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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소설·비소설·인문·

영원히 갚지 못할 빚진 자가 부르는 아름다운 응원가 !

by Richboy 2008. 3. 28.
지은이
출판사
생명의말씀사
출간일
2007.12.5
장르
시/에세이/기행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대한 안쓰러움과 애정을 담은『응원가』. 이 책은 갑자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위한 아들의 사랑과 치매 환자를 제대로 보살피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영원히 갚지 못할 빚진 자가 부르는 아름다운 응원가 !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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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갚지 못할 빚진 자가 부르는 아름다운 응원가 !
 
영국문화협회는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102개의 비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4만여 명에게 70개의 단어를 제시하고는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골라 보라고 한 것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어떤 영어 단어를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했을지가 궁금했던 모양인데, 조사결과 4위인 사랑Love, 3위인 미소Smile, 2위 열정Passion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뽑힌 영어단어는 바로 어머니Mother였다고 한다.
 
이 책은 어머니에 관한 책이다. 그냥 평범한 어머니가 아닌 이제 막 머리속에 지우개를 키우게 되신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못된 '머리속 지우개'를 위해 싸워서 이기기 위해 응원가를 부르는 착한 자식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머리속 지우개'. 어느 영화의 이름처럼 위로 자식 넷을 잃고 다섯째로 아들을 낳아 유독 '내 배로 낳은 아들'을 강조하셨던 팔순의 어머니에게 찾아온 '치매'를 아들은 그렇게 부른다. 그리고 글 곳곳에서 '나도 건망증이 있는데...'라고 말하며 어머니의 증세에 대해 '차라리 오진했기를 바라는 마음'이 발견된다. 그리고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억은 병 중에서도 늘 한결같이 기억하시는 것을 보고 사람의 가슴속에 심겨 있는 깊은 사랑과 감동은 무너진 뇌세포도, 병도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자인 아들은 '빚진 자가 드리는 손길'이라는 제목의 응원가를 부르기로 마음먹는다.
 
어머니의 일상을 지켜보면서 일어나는 '지우개' 상황에 대해 소설식으로 풀어나가는데, 이해와 사랑 그리고 감동으로 어머니를 지켜보는 저자의 눈길이 참으로 아름답다. 제일 사랑했던 나의 어머니의 변화를 지켜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도 거의 하루를 함께 지낸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렵고 두려운 일일텐데, 아마도 지켜보는 나의 괴로움이 커서는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아들을 보며 '어릴 땐 내가 우리 아들 발을 씻어주었는데, 이제 돌려받네?'라고 말씀하신 어머니의 말씀처럼 핏덩이 때부터 철모르고 자라, 세상물정 모르는 자식을 평생 지켜본 것처럼 점점 어려져만 가는 것 같은 어머니를 지켜보며 함께 함은 그 어떤 이유도 댈 수 없는 당연한 것은 아닐까?
 
저자는 간병인으로써 자신의 개인적 괴로움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자임에도 가족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지켜보면서 '무공해 상표를 달고 배달되는 감동 샘물'이라 말하고, 그에 맞는 섬김을 보여준다. 그래서 가족간의 갈등보다는 서로 위로하고 화합하여 '지우개'가 어머니 머릿속을 더 지우지 못하다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의 막간에 '지우개'증세에 효과가 있는 방법, 환자의 불안증을 없애는 방법, 유머를 만드는 방법등을 숨겨두어 독자중에 있을 지 모르는 40만 명의 환자와 140만명의 환자가족들을 배려하여 자신의 응원가가 그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는 나에게 환자를 보는 시각을 바꿔주었다. 바쁘고 소중한 나 속에 있는 '환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쳐 내 속을 채워준 '환자'를 봐야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아픈 어머니를 지켜보는 것은 천형天刑같은 고통이 아니라 조금 더 수고로워진 또 다른 삶의 과정임을 알려주었다. 이제 막 예순을 넘기신 어머니의 앞날을 생각하게 해주었고, 항상 곁에 있고, 변함없어 공기처럼 당연시했던 어머니를 다시 보게 해주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은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아니한다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라는 성현의 말씀이 지금도 내 머리속을 맴돌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