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 ‘미래’는 어떻게 찾아오는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미래는 인간의 원초적 관심사이며, 때로는 미지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그래서인지 첨단과학기술이 절정을 이룬 현대사회에서도 점집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기업들도 미래가 어떻게 돌아갈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트렌드 예측 등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석학 게리 하멜과 C.K. 프라할라드의 발상은 이와 다르다. 그들은 《시대를 앞서는 미래경쟁전략》(21세기북스)에서 “미래는 미래를 점치는 수정 구슬을 가진 이가 아니라 기성세력의 편향과 편견에 도전장을 낸 이의 것”라고 말하며 정설을 부정하는 사람, 변혁하고자 하는 사람이 미래를 만들어 간다고 주장했다.
과거의 성공, 현재의 위치나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과감히 나아가는 선도적인 기업들이 비즈니스 세계의 미래를 만든다는 이야기다.
변화의 폭은 점점 더 커지고, 그 주기는 짧아지고 있다. ‘시장이 무르익으면……’ ‘다른 기업들이 하는 것을 봐서……’ 등의 안일한 추종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 기업들이 스마트폰 열풍에 허둥지둥했던 경험은 우리에게 큰 충격과 교훈을 안겨주었다. 애플의 미래는 곧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미래였다. 이처럼 비전을 품고,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먼저 도달한 기업이 미래를 만들고, 미래 시장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면 기업이 어떻게 시장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그 구체적인 방법론이 이 책의 내용이다.
저자 게리 하멜(Gary Hamel)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영전략가의 한 사람으로, 1983년부터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전략 및 국제경영 담당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런던비즈니스스쿨 부설 경영혁신연구소와 컨설팅 기업 스트라테고스(Strategos)의 설립자다. 전략경영학회의 이사진이기도 한 그는 포드, 모토롤라, 도우케미컬, 노키아, EDS를 비롯한 전 세계의 유수한 회사들과 일한 바 있다.
저자 C.K. 프라할라드(C.K. Prahalad)는 지난 2010년 68세의 나이로 타계한 경영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미시간 대학교 로스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재직했으며, ‘경영학의 예언자’라는 별칭답게 시대를 앞서는 경영이론들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혁신을 이끌었다. 그가 컨설팅을 제공한 기업으로는 이스트먼, 코닥, AT&T, 필립스, 허니웰, 모토롤라 등이 있다. <타임>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로, <비즈니스위크>는 ‘오늘날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했다.
과거는 잊고, 현재의 틀을 벗어버려라!
잊는 것은 새로 배우는 것보다 힘들다. 어린이들이 성인들보다 기술을 더 빨리 배우는 이유 중 하나는 잊을 것이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이 과거의 성공과 현재의 프레임에 묶여 있다. 폐기학습조직이라도 도입해야 할 판이다. 기업 조직에서 어제의 ‘좋은 아이디어’는 오늘의 ‘정책 가이드라인’이 되고 내일이면 ‘의무 사항’이 된다. 업계 관행과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는 종교처럼 숭배되고, 도그마는 의문시되지 않는다. 이때 경영자들은 조직, 전략, 경쟁, 산업에 대한 특정한 관점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기업 조직은 완전히 부적절한 선례를 숭배하는 사이비교도처럼 된다. 한 산업 내의 모든 기득권자들이 이렇게 엇비슷한 인습을 갖게 되면 업계 전체가 취약해진다. 이때 그 시장은 낡은 경영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는 회사의 먹잇감이 된다. GM과 IBM, 시어스 등의 전통적 강자들은 포드나 유니시스, 몽고메리워드 같은 업계의 경쟁자들에게 위협당하지 않았다. 그들을 뒤흔든 것은 미처 눈여겨보지 않았던, 도요타나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와 같이 새로운 시각을 갖춘 신생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업계의 관행 대신 새로운 시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갖추고 있었다. 과거 성공에 안주한다면, 현재의 틀에 전혀 의문을 품지 않는다면, 임박할 미래에 다른 기업들이 미래를 창출하는 모습을 앉아서 넋 놓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 미래를 창출하려면 과거는 잊고, 현재의 틀을 빠져나와야 한다.
미래에 대한 예민한 감각
먼저 기업은 미래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유형의 편익을 언제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 이런 고객 인터페이스 재구축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한 분명한 관점을 소유해야 한다. 미래 감각이 뛰어난 기업으로 애플을 들 수 있다. 그들은 이미 1970년대에 IBM보다 4년 앞서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진출했다. 그 다음 ‘아이콘’과 ‘마우스’를 이용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쉬운’ 컴퓨터를 내놓았다. 컴퓨터가 개인화, 대중화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행보들은 당시에는 업계의 비웃음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그러나 애플은 예민한 미래 감각을 유지했고 ‘아이팟’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글로벌 IT 시장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었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방법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기업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은 전략 아키텍처의 수립이다. 이는 10년 후 고객들에게 제공할 새로운 혜택과 편익을 구상하고, 새로운 기능과 역량을 획득하고 기존 역량을 이동하며, 고객 인터페이스를 재구성하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이 바탕 위에 정교한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로 이동하는 경로를 관리한다. 이때 전략은 전형적인 기획 프로세스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해 필요한 수익과 이윤, 생산목표 등 당면 과제를 검토하는 기획 과정에 내일의 고객이 자리 잡을 공간이 없다. 그러므로 각각 고유한 상품과 시장이 맡고 있는 기존 사업들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요컨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은 다운사이징보다는 구축을, 거래 체결보다는 유기적 성장을,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보다는 산업의 재정의를, 단기적 사업 타당성보다는 장기적 가능성을, 자원 할당보다는 자원 레버리지를, 도착하기보다는 갈망하기를 강조하는 관점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시대를 앞서는 미래 경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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