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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철학·예술·교양

우리 한식韓食으로 '식객食客' , 100배 즐기기 !

by Richboy 2008. 6. 19.
지은이
출판사
미술문화
출간일
2008.4.29
장르
가족/생활/요리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음양이 조화된 한국의 전통음식 자연재료에서 우러나는 순수한 맛을 멋과 함께 느끼며 계절에 맞춘 전통 음식 조리법을 설명한 책. 바쁜 생활 속에 잊혀지고 묻혀가는 우리 음식을 보존하고 연구 개발하여 보다 독특한 우리 것으로 ...
이 책은..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요즘의 먹거리 고민, 우리의 한식韓食 에서 찾아라!
 
  최근 늘어나는 성인병과 암, 그리고 비만등과 같은 질병의 발생률은 우리가 자신의 깜냥보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많이 먹거나, 잘못 먹고 있기 때문에 계속 늘어가고 있다. 게다가 많이 씹지 않아도 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의 출현과 각종 화학조미료, 그리고 트랜스지방으로 범벅이 된 음식과 과자 등의 맛에 길들여져 그것이 몸에는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좀처럼 그만두기가 힘들기만 하다. 다행히 웰빙Well-being가 하나의 건강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천연에 가까운 유기농 채소와 조미료들로 만들어진 음식을 찾고 만들고 있어 반갑다고 하겠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웰빙식이라고 하는 식단에 있는데, 이들이 거의 모두 외국의 식단을 쫓는다는 것이다.  일전에 소개한 도서리뷰 [식탁위의 명상] 를 쓸 때 언급했던 바와 같이 육류가 주식인 서양인의 신체구조와 곡물이 주식인 우리의 그것은 적지 않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의 식재료가 우리 몸에는 제일 잘 맞듯이, 선조때부터 내려온 우리의 음식이 우리 몸에 가장 잘 맞는다고 봐야겠다. 또한 우리나라 음식은 지금, 건강식 또는 다이어트식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세계의 주목과 각광을 받고 있는데, 자국민이 자기나라의  음식을 잘 알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몇 해 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국내외적으로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편으로는 만화가 허영만이 [식객食客]이라는 만화로 우리나라의 위대한 음식문화를 소개했다. 이는 또 지난 해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였고, 며칠 전엔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화제를 낳고 있다. 또한 우리의 식기와 전통주 [화요]를 생산하는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은 한식韓食의 세계화를 위해 사비를 털어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들을 잘 살펴보면 지금껏 우리가 서양의 음식을 즐기고, 그것들을 쉬이 접하는 것은 우리음식의 우수성에 대해 말로 만 듣고 말할 뿐, 그것을 실제로 먹거나 확인해 보지 못한 탓도 있겠다. 제대로운 우리 먹거리를 먹을라 치면 그 품질과 희귀성때문에 서양의 어느 요리보다 비싼 가격을 치뤄야 맛볼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도 든다. 그래서 제 나라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그 음식문화가 널리 전파되지 못하고 소수의 부자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부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맛을 물론이고 듣지보 보지도 못한 것들이 태반인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우리나라 고급요리의 대중화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지금이 아닐까?
 







  그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탓일까? 아니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라도 한 것일까? 한 권의 소중한 책이 최근에 출간되었고, 내 눈에 띄었다. 5만원의 책값에 가로 23 센치미터, 세로 27센치미터의 만만치 않은 크기로 344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우리음식에 관한 책이 그것인데, 제목은 [지혜로운 우리음식]이고 부제는 [이연채의 남도 전통음식]이다. 이 책은 1994년 타계하신 무형문화제 제 7호 남도의례음식장 이연채 선생의 음식 저작권을 관리하는 대한민국 목공예 명장 김규석 선생과 함께 무형문화재 제 17호 남도의례음식장 최영자 선생의 감수로 만들어진 책이다. 총 100가지의 음식과 20가지의 상차림을 분류별로 나누어 유래와 재료, 요리법 순으로 설명되었다. 게다가 세계인의 한식韓食에 대한 관심을 고려해 영문으로도 대역을 해놓은 놀라운 책이다. 특히 이제껏 [비법]으로 전해오면서 전수자들에게만 이어졌던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를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겠다.
 
