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의 기자생활로 독해진 마음을 풀고,
22년간의 아파트 생활을 끝내고,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진짜 삶을 찾다!
매일 눈만 뜨면 마주하는 삭막한 콘크리트 벽, 열리지 않는 창이 빼곡한 빌딩 숲, 환경 호르몬을 걱정해야 하는 성냥갑 같은 아파트……. 편리의 대가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는 요즘,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동화작가이자 한국일보 기자인 서화숙은 이러한 자연에 대한 동경을 직접 행동으로 옮겨 서울 부암동에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마련했다. 불편함 속에서 편리를 누리는 대신 자연 속에서 넉넉한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 마당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이다. 햇살이 녹아내리는 봄, 찬란한 청춘같이 뜨거운 여름, 포근하고 옅은 빛이 도는 가을, 단출하고 소박한 겨울 등 마당은 날마다 다른 모습과 표정을 보여주고, 더불어 자연의 숭고한 신비로움을 전하기도 한다. 마당이 주는 따뜻한 위로 속에서 자연과 인생의 순리를 배우고, 느리고 소박하게 사는 일상의 풍요를 느끼고, 인간의 삶에 대한 묵상 시간을 갖는 등 푸른 마당 있는 삶의 행복에 눈뜬 저자의 이야기는 자연과 사람이 어떻게 어우러져서 사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부암동 햇볕 가득한 마당에서 꿈을 꾸고 길을 찾다
_ 있는 그대로 생동하는 삶을 느끼는 가장 충만한 시간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집이라고 하면 하늘로 열린 마당이 있고 거실이라는 이름보다는 마루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공간이 존재하는 단독주택을 의미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다수의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똑같은 문 안에 동일한 구조를 갖춘 아파트이다.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편리한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우리는 종종 환경호르몬을 걱정하고 눈 닿는 곳 어디서나 똑같은 풍경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처럼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을 가능하게 했던, 어린 시절의 집을 찾아 새 삶을 꾸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2년간 아파트 생활을 해왔던 저자 역시 그러한 바람 끝에 3년 전 서울 부암동에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마련했다. 이 집을 마련할 때 저자에게 가장 큰 지원군이 되었던 사람은 놀랍게도 대학생 큰딸이다.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엄마의 바람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 2년 동안 마당 있는 집에 살았던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부암동으로 이사 온 후 저자와 가족들은 ‘언젠가’에서 ‘지금’을 살고 있다. 새해가 되면 매년 세우던 ‘올해의 목표’가 없어졌고, 친구들과 거리를 쏘다니기보다 집에 머물기를 좋아하며,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웃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겹벚나무 잎이 햇살에 일렁이고 농염하면서도 은은한 분 냄새 같은 꽃향기가 퍼지는 집에서 심각해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생동하는 삶을 느끼는 ‘지금’이 가장 충만한 시간이며, 진실로 ‘웰빙’하다.
이렇게 《마당의 순례자》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누리는 오롯한 시간을 통해, 멀리 떠나야만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 돈을 많이 모아서 나중에 행복해지자고 소망하는 이들에게 우리 바로 곁에, 지금 행복이 있다는 깨달음을 안겨준다.
“마당을 순례하기 전까지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도 몰랐다.”
_ 산티아고 길 순례보다 더 살뜰한, 마당이 주는 따뜻한 위로
집에서 마당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이 생동하고 숨죽이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고 느끼게 해준다. 이처럼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것이 마당이 가진 가장 일차적이고 표면적인 생生의 이치라면, 마당을 가꾸며 그 속에서 인생의 순리를 배워가는 것은 내면적인 삶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혼자 놀기를 좋아하고, 27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직업적인 이유 때문에 사람들과도 웬만하면 거리를 두고 살아온 탓에 사람들과 허물없이 어울리기보다는 혼자를 편하게 여겼다. ‘경우 바르게’ 남들로부터 무언가를 그냥 받는 것도 불편해했다. 그런데 마당을 가꾸면서 꽃을 매개로 ‘보고 싶다, 보러 와라, 보러 가마’ 하는 말들을 자연스레 하게 됐다. 수시로 사람들을 집에 놀러 오라 하고, 불쑥 사람이 들르면 그게 세상에서 제일 반갑다. 예전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길 꺼렸다면,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고 향을 흩뿌리는 식물의 능동성을 알게 되면서 친구를 찾아 나서는 사람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또 잡초를 뽑고 식물을 가꾸는 사이 머리의 근심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어슬렁어슬렁 마당을 산책하고, 까다로운 식물을 돌보고, 잡초를 뽑는 일에 마음을 쏟는 사이 무엇이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는지, 어떻게 그로부터 벗어날 것인지, 이전에는 회피하기만 했던 문제들에 직면할 수 있도록 마음이 여물게 된 것이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온갖 나무와 풀, 흙 속의 박테리아를 품은 마당의 따뜻한 위로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 고난, 용기, 사랑, 삶의 방향성 등에 관한 살뜰한 성찰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마음의 정화를 위해, 평화를 꿈꾸며 멀리 산티아고 길 순례를 떠나는 대신 내 집 마당을 걸어보라고.
어떻게 하면 단독주택에 살 수 있을까?
_ ‘로망’을 ‘실천’으로 바꿔주는 가장 가까운 소통
“꽃 가꾸고 사는 단독주택을 마련했다는 것은 내가 살면서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다. …… 나를 아무리 칭찬해줘도 아깝지가 않은 일이다.” 그의 집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이 마당 있는 집에 사니 얼마냐 좋으냐고, 언젠가 이런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고 부러움 섞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가 이토록 평생에 가장 보람된 일로 꼽는 단독주택을 마련하고, 마당을 풍성하게 가꾸기까지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만 한 것은 아니다. 평생토록 살 집을 찾아 수차례 답사를 가고 인터넷을 뒤지고 또 마당의 꽃과 나무를 기르면서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지만, 마당에 꽃과 나무를 심어 흠뻑 즐기고 싶지만 그런 과정들이 도무지 어렵고 복잡한 사람들에게 그래서 이 책 《마당의 순례자》는 더욱 특별하다. 갖가지 간난신고 끝에 저자가 터득한 단독주택을 고르는 요령은 물론, 100퍼센트 경험을 토대로 알려주는 원예 노하우 등이 글 속에 오롯이 녹아들어 있어, 마당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을 직접적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2009년을 빛낸 위대한 책들(2)
'Book Some place.. > Richboy, 책방을 뒤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목하는 오늘의 신간 - 3개의 질문(패트릭 렌시오니, 교보문고) (0) | 2010.01.12 |
---|---|
오늘의 주목하는 신간 - 유엔 미래 보고서2 (0) | 2010.01.12 |
하카와티(예담) - 절대 이야기꾼을 믿어서는 안 돼! (0) | 2010.01.09 |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신간(경영) - 혁신의 탄생(코리아닷컴) (0) | 2010.01.08 |
금주의 주목되는 신간(자기계발) - 1월 첫째 주 (0) | 2010.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