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모음 - Readingworks/철학·예술·교양

먼저 그대 스스로를 감동시켜라 !

by Richboy 2008. 2. 20.
지은이
출판사
이레
출간일
2008.1.10
장르
예술/대중문화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영화음악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들려주는 음악 오디세이『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이 책은 세계적인 음악감독이자 한 사람의 작곡가로서의 삶과 일하는 방식, 음악에 대한 철학과 함께 작업한 세계적인 영화감독들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일본 애니메이션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먼저 그대 스스로를 감동시켜라 !
 
 
 음악이 없는 영화는 과연 어떨까? 배우들의 목소리가 없었던 초기의 영화에서조차 음악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아마도 팥소없는 찐빵, 오아시스없는 사막일 것이다. 설령 음악이 없는 영화가 있다손 치더라도 다른 영화의 요소들은 지금보다 수백 아니 수백 배의 공을 들여야 관객의 감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영화를 통해 받은 감흥을 되돌리고자 OST나 BGM을 추적해서 듣는 이들이 많다. 영화음악이 흘러나오면 자연히 은막에 필림의 그림자가 펼쳐지듯 머리속에 영화가 그려져 마치 눈앞에 펼쳐지듯 눈에 선해진다. 그만큼 영화속 음악은 영화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영화를 들려주는 사람', 영화감독. 히사이시 조. 이 책은 그가 처음으로 말하는 영화, 음악, 그리고 영화음악 이야기다.
 
 최근에 만난 TV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OST도 제작했던 그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통해 알려졌다. 일본의 아니메(에니메이션)사랑은 가히 세계 최고여서 비단 아이들을 위한 작품을 떠나 어른들의 심금을 울리는 아니메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일본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근 작품들이 최고의 찬사를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웅장하기 그지없는 히사이시 조의 영화음악때문이기도 하다.
 
 작곡가이자 연주가, 그리고 지휘자의 영역을 넘나드는 저자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또한 한 편의 영화에 걸맞는 음악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과 습작을 수없이 반복하고, 순간 번뜩이며 열리는 감성과 직감들을 통해 곡을 만드는 괴롭지만 행복한 과정들을 이 책에 잘 서술하고 있다. 창작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끽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특히 절대완벽을 추구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참여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그가 만약 음악에 만족하지 않았다면 그 다음 작품은 맡기지 않았을거라고, 그래서 그의 작품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자신을 기특해하는 내용에서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말 그대로 '진검승부'를 한다는 그의 고백에서 최고들이 만나서 함께 작업하는 그들의 열정에 놀라웠다.  또 상황내음악을 선호하는 키타노 다케시 감독과 함께 하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인 그가 만나는 사람마다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학생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음악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할 말큼 음악이 자신을 고민과 괴로움속에 밀어넣는 대상이면서도 음악을 그만둘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백지상태에서 곡을 만들어내는 순간이 자신의 최대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결과보다 괴로운 창작의 과정을 즐기는 자세야말로 최고로 거듭날 수 있는 성공요인이 아닐까 싶었다. 음악인으로써 뿐 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언급하는 그의 글들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그가 아닌 상업예술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가 보는  통찰력과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네 음악은 세계제일이다. 그 음악을 연주하는 너는 세계최고이다. 다녀와라!"
 
모대를 오르기 전, 대기실에 마련된 큰 거울을 지켜보며 자신에게 던지는 이 기합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 아수라장같은 세상을 사는 나 그리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같아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진검승부로 대결하듯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가 있어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는 더 빛을 발했던 것이다. 최고의 관객은 자신이라고,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제서야 관객들도 감동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조직의 한 부분, 사회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던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 주는 듯 했다. 조금은 자만했던 나의 일상을 좀더 치열하고 완벽하게 살아감으로 나 스스로에게 감동시키는 나날로 만들어야 후회없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많은 반성을 던져준 책. 앞으로 만나는 그의 음악은 예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