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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일·성공·인생

고민많은 여성을 위한 정신과전문의의 명쾌한 컨설팅!

by Richboy 2008. 10. 31.

 

 

 

고민많은 여성을 위한 정신과전문의의 명쾌한 컨설팅!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을 죽었다가 살아난다. 게다가 누군가가 나를 죽여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몇 번씩 죽인다는데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진다. 아침에는 잠에서 깨기 싫어 죽겠고, 출근시간에는 차가 막혀서 죽겠고, 일이 많아 죽겠고, 점심때는 밥먹으려 줄 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죽겠다. 식후엔 졸려서 죽겠고, 얄궂은 고객때문에 열받아 죽겠고, 빨리 퇴근하는 저녁이 안되서 죽겠다. 배고파 죽겠고, 술이 고파 죽겠고, 배터지게 술먹을 돈이 없어 죽겠다. 그 뿐 아니다. 어떤 날은 웃겨서 배꼽이 빠질 것 같아 죽겠고, 모처럼 본 영화가 재미있어 죽겠다. 심지어 뜻밖의 행운에 행복해서 죽을 지경이다. 이래도 죽겠고, 저래도 죽겠다. 난 하루에도 몇 번을 '죽겠다'고 말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뻔뻔스럽게...
 
  하루에도 수백 번 바뀌는 감정의 변화마다 죽겠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상황을 좀 더 과장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직 남은 유아기의 응석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누군가와 만나면 '죽겠다'고 말하고 대답을 기대한다. 어쩌면 상대의 대답을 듣고 싶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상대의 대답이 되었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건 썩 좋은 '대화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심각하고 우려할 만한 상황은 '상대가 없는 혼자일 때' 그 말을 하는 경우다. 이때는 과장이 없는 내면의 내가 하는 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과 통신수단의 발달이 인류와 문명에는 크게 기여하지만, 그럴수록 '사람과의 만남'은 점점 소원해지는데 이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외로워한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고민이나 하소연을 누군가에게 하지 못해 끙끙 앓다가 병이 될 만큼 심각해져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처럼 '죽고 싶을 만큼 고민되는 문제들'에 대해 위로하고 그 문제점을 풀어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정말 반가울테다. 여기 한 권의 책이 있다. 인생의 클라이막스를 달리고 있는 20대의 여성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을 위로하고 그것을 심리학적으로 해결해 주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정신과병원장인 김진세님의 손을 빌었다. [심리학 초콜릿]이다.
 
  이 책은 여성의 심리와 스트레스에 관해 깊은 관심을 두고 있어 여자보다 더 여자 마음을 잘 아는 정신과전문의로 알려진 저자가 그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20대 여성들의 속마음, 중독, 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모아 질문으로 만들었고, 그에 대한 정신분석은 물론 해결책까지 제시해 이론과 현실, 공감과 해법이 공존하는 글을 펼쳐내었다.
 
  속마음: 누가 내 마음을 알까요? 편에서는 왜 사소한 것에도 자존심이 상할까? 나는 왜 질투를 멈추지 못할까? 불안증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NO’라고 말하면 미워하지 않을까? 직관의 함정을 피하는 법, 또 다른 사회적 기술, 내숭 등을 이야기 했고, 중독: 이제 그만 빠져나오고 싶어요 편에서는 소통도 중독이 된다, 명품만 고집하는 진짜 이유, 드라마로 인생을 위로하지 마라,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 등에 대해 고민했다. 관계: 진짜 나를 보여주는 게 두려워요 편에서는  나의 단짝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도 우정도 변하지 않는 건 없다, 가족에게서 ‘마음의 독립’을 하라, 까칠한 직장에서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관계는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 등의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였고, 사랑: 내게도… 사랑이 올까요? 편에서는 연하를 만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사랑에 ‘규정 속도’는 없다, 나는 왜 나쁜 남자만 만나는 걸까? 의심, 내 안에서 시작된 배신, 첫 섹스 후 불안해하는 당신에게, “그래도 사랑하니까요”는 이제 그만! 등의 고민과 갈등에 대해 그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심리학 관련서에 관심을 두고 있던 터라 책을 폈다가, 20대 여성들의 이야기라 읽기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내 가족과 주위의 여성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던 그녀들의 고민들을 만나게 되어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어 계속 읽게 되었다. 그리고 비단 20대 뿐 아니라, 30대의 여성들에게도 필요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 직접가서 상담 한 번 받아볼까 생각해 보면 '정신이 이상한, 아주 이상한 사람 보듯' 하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이나, 조언구하기가 힘든 상황에 있는 여성들에게는 좋은 위로를 줄 수 있는 편한 친구같은 책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소제목이 되는 질문마다 명쾌한 해결책을 던져주었는데, 전문의가 아니면 불가능할 조언들이었다.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한 발 더 다가선 심리학 관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