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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오늘의 책이 담긴 책상자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책 읽는 사람들(알베르토 망구엘)

by Richboy 2012. 10. 12.

 

 

 

 

마음을 따라가는 변덕스러운 독서를 권하다!
 
『책 읽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작가 알베르토 망구엘이 전자책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과 위안에 대해 쓴 39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요나와 호메로스, 피노키오, 돈키호테와 같은 문학 속 인물들의 삶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비롯, ≪피노키오의 모험≫ ≪보물섬≫ ≪돈키호테≫ 등 저자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작품들을 두루 언급하면서, 순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자신의 삶을 이끌어 준 것은 바로 책과 문학이었음을 고백한다. 저자는 전자책의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혁명의 변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긍정을 하면서도, 기술의 변화와 더불어 창조적 독서를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 창조적 독서란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찾아내는 능력이며, 우리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책을 읽어 내려갈 때의 독서의 즐거움은 어떤 기술로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전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독서가이자 저명한 작가인 알베르토 망구엘이 전자책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과 위안에 대해 쓴 39편의 글을 모았다. 망구엘은 독서라는 행위가 넓은 의미에서 인간이란 종種을 정의한다고 믿으며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서 모든 것에서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풍경, 하늘, 타인의 얼굴에서는 물론이고 우리가 창조해낸 이미지와 글에서도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려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망구엘은 요나와 호메로스, 단테저자가 아닌 《신곡》의 화자, 피노키오, 돈키호테와 같은 문학 속 인물은 물론 보르헤스에서부터 체 게바라에 이르는 다양한 실제 인물의 삶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탐구함으로써 전작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저자의 전작들이 독서 문화의 변천사《독서의 역사》, 개인의 독서 편력《독서 일기》《밤의 도서관》 등을 다루었다면, 《책 읽는 사람들》에서는 문학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정체성, 정치와 문학의 관계, 독서의 미래 등, 현실로 한 발 들여놓은 책과 독서의 역할을 소개한다.

이 책은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할 때, 누구도 인도해주지 않는다는 당혹감이 밀려올 때, 우리는 글이 쓰인 곳에서 이해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런 목적으로 세계 최고의 독서가이자 저명한 작가인 알베르토 망구엘이 전자책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과 위안에 대해 쓴 39편의 글을 모았다. 망구엘은 독서라는 행위가 넓은 의미에서 인간이란 종種을 정의한다고 믿으며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서 모든 것에서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풍경, 하늘, 타인의 얼굴에서는 물론이고 우리가 창조해낸 이미지와 글에서도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려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망구엘은 요나와 호메로스, 단테저자가 아닌 《신곡》의 화자, 피노키오, 돈키호테와 같은 문학 속 인물은 물론 보르헤스에서부터 체 게바라에 이르는 다양한 실제 인물의 삶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탐구함으로써 전작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저자의 전작들이 독서 문화의 변천사《독서의 역사》, 개인의 독서 편력《독서 일기》《밤의 도서관》 등을 다루었다면, 《책 읽는 사람들》에서는 문학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정체성, 정치와 문학의 관계, 독서의 미래 등, 현실로 한 발 들여놓은 책과 독서의 역할을 소개한다.

전자책이 가져올 풍요와 독서의 종말
오늘날 예견되는 ‘독서의 종말’은 새로운 테크놀로지 탓이 아니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책 읽는 법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젊은 세대는 전자 텍스트를 찾아내서 읽고, 인터넷을 활용해서 여러 출처에서 몇 단락씩 잘라내 하나의 글로 재조합하는 데는 뛰어나다. 하지만 인쇄된 페이지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고 비판하며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자 텍스트가 접근성이 뛰어나, 사용자에게 학습의 어려움을 수반하지 않고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독서의 본질적인 목적이 상실되고,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정보의 수집이라는 역할만이 남는다고 비판한다.
“텍스트를 두루마리처럼 ‘스크롤’하며, 내가 원하면 별도의 창을 띄워 다른 부분으로 순식간에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모니터가 과거 선배들의 특징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두루마리는 한눈에 텍스트 전체 분량을 가늠할 수 있었지만 모니터로는 불가능하다. 또 여러 창을 띄워놓더라도 코덱스(두루마리를 대체한, 오늘날 일반적인 책과 비슷한 형태. 낱장으로 작성된 것들을 묶어 겉표지를 싼다)처럼 페이지를 능란하게 뛰어넘으며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컴퓨터가 검색 기능에서는 훨씬 탁월한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의 찾아가기 기능은 양피지와 종이로 된 책의 귀퉁이가 닳도록 보았던 조상들의 능력을 거의 무한대로 뛰어넘는다.”(185쪽)
저자는 전자책의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긍정을 담아, 피할 수 없는 변화임을 언급한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소중한 것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책과 공존할 것이고 때로는 책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이때 저자는 그 기술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해야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기억하며, 배우고 기록하며, 즐기고 기뻐하며, 때로는 뒤집어버릴 수 있는지―어떻게 해야 우리가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닌 창조적인 독자로서 계속 존재할 수 있을지에 독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믿는다.

