들을 찾아가기 위해서'라고 자신의 소개에서 말하고 있다.
한 편 한 편의 막간마다 한 페이지로 정리된 <책 리뷰>를 읽는 맛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여러 장르의 좋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앞의 글을 보충하는 듯 자연스레 연결되어 있는 책 내용은 '찾아 읽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500 자 짜리 리뷰를 써야 한다면 이처럼 써야 하지 않을까? 50 편의 글들도 저자의 말대로 그의 책읽기는 자신의 생활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잔잔하게 읽히는 맛은 어느 수필집 못지 않았고, 책읽기에 어려움을 표하는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줄 만큼 쉽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었다.
"주식시장을 무서운 적이라고 생각하라. 그것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떻게 하려고 있는지, 내 속을 훤히 꿰뚫어보는 천리안과 같은 무서운 적이다. 시장은 내 머리속에 들어앉아 내 마음을 읽기 때문에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도 시장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다. ... 성공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한 시장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무서운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언컨대 천하의 고수든, 평범한 투자자든, 오늘 처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든, 이책을 쓴 나 같은 사람이든 내일의 주식시장을 맞힐 수 있는 확률은 반반이다."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는 한마디로 "투자자들이여,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고 권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미 투자자이거나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일진대 그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림과 다름없다. 그리고 여느 '시장전문가'들처럼 '주식 권하는 책'이 아니어서 의아해지기까지 했다.
"절대로 눈먼 돈은 없다.투자라는 이름으로 탐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집합'인 주식시장에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남의 말만 듣고 뛰어들면 백전백패요, 게다가 남의 돈으로 뛰어든다면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 시골의사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 같았다.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닌가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전문가이고, 과연 그들이 '쓰다 남은 귀찮은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손을 들 사람들은 몇 명일지 궁금했다. 시골의사는 증권사 직원이나 기업을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오롯이 개미투자자들을 향해 쓴 책이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면, 혹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필독해야 할 '착한 사마리아인'의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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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생, 즉 70의 나이가 된 그가 책을 가려서 할 이유는 이 책을 낼 때인 1980년대보다 더욱 더할 것이고, 더욱 필사적으로 책을 가려서 읽고, 집중해서 읽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있어서 독서는 '지적 시한부인생의 투병생활'로까지 느껴지게 했다. 애초에 책에는 관심조차 없던 내가 책을 읽게 되면서 지식정보체계라고는 제로베이스Zero Base에 다름 없기에 모든 정보가 곧 피가 되고 살이 될꺼라 믿고 닥치는대로, 틈나는대로 장르를 불문하고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를 통해 남겨진 시간들을 유추하면서 제 흥미에 맞는 책, 정말 좋은 책만을 선택해서 읽어야 함, 즉 선독選讀해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그가 많은 책을 읽는 이유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으면 가능한 한 좋은 문장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서 읽는 이유는 "좋은 책을 읽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광적일 정도로 많은 자료를 스크랩하고 분류하는 이유는 "이미 배운 자로서 앞으로 배울 자들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지식을 베풀어주고자 하는 때문"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아니 다치바나 다카시를 통해 '책읽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Well-being'이 시대적인 흐름이라면, 독서는 'Well-read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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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자료 탐정'이라고 설명할 만큼 산더미같은 각종 자료 속에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 분석하기 위해 경제학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 그의 연구다. 자료 탐정이 찾아낸 세상의 이면에 숨겨진 법칙들이 공개된 책은 <괴짜경제학 플러스>이다. 원제목 Freakonomics; Revised and Expanded Edition 이다. 그는 "경제학은 매우 중요한 주제들을 많이 다루는데,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는 못한다”면서 “내가 궁금해 했던 것은 사소하고 부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근간에는 경제 이슈에 대한 탐색이 있다”고 말했다.
<괴짜경제학>은 <행동주의 경제학>과는 다르다. 행동주의 경제학은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없다는 심리학적 전제하에(늘 나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 숨어 있는 경제학적 요인을 찾아내고, 보다 경제학적인 판단을 알려주고 있다면, <괴짜경제학> 기존의 주류경제학이 아예 생각조차 두지 않고 있는 사안들이나 '경제학적으로 답을 찾을 수 없다'고 결정된 사항들에 대해 세상에 존재하는 기존의 자료들(경제학과는 거리가 먼 통계자료)을 들이대며 '이래도 안돼?'냐고 뒤통수를 친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동원되는 '상상조차 해 보지 않았던' 자료들이 바로 경제학자 스티브 래빗의 몫이었고, 그 천재성에 대해 세상이 놀라고 감탄해 마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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