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펙을 벗기고, 내 이름 석 자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
인재채용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금융권의 고졸채용 증가, 나이나 학벌 등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방식이 그것이다. 스펙중심에 익숙한 조직문화에서 신선한 바람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화려한 외형적 조건에서 벗어나 개인의 실질적 능력을 우선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발맞춰 이 책의 저자 유영만 교수는 새로운 성공의 동력으로 나력(裸力, naked strength)을 강조한다. 나력이란 발가벗은 맨몸의 힘을 말한다. 즉 일체의 외형적 조건을 벗기고 남은 자기 본연의 모습이다. 우리는 대리, 과장, 부장, 사장 등 각자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하지만 이런 타이틀이 자신의 실제 모습을 발견하는 데 때로는 방해가 된다. 저자는 안정된 조건이나 위치가 실제 자신의 모습인 양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물으며, 자신의 진정한 힘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모든 스펙을 벗기고 오직 자기 이름 석 자만으로 빛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무의 힘은 나목에서, 사람의 힘은 나력에서 나온다
나무는 겨울이 오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裸體), 즉 나목(裸木)이 된다. 추위와 눈보라를 견뎌내야만 희망의 새봄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맨몸의 힘으로 겨울을 이겨내는 나목의 적나라(赤裸裸)한 힘, 이것이 바로 나력(裸力, naked strength)이다.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는 서울대 정년퇴임 강연에서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 <참나무(The Oak)>를 인용하며 “잎이 지고도 늠름한 둥치와 굳건한 가지를 가진 나무처럼 기업과 개인도 외부에 기대지 말고 자기 고유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나력의 소중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나력은 맨몸으로 위기를 극복할 때 비로소 생겨난다. 예컨대 권력을 휘두르던 정치가가 권좌에서 물러나거나, 잘나가던 대기업 임원이 어느 날 해고 통지를 받았을 때, 저명한 학자가 명예의 옷을 벗었을 때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인간적 매력이 바로 ‘나력’이다. 즉 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어떤 조직이나 시스템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빛을 발할 수 있는 영향력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시대, 나력은 개인과 조직에게 중요한 깨우침을 준다. 나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어떠한 위기의 상황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껍데기는 벗고 맨몸의 힘을 키워라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보호해주던 조직이나 위치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는 적잖이 당황하고 좌절한다. 그동안 나를 둘러싸고 있던 온갖 직위나 직급이 무의미한 포장에 불과했음을 그제야 깨닫는 것이다. “나란 누구였는가?” “나의 일은 무슨 의미였는가?” 하며 깊은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럴 때 우리는 적나라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맨몸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 가식 없는 본 모습, 즉 포장되지 않은 나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위나 위치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나력에서 진정한 가치가 나온다. 수많은 포장으로는 그 사람 본연의 힘을 알아내기 어렵다. 가릴 게 없는 맨몸의 존재가 되어야 본질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자신의 본질을 찾아 나서는 여행의 출발은 맨몸이며, 이름 석 자를 제외한 모든 것을 벗겨내야 자신의 진면목을 대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력의 철학자, 니체는 벗을수록 강해진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능력을 극히 일부만 드러낸 채 살아간다. 니체에 의하면 이것은 자기 존재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삶이며, 동시에 자신을 지배하지도 못하는 삶이다. 그는 “인간의 참된 소명은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내 안의 잠재력을 완전히 펼치는 삶이다. 누구보다 인간의 잠재력을 강조한 철학자 니체,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강조한다. 그에게 가치 있는 삶이란 새로운 존재로의 변신이다. 즉 기존의 낡은 나를 떠나서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삶이다. 저자는 이러한 니체의 변신력은 바로 나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니체는 “제때 죽어라”라고 말한다. 그것은 과거와의 결별이다. 겨울의 나목(裸木)이 제 몸에 매달린 푸른 잎을 모두 떠나보내고 벌거벗은 몸으로 봄을 기다리듯이 이별은 곧 새로운 출발이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도 나목처럼 벌거벗은 맨몸의 나를 만나야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니체는 말한다. “인간은 늘 껍질을 벗고 새로워진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생을 향해 나아간다.” 그는 항상 새로운 니체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으로 껍데기를 벗은 자신의 나체에서 새로운 힘을 얻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나력이란 니체의 말처럼 낡은 것을 벗어버림으로써 더 강해지는 존재의 힘이다.
니체는 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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