 



  저자는 예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전통의 맥을 이어온 문화적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전통음식은 자연의 재료에서 우러나는 순수한 맛을 멋과 함께 느끼며 계절에 맞춰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우리 생활과 가장 밀첩한 관계에 있었던 문화인데, 현대의 변화된 생활 속에서 조금씩 잊혀지고 묻혀져가는 우리 음식 문화를 보존하고, 연구 개발하여 보다 독특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에는 우주의 질서인 음양오행陰陽五行 의 사상이 짙게 깔려 있는데, 모든 산물의 현상이 서로 대합되는 속성을 가진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호 조화를 이루고, 우주의 기초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등 오행이 서로 어울려 만물의 조화를 이룬다.  목木은 동쪽- 봄 - 푸른색 - 신맛에 해당하고, 화火는 남쪽 - 여름 - 붉은 색 - 쓴맛에 해당한다. 토土는 중앙 - 환절기 - 노란색 - 단맛을 의미하고, 금金 은 서쪽 - 가을 - 흰색 - 매운맛 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수水는 북쪽 - 겨울 - 검은색 - 짠맛에 해당된다. 이렇듯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따라 음식을 섭취해야 하고, 인체의 약한 기관을 보양해주기 위해 음양오행에 따라 보양음식을 먹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식궁합'이라 함은 '음식의 조화'를 의미하는데, 모든 음식재료는 음陰 의 성질의 식품과 양陽 의 성질의 식품이 있어 이들 두 성질의 재료를 적당히 섞어 조리하면 음양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맛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이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저자는 음식飮食 은 몸에 맞춰 만든 것이고, 요리料理는 입에 맞춰 만든 것으로 내 몸이 뜨거우면 찬 음식을 먹어줘야 하고, 차가우면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음식들 만들 때 음양의 재료 비율은 8 : 2로 해주면 이상적인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제 1부 [지혜로운 밥상] 에서는 우리 국민의 보약, 밥을 필두로 매일 식사를 위한 음식인 찜과 탕 그리고 밑반찬인 저장찬이 소개된다. 그리고 한식의 최고요리라 할 수 있는 신선로를 소개하고 있다. 침이 절로 넘어가는 맛있는 음식의 사진과 음식의 설명 그리고 그 순서에 맞는 제조법과 영문 해설등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특히 신선로는 무려 10 페이지를 할애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지금껏 내가 먹어 봤던 것은 '신선로가 아닌 듯' 한식의 백미라 하는 이유를 알 듯 했다.
  








제 2부 [보기 좋고 먹기 좋은 떡과 한과] 에서는 14 가지의 떡과 4 가지 다식, 13 가지의 한과와 4 가지 정과, 8 가지 부가과 5 가지 건포 그리고 식혜, 수정과 동동주 삼해주와 같은 음청류와 술을 소개한다. 수많은 떡과 다식, 한과등 먹어 보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고 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 맛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건포 부분에서 소개되는 어화는 말린 오징어를 가지고 꽃을 만드는 것인데, 드라마 [식객]에서 일본 대사관에 가서 음식을 만드는 장면에서 본 것과 같았다. 음식이라고 하기엔 아까운 한 편의 미술 작품같았다.
 
 








 
 
  
 
  
 
 
 
 
제 3부 [사랑받는 이바지 음식] 에서는 친정에서 시댁으로 보내는 음식선물, 이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음식 중에서 특히 예를 갖추어야 하는 이바지는 함부로 보내지 않았으며 내용물의 질을 따지고 가짓수를 잘 갖추어 보냈다고 한다. 정성가득한 이바지 음식을 보면서 예와 정성을 다하는 우리의 음식선물들을 만나게 된다.
 
 
 
 
제 4부 [격식있는 상차림]에서는 의례나 절기에 따라 각각 상 차리는 법도가 따로 있었던 우리의 음식문화를 보여주는데, 결혼과 회갑같은 큰상 차림을 비롯해 명절상, 제례상, 돌상, 주점상, 다과상, 주안상을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아침, 저녁 밥상에 쓰이는 일상식을 반상이라 하는데, 독상을 원칙으로한 우리의 5첩, 7첩, 9첩 반상을 자세히 소개해 준다. 잊고 있었던 계절 감각과 잃었던 입맛을 살려주는 한식韓食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웰빙도 좋고, 퓨전도 좋다만 우리의 기본이 되는 우리 음식을 모르고 어떻게 그 좋고 나쁨을 평할 수 있을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오래 가는 것이 우리 음식의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그만큼 정성이 담긴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렇게 깊은 정성과 손맛이 결합한 음식을 먹는다면 성인병, 비만, 당뇨, 아토피 등 지금 우리가 음식으로 인해 고민하는 모든 현대인의 병으로부터 벗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신토불이身土不二 즉, 우리의 몸에는 우리 땅에서 나는 식재료가 제일이듯, 우리 음식이 우리 몸에 가장 잘 어울린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우리 한식韓食 의 기본을 안다면 그것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현실에 맞게 간소화하고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둬야 할 책이다. 특히 한식을 취급하는 음식점의 관계자와 한식 조리사, 요리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소중한 자료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