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불황을 이기기 위한 CEO 들의 필독서!
며칠 전 일본 자동차 제조사 토요타의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53) 사장이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감시·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차량 결함과 관련한 대량 리콜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도요타 자동차는 생산방식에 있어 ‘무無 결점’에 도전하고, 판매방식에 있어서는 ‘목숨을 걸고 판다’는 이른바 사무라이 세일즈 정신이 결합되어 최근까지 소비자로부터 ‘꿈의 차dream car’로 불리면서 난공불락의 세계 1위를 지키던 업체여서 이번 ‘토요타 리콜 사태’는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 원인은 아키오 사장이 말한 것처럼 지난 10년 간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차량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때문이다. 자동차에 있어 ‘안전성’은 ‘편리함’보다 우선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다. 지금껏 소비자가 토요타의 엠블럼만 봐도 안전하고 편리할거라 믿도록 만든 ‘명성’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린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자연의 진리는 사람의 세상에서는 그 변화의 원인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이번 ‘토요타 리콜 사태’의 파장은 이제 막 ‘10년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온 일본 경제에 있어서는 ’카타리나급 허리케인‘이라 할 것이다. 일본수출의 효자종목인 자동차 업계는 물론이고 전 업종에 걸쳐 수출이 제동에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일본제품에 높은 신뢰를 보였던 세계 소비자들의 실망은 앞으로도 한동안 ’의심스러운 눈치‘로 이어질 전망이라 일본경제에 또 한 번의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우리나라 기업으로 현대자동차와 LG전자의 드럼세탁기가 ’시기적인 위험요소‘를 무릅쓰고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한 것만 봐도 이번 사태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바로 기업이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지금까지 받은 소비자의 사랑이 감사한 마음을 넘어 ‘당연한 사랑’으로 인지하고 긴장을 풀었기 때문이다. ‘떠난 단골 한 사람을 다시 오게 하기는 새로운 손님 열 명을 잡기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있다. 불만을 갖는 단골의 마음은 곧 ‘배신감’으로 이어지므로 되돌이키기가 훨씬 어렵다. 이번 사태는 기업들에게 많은 화두와 숙제를 던진다. 기업은 소비자의 사랑을 먹고 사는 유기체라는 점, 그리고 시대는 바뀌어 더 이상 기업이 소비자를 ‘은근슬쩍’ 달래며 함부로 조종할 수 없는 ‘소비자 주권시대’임을 재확인 시켰다.
앞으로 토요타 자동차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아키오 사장이 묻는다면 나는 얼마 전 나온 책 <마쓰시타 고노스케 위기를 기회로>(청림출판)을 건네주고 싶다. 이 책은 그들이 놓쳤던 경영의 오류들을 미리 본 듯 모두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일러 ‘경영의 신神’이라 부른다. 이렇게 신격화神格化되는 데에는 그의 경영방식이 경영의 모든 것을 터득하고 있다는 완벽성과 보통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불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스스로는 절대로 신神 운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소비자의 가신家臣’이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부족한 그가 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소비자의 덕분이고,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사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기업의 경영자면서 ‘소비자를 모시고, 사원을 모셨던 가신家臣’이었다. 이 책은 그가 ‘불황不況’을 이야기한 책이다. 그는 호황 끝에는 불황이 찾아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불황 다음 호황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라고 말했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늘 느끼는 바 이지만 그는 참 대단한 경영자다. 기업을 훌륭히 이끄는 것이 경영자의 책임이라면, 그는 이에 더해 소비자와 나라 나아가 인류를 걱정할 줄 아는 박애주의자다. 자국(일본)의 발전된 미래를 위해 일본열도의 산지를 평지를 만들고 남은 흙을 복토해서 국토를 넓히자는 ‘신국토창성론新國土創成論’을 1972년에 내놨고, 보다 나은 일본의 미래를 만들고자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宿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미래의 CEO가 될 후학들을 위해 자신의 경영체험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가 신이라 불리는 이유는 내셔널National과 파나소닉Panasonic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서가 아니라 바로 이런 삶 때문인 것이다. 우리가 이 책을 만날 수 있는 점도 바로 그 덕분이다. 이 책은 불황을 극복하는 12가지 지혜不況に克つ12の知恵 ,상업번성의 12가지 마음가짐商売繁盛12の心得 , 사람을 살리는 경영人を活かす経営 세 권을 모아 묶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던지는 화두도 불황, 사람 그리고 CEO 이다.
