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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철학·예술·교양

하류지향

by Richboy 2008. 1. 12.
출판사
열음사
출간일
2007.10.25
장르
사회/정치/법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일본 젊은이들의 선택은 공부와 일에서부터의 도피? 『하류지향』은 급변하는 현대 일본의 젊은 세대들에 관한 보고서로, 공부와 노동으로부터 도피한 신인류의 출현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교육받을 ...
이 책은..우리나라 교육문제에 있어 새정부가 제일 먼저 필독해야 할 도서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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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문제에 있어 새정부가 제일 먼저 필독해야 할 도서 !! 
 
<교육>에 대해서는 아무리 심각하게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을 우리들의 공통된 화두다. 우리가 잘 살아야 하는 이유중에는 '후세에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열어주는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고, 내 가정에 그 혜택을 받아야 하는 우리의 핏줄들이 지금도 나와 함께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하여 '지구촌'을 외치며 세계가 점점 가까워져 몇 시간전 그들의 뉴스는 우리의 금리와 물가 그리고 라이프를 변화시키는 그야말로 '같은주민'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제시하고 가르쳐야 하는 우리의 교육은 아직 [일제식 주입교육]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우리의 선배와 선조는 그 굴레속에서 교육을 받았고, 또 한때는 저항했다.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가슴과 정신속에 스며드는 놀랍고도 무서운 것이 교육의 힘이라 혀를 끌끌 차면서도 그것을 타파하지 못하고 지켜보 있는 실정이 바로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다.
 
그런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교육문제의 숙주격이 되는 일본식 교육문제를 실랄하게 파헤친 책이 있다. <하류지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이 나의 주목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교육이 아직도 그 나라의 교육제도의 틀을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했고, 무엇보다 국내 문제중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우리의 <교육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백년의 계획'이라는 옛말처럼, 함부로 손댈 수 없는 문제일 뿐더러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이 중대사안에 대해 수도 없이 메스를 들이대기만 할 뿐 그 해답을 찾지 못하는 데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데, 이는 사회구조적 문제 전반이 교육문제에도 연관되어있어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지금 없어서 못먹고, 배우지 못한 시절의 선배들이 후세를 위해 노력해 만들어 놓은 '의무교육'은 그 결실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되어 말 그대로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귀찮고 불쾌한 시간떼움'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아이들이 배운 화폐의 가치는 얼마나 '불쾌하고 괴로운 것을 참는가'로 판단되는데, 이는 무엇을 하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불쾌한 표정으로 퇴근하는 부모님은 그 표정의 연속의 대가로 월급을 받는 듯 하고, 가정을 꾸리는 부모님은 돈을 버는 배우자의 투정과 불만을 불쾌한 표정으로 참고 견디어 내는 몫으로 가족성원으로의 본분을 지키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들의 삶은 결국 '불쾌감의 인내'의 결과로 화폐를 얻고, 그 화폐를 수단으로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는 사회가 된다고 본다. 그래서 일본의 아이들도 학교수업을 부모님처럼 그렇게 불쾌하게 다니는 것이다. 수업도 귀찮고, 선생님의 말씀도 귀찮다. 하지만 잠시 참고 있을 뿐이다. 귀찮은 부모, 귀찮은 사회. 이 모든 것은 핵가족화와 물질만능주의의 결과로 빚어진 현실인데, 문제는 이 현상이 비단 일본에게만 있는 것인가 라고 질문할 때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대학진학의 과정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의무교육 현실은 더이상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교과목은 이름뿐이고, 운동장이 없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선생님은 더이상 그들의 스승으로 이름불려지지 못한다. 그들에게 있어 스승은 대학진학에 도움을 주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이들도 '불쾌한 괴로움을 버티는 시간'이라는 화폐를 사용하는 소비주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수업을 등하시 하는 이유는 '시험성적'을 올리는 지름길인 학원과 과외등의 '사교육'에 바치는 시간에 비해 시간적으로도 길고, 능률도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수업은 '내신성적'만 올리면 되는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의 공교육이 '무료'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교육의 질은 '고가냐? 저가냐?'의 판단으로 결정된다. 터무니없는 계산법이지만 선택받은 이들이 받는 교육이야말로 품질좋은 교육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교육의 여건을 마련하지 못하는 부모를 원망하게 되고, 그런 부모는 아이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며, 그들의 생활비 대부분을 그곳에 쏟아붓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여 '창조적이고 개성있는 인재'를 요구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해 빠져나온 천편일률적인 우등생'만을 배출해 내려 하고 있다. 일류대학입학과 졸업은 더 이상 훌륭한 인생을 사는 지름길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사회가 인정하는 인재들은 소수의 대학에서만 찾고 있다. 시험에 어울리는 답만을 공부하는 아이들,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학습습관인 것이다.
 
어이가 없고, 무서워지기까지 하는 이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마저 '하류지향적'인 미래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진다.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그 근본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대책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올해 정부가 새로 바뀌고, 당연하듯 입시제도가 바뀐다고 한다. 아이를 가진 가정은 바뀌는 입시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에 맞게 대책을 꾸민 '사교육 기관'은 또 다른 '쪽집게강사'를 구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입시제도의 개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아이들의 부모인 우리가, 바로 선배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많은 생각과 문제점을 던져준 책, 그들의 고민 그 자체가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