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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유익함을 모두 갖춘 경쟁력있는 자기계발서!
비즈니스맨은 바쁘다. 특히 대한민국 비즈니스맨은 더욱 바쁘다. 주차장처럼 꽉 막힌 도로, 시루떡같은 대중교통수단, 지옥철로 아침 출근길부터 전쟁에 시달린다. 지속되는 불황에 M&A와 구조조정 유언비어는 매일 그 수위를 더하고, 약아진 소비자들 덕에 매일매일 머리를 쥐어짜낸다. 일하랴, 선후배 눈치보랴 가재미 눈이 될 무렵이면 퇴근시간이고, 집에 돌아오면 온 몸은 젖은 수건처럼 무겁기만 해서 눈을 뜨기 조차 힘들다. 스트레스 푼다고 술 한 잔 걸칠라치면 쌓였던 응어리 크기만큼 마셔야 하고, 오늘만은 일찍 귀가해 이른 잠을 청하려 했지만 심야택시타고 들어가기 일쑤다.
나도 안다. 직장내에서 주목받는 사원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퇴근 후 황금같은 몇 시간은 내게 너무나 할 것이 많은 또 다른 스트레스다. 데이트도 해야하고, 늦은 밤 동대문가서 쇼핑도 도와야 하고, 트렌드에 뒤지지 않으려면 '강마에의 지휘봉'도 쳐다봐야 한다. 요즘은 재미있는 영화는 어찌나 많은지, 그리고 지금껏 꾸준히 온라인인맥들 지키려면 방명록에 안부전하고, 글도 올려 싸이질도 해줘야 한다. 술 마시지 않은 날은 오히려 더 바쁜 것 같다.이것저것 하다보면 12시를 훌쩍 넘어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해야 한다. 내겐 정말 너무나 시간이 없다.
책? 주제가 무엇이든 그것을 읽어두면 좋다는 것 쯤은 나도 안다. 나 또한 읽고 싶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고, 세계 초일류기업들의 마케팅전략도 배우고 싶고, 주식투자 절대 손해보지 않는 법도 알고 싶고, 3,000 만원 들여 경매로 집도 사고 싶다. 하지만 큰 맘 먹고 온라인서점을 들어가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자기가 최고라고 '저요! 저요!' 손을 드는 한무더기의 책을 보면 지레 겁을 먹게 된다. 신경을 쓰지 않을 때는 몰랐는데 읽어야 할 책들은 뭐가 그리 많은지 평생을 읽어도 다 못읽을 만큼 되니 무엇을 골라야 할 지 모르겠다. 너무 두껍고 어려우면 한달이 걸려도 한 권을 못 읽겠고, '내 치즈 누가 옮겼어?' 같이 얇은 동화책은 너무 얇아 장난같다. 책 속에 있는 용어들은 왜 그리 어려운지, 초보들을 위한이라고 제목에 달아놓고는 용어 공부만도 일주일이 걸릴 만큼 늘어놓아 시작부터 기를 죽인다. 직장생활 전반에 대해 콕콕 집어서 나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책, 뭐 그런 책 없나?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면서도 배우고 남는 것이 있어서 한 권을 읽었다는 만족감도 주고, 내일이라도 당장 출근하자마자 써 먹을 수 있는 신묘神妙 한 책, 난 지금 그런 것이 읽고 싶다.
위의 글은 우리나라 비즈니스맨의 현실이다. 서울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명 가운데 36명이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잡지나 만화책까지 포함시킨 결과여서 더욱 심각하다. 직장인 연간 독서량 0.98권. 성공과 출세는 염원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독서를 하지 않는 이러한 아이러니는 수십 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왜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위와 같은 변명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이번 가을엔, 아니 올 해 안에 꼭 한 권은 읽어보리라 마음먹은 직장인이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I Marketing - 성공도 사랑도 다 가져라!]이다.
이 책은 유수의 기업의 제조, 유통, 마케팅 분야에서 12년간 마케팅 경험이 있고, [한국형 마케팅], [대한민국 일등상품 마케팅전략], [히트상품을 만드는 마케팅 엔진], [100권 읽기보다 한 권을 써라]등의 책을 펴내 호응을 얻고 있는 저자 추성엽의 신간이다. 기존에 그가 펴낸 책이 전략적 마케팅 경제서였다면, 이 책은 직장생활에 관한 전략을 다룬 소설이다. 마케팅부 대리 '한리더'의 직장생활을 통해 일과 사랑을 동시에 얻어내는 일종의 '기업형 성장소설'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말 그대로 소설이라 쉽게 읽힌다.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과 에피소드들을 담아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전체적인 주제는 책 제목과 같이 아이 마케팅I Marketing 즉, '내가 곧 최고의 상품이다'인데, 자신을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최고의 가치로 어필하라고 주문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인공 마케팅부 대리 한리더는 자신의 부서에서 '촉망받는 인재'라고 주목받는 인물이다. 어느 날 신입사원 이고은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업무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는 한대리지만 연애만큼은 자신감이 부족해 고민하던 중 연애선수로 알려진 동료 전문가(이름)의 도움으로 다른 남자들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그녀를 공략하기를 배운다. 동료들과 본부장에게서도 신임을 받지만, 얼끄러운 상사 악부장과는 늘 대립하게 되고, 그러던 중 격분하여 악부장에게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가 짝사랑하던 이고은은 그일의 희생양이 되고, 한대리는 좌천의 위기에 봉착하는데 결국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일과 사랑을 동시에 쟁취하는 한리더의 직장생활은 우리가 겪게 되는 현실과 너무나 많이 닮아서 소름끼치고, 자꾸만 나의 하루와 겹쳐서 조명하게 된다. 저자도 실제 인물과 사건들을 조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서인지 현실감은 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하는 힘이 있었다.
저자는 한 편의 소설을 통해 직장생활에서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들, 즉 열정, 기회, 타깃, 포지셔닝, 전략, 경쟁력, 차별화, 제휴, 커뮤니케이션, 정치력, 자기확신,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PR, 이벤트, 지회자, 경험, 가치 등을 이야기 속에 숨겨 두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용어들이 직장생활에서 어떻게 쓰이는 것인가를 단순히 의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생활과 동료와의 사건사고 속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느 경제관련 소설처럼 전지전능한 '멘토'라는 부자나 경영자가 교육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너무나도 잘난 인물이라서 처음부터 시작까지 승승장구하지도 않는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기에 뭔가 알 듯 하고 부서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는 대리가 잠시 우쭐대다가 조직이라는 힘에 눌려 크게 혼이 나고 많은 것을 배워 결국엔 '인물감'이 된다는 우리 주변에 있는 동료의 이야기라 더욱 현실로 와 닿는다.
연애가 더해진 소설이라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히고, 읽다 보면 자연히 자신과 비교해 배우게 되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자기계발서다. 시간없는 비즈니스맨에게 잘 읽히고, 재미도 있고, 충분히 내용도 알차다면 그것이 좋은 책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좋은 책이다. 직장에서 대리로 있다면 이 책을 읽어 한리더와 대화를 하고, 신입이라면 대리의 세계를 배우기를 권하고 싶다. 과장이상의 상사라면 후배를 앉혀두고 "조직이란게 말이야~"하며 썰을 풀기 보다는 이 책 한 권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특히 애인없는 직장인에게는 필독서다. 재미와 유익을 모두 갖춘 경쟁력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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