책은 읽을 때마다 변한다: 똑같은 책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골라 어떻게 읽어야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망구엘은 이 물음에 대해 독서에 공통적인 정답은 없다고 대답한다. 나이와 상황, 지역과 사람, 새로운 해석과 과거의 해석 등 온갖 이유로 환경이 달라지면 책에 대한 느낌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누가 읽든 똑같은 책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 어떤 책은 다시 읽을 때마다 전에 구경조차 못한 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어갈 수 있다. 저자는 이런 독서의 즐거움에 대해 《돈키호테》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이사이아스 레르네르의 지도로 《돈키호테》를 처음 제대로 읽은 후에 나는 온갖 장소에서, 또 온갖 상황에서 이 소설을 시시때때로 읽었다. 유럽에 건너간 직후에 《돈키호테》를 읽었을 때는 1968년의 메아리(저자로 하여금 아르헨티나를 떠나게 만든 쿠테타 사태)가 아직 이름도 붙일 수 없고 무엇이라 규정할 수도 없는 것으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듯했다. 정직한 기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기사도 세계가 펼쳐질 것 같았다. 남태평양에서 쥐꼬리만 한 돈으로 가정을 꾸려보려 애쓰고, 이질적인 폴리네시아 문화에서 약간 미친 듯한 기분에 젖어 지내며 《돈키호테》를 읽었을 때는 귀족들의 틈에 끼인 가난한 기사가 된 듯했다. 캐나다에서 《돈키호테》를 읽었을 때는 그곳 다문화 사회의 생활방식과 분위기가 매력적이면서도 엉뚱하게 느껴졌다.”(324-325쪽)
‘창조적인 해석’이야말로 독자의 최고 권력이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과 취향 및 직관과 지식에 따라 책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텍스트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기 위해서 이성과 상상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저자의 의도와 가시적인 경계 너머까지 텍스트의 의미를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이 맞닥뜨린 문제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독서의 힘인 것이다. 이는 유전적으로 상속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길러진다. 학습은 어휘와 문법, 의미, 텍스트의 요약과 비교 등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필수적으로 배우게 되는 기법들이다. 여기까지가 글 읽기의 단계로 우리는 뭔가를 읽고 해석하는 힘을 키워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창조적인 해석’의 최종 단계, 즉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찾아내는 능력은 글 읽기와 달리 온전히 혼자서 터득해야 한다.

망구엘의 독서 비법: 변덕스러움이 우리를 답으로 인도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요세프 브로드스키는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갇혀 지낼 때 W. H. 오든의 시에서 위안을 찾았다. 피델 카스트로의 감옥에 갇혀 지낸 시인 네이날도 아레나스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 레딩 감옥에 갇힌 오스카 와일드는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아르헨티나 군부 정권에 의해 고문당한 아롤도 콘티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서 위안을 얻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 누구에게도 인도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책에서 답을 구하려 한다. 여기서 망구엘이 소개하는 최고의 방법은 ‘변덕스러운 독서’다. 저자는 “체계적인 독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고전,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품, 검열을 거친 추천도서, 도서관에 보관된 장서들 또한 그 속에 담긴 동기를 유념하며 읽는다면 유용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상황에 맞는 책이 있으며,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단테의 《신곡》처럼 만만치 않은 고전문학까지, 독자들이 필요로 할 때 눈에 들어오는 책이 진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또한 이런 책으로 독자를 인도하는 최고의 안내자는 독자 자신의 변덕이다. 독서의 즐거움과 무계획적 독서의 효용성을 확신해 그때그때 책을 고르는 독자의 변덕이 우리를 최고의 책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이 책의 번역자 강주헌은 망구엘의 독서법을 보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떠올렸다고 한다. 99퍼센트와 1퍼센트, 신자유주의, 청년실업, 세계적인 불황 등으로 우리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누구도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진심으로 내밀지 않는 듯하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도 망구엘처럼 해결, 혹은 희망의 실마리를 책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책을 읽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삶 또한 퍼즐 조각처럼 맞춰진다. 아르헨티나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아버지 밑에서 풍족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아르헨티나의 불안한 정세를 피해 대학 때 유럽으로 떠난 뒤 20여 년을 유럽 여러 국가를 떠돌며 살았다.
그는 청소년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서점에서 우연히 아르헨티나 출신의 거장 문학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나, 눈이 먼 그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아르바이트를 4년간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 밖에도 그에게 문학적 영향을 준 사람들이 이 책에 언급된다. 친구의 어머니였던 여류작가 마르타 린치는 중학생이었던 그의 글을 봐주며 문학적 소양을 키워주었다. 또 고등학교 시절 《돈키호테》를 소개해주고 문학의 진정한 재미와 힘을 알게 해준 리바다비아(가명)는, 그러나 군사정부가 학교에 심어놓은 스파이로, 많은 동급생들을 고발해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저자에게 사람과 인생, 문학에 대한 영원한 숙제를 남겨주었다.
순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삶을 살아온 저자는,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이 책과 문학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비롯해, 《피노키오의 모험》《보물섬》《돈키호테》《오디세이아》《신곡》 등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작품들을 두루 언급한다. 이 책들은 저자에게 위로와 해결책을 제시해주었을 뿐 아니라, 삶의 동반자로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저자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돌이켜보면 삶의 동반자가 되어준 책이 반드시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책은 그런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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