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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철학·예술·교양

화려함과 판타지가 가득한 모로코가 가득담긴 블로그 같은 책!

by Richboy 2008. 4. 12.
지은이
출판사
북하우스
출간일
2008.3.20
장르
시/에세이/기행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주얼리 디자이너 김성희, 모로코에서의 뜨거웠던 5년을 기록하다 모로코의 이방인은 주얼리 디자이너 김성희가 모로코의 감성을 만난 5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책이다. 2003년 우연한 기회에 시작된 모로코와의 인연은 저자의 삶에서...
이 책은..이 책을 읽는 것은 화려함과 판타지가 가득한 모로코를 가장 싸게, 알차게 여행하는 것이다!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이 책을 읽는 것은  화려함과 판타지가 가득한 모로코를
가장 싸게, 알차게 여행하는 것이다!
 
틀에 갇힌 듯 무료해지기 짝이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 항상 품는 노스텔지어는 '여행'이다. 상상할 수 없었던 타지에 '툭' 떨어져서는 보고, 느끼는 것 모두가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경험이 되는 그런 곳을 일 년정도, 아니 단 한 달만이라도 보내고 올 수 있다면 삶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일 것 같고, 지금과는 달라진 내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의 결론은 하나다. 항상 생각에 머무를 뿐, 당면한 일과 얽매어진 생활의 틀이 무너질까 전전긍긍하게 되는데, 도전과 용기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내 상상만큼 훌륭한 여행이 과연 되겠는가 하는 두려움 때문은 아닐까?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은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여행을 떠나기까지의 힘든 준비와 도착한 여행지에서 겪는 사소한 일상의 번거로움을 경험하는 탓에 실제로 느끼는 여행의 감흥은 덜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잘 만들어진 여행서나 사진 한장이 더 나을 법도 하다고 말했다. 혹자는 남이 만들어 놓은 여행서를 읽은 것은 정작 식사는 못하고 메뉴판만 쳐다보는 것과 같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머리가 복잡한 때면 '여행서'를 읽는 이유는 도전심도 용기도 없는 겁쟁이인 내가 떠나는 유일한 안전한 여행이요, 알랭 드 보통의 자위적인 조언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극히 소극적인 이것도 '여행'이라고 소개되는 여행서적들이 많이 있어서 떠나고 싶은 여행지도 잘 골라야 하고, 글로 안내하는 가이드도 잘 만나야 하는데 이번 여행(?)은 가히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 소개하는 책 [모로코의 이방인] 덕분이었다.


 
이 책은 주얼리 디자이너인인 저자가 밀라네제milanese (밀라노 사람)으로 불릴 만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잘 적응하며 일하고 생활하던 그녀가 우연한 기회에 모로코를 여행하게 되면서 친구들로부터 마로키나Morocchina(모로코 여자)라고 불릴 만큼 모로코에 빠져버리게 되었는데, 그녀가 알고 있는 모로코와 모로코 사람들이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일상이 들어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주목한 이유는 며칠 또는 몇 달동안의 '장님 코끼리 만지듯한' 풋내기들의 좌충우돌기가 담긴 여느 여행객의 모험담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 때문에 이국에서 살게 된 한국인이 또 다른 나라를 사랑하게 되는 현지인의 여행기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 장만 살짝 훔쳐만 봐도 화려한 색감으로 한 편의 그림같은 이국적인 모로코의 풍경과 보석 사진에 내 눈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백여 장의 사진들이 이 책의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한 나라, 험프리 보가트와 잉글리드 버그만이 출연한 최고의 로맨스영화 '카사블랑카' 의 배경이 된 나라. 모로코라면 이렇게 단 한 줄의 지식도 되지 않는 내게 그녀는 모로코와 모로코 사람들, 그리고 모로코의 아름다움을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해 주었다.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최고의 실력을 가진 그녀의 멋들어진 주얼리, 주얼리 이야기와 이국에서 당차게 살아가는 한국여성의 생활력, 무엇보다 눈에 보이는 듯, 옆에 있는 듯 이야기를 글로 써내는 그녀을 보면서 달란트가 많은 멋진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로코를 상징하듯 중후한 멋을 지닌 원색적인 표지, 그리고 들고 읽기 적당한 사이즈가 언제 어디서든 책을 펼치기만 하면 모로코로 순간이동하여 그녀의 곁에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며칠을 만들어주었다.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게는.
 
움직일 수 없는 환자가 되어 한 곳만 바라보게 된 환자에게 있어 '그에게 보이는 창가 밖 풍경'은 그에게 허용된 바깥세계이고 생각의 세계이다. 자의든 타의든 병상의 각도가 틀어지거나, 자리를 옮겨서 다시 내다보는 '풍경'은 환자에게는 또 다른 각도 만큼 색다른 즐겁고 놀라운 세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보이는 만큼이 내 세상일테고, 느끼는 만큼 내 세계가 된다는 이야기 일테다. 이 책으로 새로운 나라의 지식으로 머리가 즐거웠고, 화려한 색이 가득한 이국적 풍경과 보석들의 사진으로 눈이 흥겨웠다. 베낭하나 달랑 매고 떠나고픈 충동으로 가슴은 어제보다 더 빨리 뛰는 듯 했다. 우연히 알게 된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는가? 혹시 그랬었다면, 그리고 당신이 여성분이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낯선 나라 모로코를 가장 싸고, 유익하게 다녀오는 방법이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