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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콰이어트Quiet - 둘러보라. 직원의 절반은 사실, 내성적인 사람들이다!

by Richboy 2012. 8. 15.

 

 

 

 

 

둘러보라. 직원의 절반은 사실, 내성적인 사람들이다!

 

   우리가 아는 인도의 간디는 청년시절 평범한 변호사였다. 어느 날 그는 마리츠버그 역에서 1등석 차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인도 사람이라는 이유로 화차(火車)로 쫓겨났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되돌아가려 했지만 역무원으로부터 심한 구타와 욕설만 돌아왔다. 간디는 극심한 모욕감으로 가득한 그 날의 경험을 통해 홀연 각성한다. 그리고 자신이 할 일은 개인을 법률로 돕는 변호사가 아니라 인종차별로부터 인도 사람들을 구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혁명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체 게바라 역시 평범한 의학도 시절이던 20대 초반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 7개월간의 라틴아메리카 여행 중에 추운밤 담요 한 장 없이 부둥켜안고 자는 칠레의 한 노동자 부부에게 하나뿐인 자신의 이불을 건네주면서 의사가 아닌 혁명가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도 마찬가지다. 대학시절 젊은 혈기에 데모에 참가했던 그는 긴급조치 9호에 의해 학교에서 제적되고 4개월 동안 교도소에 갇히게 되었다. 그 4개월이 박원순을 바꿔놓았다. 그는 출옥 후 고시에 합격하여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고 서울시장이 되었다. 세 혁명가의 공통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셋 모두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콰이어트>(리더스북)의 저자 수전 케인은 내성적인 사람들에 주목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내향성’을 들여다봤다. 아울러 그녀는 엘리너 루즈벨트(영부인), 앨 고어, 워런 버핏, 마하트마 간디, 로자 파크스 같은 중대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이며 그들의 내향성이 사회와 만나 어떤 중대한 효과와 성과를 냈는지를 알아냈다.  

 

 

 

 

   저자는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지만 정작 세상을 바꾸는 건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간디, 아인슈타인, 고흐, 그리고 애플의 공동창립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같은 조용하고 이지적인 사람들이 위대한 통찰과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내향성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향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어린 시절 조용하고 소심한 책벌레 소녀였기 때문이다. 프린스턴과 하버드 법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후 기업과 대학에서 협상기법을 가르치는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이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항상 궁금했다.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의 성격을 감추려 하는 걸까?’ 수년간의 연구와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 끝에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내향성이 얼마나 위대한 기질인지 스스로 증명해보기로 했다. 7년의 연구 끝에 나온 결과물이 바로 <콰이어트>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수다스러운 사람(외향적)은 더 똑똑하고, 잘생기고, 재미있고, 바람직한 친구로 평가된다. 잡담 능력과 좋은 아이디어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도, 입심이 좋은 사람은 과묵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과묵한 사람(내향적)을 떠올리면 밋밋하고, 재미없고, 부족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생각은 중대한 실수라고 지적한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 예술, 발명품 중 진화론과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서 개인용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들이 사실은 조용하고 이지적인 사람들에게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내향적인 사람이 없었다면 중력의 법칙, 상대성의 법칙, 쇼팽의 ‘녹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피터 팬, 오웰의 ‘1984와 동물농장’. 찰리 브라운, 구글, 해리포터와 같은 것들은 없었을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은 기업에서도 빛난다. 저자는 찰스 슈왑, 빌 게이츠와 같이 성과가 좋은 CEO의 상당수가 내향적이라고 말했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도 “내가 만난 효율적인 사람들(CEO)의 한 가지 유일한 공통점은 카리스마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외향적인 사람들을 칭송하고, 그가 가진 카리스마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그들을 추구한다. 물론 외향성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향성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외향적 기질을 환영하게 된 것일까. 그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은데, 도시화가 진행되고 사회적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부터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는 수많은 타인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대중 속에서 한 개인은 옆에 있는 남들보다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었다. 적극성은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점점 더 열정적이며 두려움을 모르는 에너지 넘치는 인간형들의 집합소가 되어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믿고 따르기가 더 편하니까.

 

   한편 저자는 요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집단사고(집단지성)도 경계했다. 새로운 집단사고는 무엇보다 팀워크를 중시해서다. 즉 새로운 집단사고는 “혁신은 근본적으로 사회적이다”, “우리 중 누구도 전체보다 똑똑하지 않다”는 말들을 내세워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 주위의 세 사람 중 한명 꼴로 이를 거부하고 ‘혼자 생각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내향적인 사람이 엄연히 존재한다.

 

   요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열린 사무공간이 좋은 예다. 저자는 프라이버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열린 사무공간은 내향적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서 결국 생산성을 깎아먹고 업무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심지어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도 열린 사무공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의 전반에 걸쳐 던지는 메시지는 단 하나, ‘내성적이고 조용한 사람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성적인 사람’을 변하라고 종용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는 뜻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제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협동 작업을 맹신하지 말라. 직장이나 학교 모두 협동도 필요하지만 개인이 더욱 창조적이려면 더 많은 사생활과 자유, 자율성이 필요하다. 혼자 문제를 해결할 때 깊은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깊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독립된 나의 내면을 더 자주 들여다보는 고독의 끝에 깨달음이 있고, 그것은 통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셋째는 내성적인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로 썩 내키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종종 드러내라는 것이다. 세상은 당신이 가진 그것을 필요로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코오롱 그룹 사보 KOLON 8월호 '북소믈리에'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콰이어트

저자
수전 케인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2-06-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우리 안의 외향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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