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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지 못한 미래의 트렌드를 재미있게 풀어낸 책!
지난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고,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기억하는가? 시간적 배경을 2054년으로 설정하고 있는 이 영화에는 프리크라임Pre-crime이라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이 등장한다. 프리크라임 시스템은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사람까지 미리 예측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프리크라임 특수경찰이 미래의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장치다.
'가까운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그럴수만 있다면 내일의 주식상황을 알아내고 오늘 내가 가진 주식을 사고 팔아 대박을 내겠다. 다음 달에 있을 대형참사 지역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경찰에 알려 오늘부터 그곳을 출입금지구역으로 설정해서 원인을 차단해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할 수 있겠다. 그럴수만 있다면...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에 빠진 적이 있다.
여기 미래를 예측한 책이 있다. 미래에 예상되는 시장 트렌드를 토대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과 개인의 이노베이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주요업무로 하는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이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미래 변화를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섬세하게 설명한 책 [퓨쳐파일Future Files]이다.
"미래는 이미 우리가 사는 이곳에 존재한다. 다만 널리 확산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이 말한 것 처럼 저자는 미래학자로서 누구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트렌드를 많이 살펴볼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2050년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당장 올해의 경제성장 전망치가 궁금한 우리가 2050년의 미래를 내다봄이 SF 영화처럼 터무니없는 상상을 나열한 책은 아닌가? 의문했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가운데 일부는 이미 일어난 일에 관한 것이고, 이들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그로 인해 미래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변해 갈 것인지를 말하고 있어 당장 내일이라도 달라질 것 같은 현실감을 지니고 있었다. 미래에 대해 예측 하는 것은 확실히 '위험한 도전'이지만, 정확하게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미래의 상황에 대해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미래 예측의 키워드를 크게 11가지로 잡았다. 그리고 키워드마다 미래사회를 변화시킬 다섯 가지 주요 트렌드를 싣고 그것을 설명하고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에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사회와 문화 - 사람들은 목욕을 더 오래 할 것이다.
트렌드 - 세계화, 지역화, 양극화, 불안감, 의미의 추구
2. 과학과 기술 - 미래 사회의 필수요소, 로봇
트렌드 - 나노테크놀로지, 바이오테크놀로지,감정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과학윤리, 로봇
3.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 나만의 공간에서는 내가 바로 슈퍼스타
트렌드 - 주체의 변화, 시간이 부족한 시청자들, 무한히 많은 콘텐츠, UGC, 미디어의 개인화
4. 자동차와 교통 - 인공지능 자동차가 미래를 질주한다
트렌드 - 첨단 전자제품으로서의 자동차, 원격 감시 시스템, 운전자 없는 자동차, 환경문제, 대중교통의 일대 혁신
5. 은행과 금융 - 전자화폐를 넘어 가상 화폐의 시대로
트렌드 - 전자화폐, 금융 중개인의 부흥, 부채로 인한 부담, 대출 규제, 은행시장의 개방
6. 음식과 음료 - 더 빠르게 혹은 더 느리게
트렌드 - 편리성과 이동성의 추구, 제철 음식-지역 특산음식-슬로푸드, 건강과 쾌락의 동시 추구 - 과거에 대한 향수, 과학과 첨단 기술의 적용
7. 쇼핑 - 편안히 앉아서 손가락으로 쇼핑한다
트렌드 - 초고가상품과 초저가 상품의 양극화, 속도와 편리성, 가구 구조의 변화, 환경보호와 윤리의 추구, 이야기가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
8. 건강과 웰빙 - 죽을 때까지 건강한 인생
트렌드 - 인구 노령화, 통신 진료와 통신 치료, 수면과학, 의료관광, 기억 재생과 기억 제거
9. 여행과 업무 출장 - 죄송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꽉 찼습니다.
트렌드 - 국외 여행의 증가, 기후변화, 자원 고갈, 집에서 쉬다, 시간과 비용
10. 비즈니스 - 새로이 전개되는 우뇌형 경제
트렌드 - 노동력부족/이동성 증가/국경의 소멸, 일과 삶의 균형 추구, 첨단화와 자동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Y세대
11. 정부와 정치 - 자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다
트렌드 - 도시국가, 신부족주의,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온라인 투표
끝으로 앞으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게 될까(12장)에서는 미래 사회에 나타날 가장 중요한 세 가지 트렌드로 첨단 기술의 발달과 인구 구조의 변화,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추구를 꼽고 있다. 저자는 자신을 일러 냉소적인 낙관주의자라며 미래사회가 아무런 문제도 없는 유토피아가 될 거라는 기대는 갖지 않는 것이 좋은데, 이유는 기존의 문제들이 사라진 빈자리는 곧바로 다른 문제들에 의해 채워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필자가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노령화 인구의 증가, 첨단 (의학)기술의 발달, 물 부족 형상, 기후의 변화 등 이었는데, 앞으로의 미래가 변할수록 그에 대응하는 인간의 현명한 대응도 함께 할 것이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모두가 100살이 넘도록 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발전하는 기술의 혜택은 소수 즉 부유한 자만이 받게 될 것 같다는 우울한 결론이었다. 오래 살고 봐야 할 노릇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는 잘 살고 봐야 할 것 같다. 필자의 결론대로라면 결국 물질만능주의자만이 살아남는 미래가 된 단 말인가?
한 치 앞을 모르는 우리가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가올 미래를 알 수 있다면 그에 대비해 오늘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미래를 대비해 현재를 준비한다면 그 전에 알고 있는 미래는 모습이 바뀌고 또 다시 알 수 없는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타임머신]이나 [나비효과]등의 영화처럼 과거로 돌아갔을 때 과거의 현실에 변화를 일으키면 현실로 돌아갔을 때 엄청나게 변해버리는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어의 뜻 그대로 미래未來는 결국 인간은 알 수 없는 영역으로 남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라는 미래에 대한 질문은 확실히 발전적이다. 대중매체나 언론 그리고 학계가 발표하는 '미래예측'들이 2000년을 맞으면서 '1999년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종말론'은 틀렸다'고 확인한 것처럼 그것이 맞고 틀리는 결과에 깊은 관심을 두기도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머지않아 빙하가 전부 녹아버려 해수면이 높아져서 대륙이 물에 잠기거나, 바다의 담수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큰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라는 암울한 '미래예측'에 대해 신빙성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예견된 미래의 재앙을 바꾸기 위해 미리 오늘을 준비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미래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오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며 오늘을 보내는 것은 시대의 종말로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책 [퓨처 파일]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미래예측서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이 예측하는 부분들 중에서 긍정적인 미래예측은 그를 향해 추진하고 부정적인 미래예측은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의 궤도를 수정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예측서는 항상 옳거나 틀리는 것이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나왔던 미래예측서 [클릭, 미래속으로]이후 가장 재미있게 읽은 미래예측서다. 마치 공상과학영화를 보듯 눈에 보일듯 재미있게 설명하는 저자의 위트가 돋보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사업 아이디어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다양한 직업군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만큼 자신의 업무의 미래를 이 책에서 찾고자 한다면 그 재미와 효용성은 배가 되지 않을까? 현실성 있는 미래의 이야기속에 나의 이야기가 숨어 있었고, 부자되는 법이 숨어 있었다. 무려 450여 페이지가 되는 이 책 쉬이 읽힌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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