불황 - 멈추지 말라. 불황이라는 폭우를 뚫고 전진하라!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불황에 대한 생각은 지극히 단순하다. 불황은 계절의 변화처럼 개인이나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것, 그러므로 불황이라고 해서 소극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그동안 쌓았던 지혜는 점점 쓸모가 없어진다고 보았다. 그는 불황을 폭우에 빗대어 이렇게 말했다.
“비를 맞으면 반드시 몸이 젖기 때문에 우산을 쓴다. 그러나 우산을 써도 빗방울은 튀게 마련이다. 더구나 초대형 태풍이 몰려 올 때는 우산을 쓴다고 해서도 젖을 수 밖에 없다. 어느 정도는 물에 젖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렇게 각오하면 몸이 조금 젖어도, 혹은 조금 손해를 보아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이렇게 먹으면 한 끼 식사를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먹었다고 해도 결의를 다지지 않으면 불안감 때문에 항상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보는 것, 듣는 것 모두 걱정 뿐이어서 좀처럼 지혜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어려울 때일수록 결의를 다지고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나 역시 이렇게 항상 스스로를 타이르고 있다.“ 본문 14 쪽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의연한 대처법이다.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데 폭풍이 온다고 피한다면, 이는 한순간의 방법일 뿐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힘든 한 발이라고 나아가는 것이 폭풍을 이기는 법이고 불황을 헤쳐 가는 법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는 또한 침착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비와 바람의 세기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시련들을 이기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기업이념’이라고 보았다. 즉 ‘우리 회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경영의 목적은 무엇인가?’ 또한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영이념이 경영의 근본에 바로 서 있어야만 다른 경영요소(기술, 판매, 자본, 인재 등)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토요타에도 경영이념이 있었고, 경영핵심이 있었다. 98년 4월 개정된 토요타의 기본이념은 “국내외의 법률 및 그 정신을 준수하고, 국제화의 진전에 따라 현지 문화나 관습을 존중하며, 모든 기업활동에 있어서 안전, 환경에 적극 대처하며, 사회와의 조화있는 성장을 지향할 것” 이었다. 또한 토요타의 자세는 ‘고객 제일’이고, 도요타가 지향하는 경영의 중심 가치(도요타Way)는 바로 ‘지속적 개선’과 ‘인간 존중’이었다.
하지만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타 아키오는 이러한 경영이념을 경영의 근본에 바로 세우지 못했다. 다시 말해 한창 잘나가는 토요타를 물려받으면서 토요타를 일으켜 세운 정신은 물려받지 못했기에 오늘과 같은 위기를 맞이 한 것이다. ‘창업보다 수성(지키기)이 더 어렵다’는 말도 바로 이런 일을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른다.
사람 - 사원에게는 사명감과 보람을, 소비자에게는 가치를 느끼는 만족감을 심어라!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이념’에 대한 생각은 사람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는 평소 “마쓰시타전기는 무엇을 만드는 곳인가?”라는 질문에 항상 “마쓰시타 전기는 사람을 만드는 곳입니다. 그리고 전기제품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경영자 자신의 사회관, 사업관, 인생관이 확고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야만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우리는 이러이러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 사명을 달성하는 것이 바로 회사의 존재이유다. 그러니 여러분이 사명을 충분히 이해하고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직원들을 키운다. 직원들이 단순히 ‘봉급’을 받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인류에 공헌한다’는 마음을 갖게 해 회사에 대해 만족감을 가질 수 있고, 나아가 생산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직원들에게 사명감과 일하는 보람을 갖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임금이 보통 수준이더라도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명확한 경영이념을 가지고 경영자가 항상 사원들을 독려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경영이념을 갖춘 리더가 그 취지를 직원들에게 호소하면 직원들은 저마다 사명감을 가지고 항상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한다.
반면 임금이 많아도 회사의 경영이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직원들이 사명감을 느끼지 못할 분 아니라 일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다. 사명감을 느낄 수 없으면 직원들은 일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본문 78 쪽
한편 사람은 직원 뿐 아니라 소비자도 포함된다. 그는 어느 정도 이익을 남겨 팔고, 또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일은 삶의 보람이 될 것인데, 이런 생각으로 거래처 등과 일하고 교류하면 고객은 결코 등을 돌리지 않는 팬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팬의 힘이라는 것은 무서운 정도다. 팬을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가 성공을 가늠할 정도이니 말이다. 때문에 그런 절대적인 팬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은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팬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주장할 바는 정당하게 주장하면서 바른 자세를 상대방이 인식할 수 있게 한다면 그 사람이 바로 팬이 된다. ‘상당히 말이 통하는 사람, 말이 통하는 회사군. 나는 당신 회사의 물건을 살거야’라고 마음을 먹은 고객은 절대로 쉽게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 본문 171 쪽
‘토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로 인해 토요타는 수백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수리비의 비용과 토요타 자동차를 신뢰하고 구입한 팬을 잃었다. 더욱 막대한 비용은 정당한 방법에 의한 조속한 리콜이 아니라 늑장 대처를 통해 문제를 더욱 확산시켜 결국 아직 토요타를 구입하지 않은 수많은 잠재적 팬을 잃었다는 것이다. 바로 ’고객 제일‘이라는 그들의 경영이념을 기망한 결과인 셈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단순히 할인정책이나 서비스를 통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와 만족감을 심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야만 소비자를 팬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팬을 지키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의 과제라고 말했다.
CEO - 직원들의 행동을 끌어내고 싶다면, CEO가 먼저 행동하라!
일본 속담에 ‘머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꼬리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가장 이른 아침에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할 만큼 열심히 일하라는 말이 아니다. 경영자가 스스로 경영이념과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체득화해 먼저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변화에 앞서 가장 먼저 ‘직원들을 부린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10명이나 100명의 소규모 조직이었을 때는 리더가 솔선수범하면서 상세하게 지시만 내리면 된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이 몇 천 명이 되면 마음속에 ‘부탁한다’라는 말을 새겨야 한다. 그러면 마음자세 엇이 이전처럼 지시만 내려서는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조직이 커지면 지시를 내리는 외적인 방법 등은 통일하더라도 마음속에 항상 감사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가짐 없이 자시의 권위만 내세우면 조직 구성원들은 리더를 따르지 않는다.“ 본문 137 쪽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사람들에게 “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저보다 뛰어난 인재들이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는 직원들을 존중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일방적인 명령보다는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이렇게 해야 한다’ 며 항상 진심어린 바람을 가지고 직원에게 정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직원들이 충분히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엄격함 보다는 관용심을 가지고 관대함으로 직원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불황기의 사업에 대해 CEO가 가져야 하는 마음은 비상시에는 목숨조차 버릴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자에게 번민이 많다는 것은 어려움에 직면해서도 목숨을 거고 일하지 않았으며 쉽고 편안하게 일하려고만 했기 때문에 번민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업은 세상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진지하게 해야 하고 전장에 선 무장의 자세로 임하여 늘 승리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을 한다는 것은 결국 전쟁에 나서는 것과 같으니 반드시 어느 한쪽은 상처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이익을 볼 수 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용납되지 않는다. 전투에서 진다는 것은 결국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사업을 하면서 손해를 본다는 건 결국 전투에서 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진지함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이익이 생기는 것이며 손해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손해를 본다면 그 사람의 사업관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업의 기본이다.“ 본문 20 쪽
이론가나 책상물림이 아닌 경영자의 목소리이기에 글에 담긴 전달력은 더욱 크다. 40여 편에 달하는 다양한 저술 덕분에 경영의 상황에 맞게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점 또한 그의 책이 갖는 이로움이다. 기업을 운영하는데 경영이념이 필요하다면 경영자에게도 ‘나를 세우는 념念’은 꼭 필요하다. 경영과 삶을 일치시킨 마쓰시타 고노스케에게서 삶의 방법을 다시 배웠다. 불황과 함께 변화무쌍한 오늘에 대응해야 할 경영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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