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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 - 가장 똑똑하고 글로벌한 넷세대의 현주소!
시대를 아울러 젊은 세대Young Generation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우려는 늘 한결같다. 걱정되고, 그들에게 미래를 맡기기가 두렵다는 것이다. 기원전 2000년도에 수메르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이는 성형문자 판에는 “우리 젊은 세대들이 음지에서 하는 행동을 그냥 내버려둘 경우 우리 문화의 운명은 다할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고 하니, 젊은 세대에 대한 걱정은 인류가 생긴 이래 계속된 듯하다.
오늘의 기성세대 역시 그 걱정을 피할 수 없다. 기성 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 때보다 더 멍청해 보이고, 컴퓨터와 인터넷에 중독되어 사교는 물론 운동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염려한다. 그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는 듯 하고, 수많은 지적재산권을 아무렇지 않은 듯 다운로드하는 절도범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악플 등을 달며 친구들을 괴롭히고, 폭력성 게임에 빠져 폭력적이다. 또한 그들은 나 밖에 모르고, 노동 윤리조차 없으며 남에게 배풀 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IT 혁명이 불기 시작한 10년 전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이란 책을 써서 화제를 모았던 저자 돈 탭스콧은 이러한 기성세대들의 걱정에 “당신들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두려운 것이다.”고 주장한다. 그는 N세대(Net Generation - 이하 ‘넷세대’라 부른다)는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라고 말하며, 기성세대는 앞으로 넷세대들에게서 배워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위키노믹스>를 비롯해 <패러다임 시프트>,<디지털 캐피털>,<디디털 경제>등의 인터넷 경제 관련 베스트셀러를 쏟아낸 바 있는 돈 탭스콧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츠와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에릭 슈미츠는 “넷세대들이 가장 멍청한 세대입니까?”라는 저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넷세대는 가장 멍청한 아니라 가장 똑똑한 세대입니다. 그들은 더 빠르고, 더 국제적이고, 더 똑똑하고, 더 좋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태어나자마자 휴대폰, 메신저,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는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가장 많이 연결되어 있는 세대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상대방을 더 깊이 배려할 줄 압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을 책에 인용해서 써도 좋습니다!”
저자는 넷세대 출현의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리게는 11살에서 많게는 31살이 된 그들을 다시 살펴 봐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이들을 집중 조사해 책으로 폈다. 제목은 <디지털 네이티브>, 원제목은 Grown Up Digital: How the Net Generation is Changing Your World으로 원서는 2008년 3월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현재를 만들어가고 있는 넷세대를 이해하는 데에는 더없이 유용한 책이다. 저자는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을 펴낸 이후 계속해서 그들을 관찰해 왔고, 이번 책을 펴면서는 2007년부터 세계 12개 국가의 16세~29세까지의 넷세대 5,935명을 인터뷰 했고, 아울러 미국과 캐나다의 30~41세 나이의 X세대와 42~61세까지의 베이비 붐 세대에 대한 표본 조사도 실시한 결과이기 때문에 객관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넷세대가 진정 누구이며, 우리가 소속한 조직과 사회를 더 낫게 변화시기키 위해서 그들에게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로 두었다. 나아가 넷세대를 이해하게 되면 미래를 이해하게 될 것이고, 오늘날 우리의 조직과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전체적인 전개는 ‘기성세대들의 오해를 깨부순다’는 형식이다. 기성세대들이 넷세대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주로 무엇인지 밝히고, 그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며 멀리서 바라본 제 3자의 시선이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원인은 ‘기성세대들이 자신들보다 더 똑똑한 넷세대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논지를 펴 나갔다. 책의 구성은 넷세대의 전부를 보여주는 듯하다.
넷세대들은 누구인가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밝혀내고, 넷세대들이 학습자로서, 근로자로서, 소비자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그들이 바라는 바를 제시해 주었다. 또한 새로운 가족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넷세대와 민주주의에 참여하는 넷세대의 현주소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미래를 담당할 넷세대들의 역할과 이를 보조하기 위해 기성세대들이 공감하고 함께 해야 할 바도 밝혔다.
우선 저자는 부모 세대와 구분되는 넷세대의 대표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은 8가지라고 밝혔다.
“첫째, 그들은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중시한다. 둘째, 물건을 자신의 개성에 맞고 고쳐서 쓰는 걸 원한다. 셋째, 천부적으로 협업에 뛰어나다. 넷째, 강의가 아니라 대화를 즐긴다. 다섯째, 여러분(기성세대)과 여러분 조직을 철저히 조사한다. 여섯째, 성실성을 중시한다. 일곱째, 학교와 직장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기를 바란다. 여덟째, 그들에게 속도(스피드)는 일상적인 것이다. 혁신도 생활의 일부이다.” (34 쪽)
그리고 기성세대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넷세대들의 컴퓨터와 인터넷 중독에 대해 기성세대들 역시 밤을 세워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으며 일주일에 평균 22시간 TV에 빠져 살았던 세대들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넷세대의 차이는 단 하나 넷세대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TV를 볼 때도 TV를 배경음악처럼 생각하고, TV를 켜 놓은 채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고,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대화를 할 뿐이라고 했다.
또한 한군데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는 이른바 ‘멀티태스킹’ 역시 집중력 저하와 몰입을 해치는 행위라는 기성세대의 우려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들이 펼치는 ‘멀티태스킹’은 ‘디지털 몰입’이라면 넷세대의 뇌는 네트워크화 된 세상에 맞게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이 또한 기성세대의 ‘기우’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저자는 기성세대들은 일주일 평균 22.4 시간 ‘수동적인 시청자’였지만, 넷세대들이 온라인에 머물고 있는 시간은 그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들은 능동적인 활동가이며, 협력자이며, 조직가이며, 독자이며, 작가이며, 감정사이며 심지어 비디오 게임의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전략가이다. 그들은 단순히 관찰만 하지 않는다. 그들은 참여한다. 묻고, 토론하고, 주장하고, 놀고, 쇼핑하고, 비판하고, 조사하고, 조소하고, 몽상하고, 모색하고, 정보를 준다.” (62 쪽)
이 말에 ‘컴퓨터는 사실 우리로부터 시작된 것이다’라고 말하는 X세대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은 온라인 상에서 인터랙티브 즉,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진 웹 2.0 시대의 수혜자는 넷세대들이다. 초기의 인터넷 웹 1.0은 TV와 큰 차이가 없었다. 저자는 넷세대는 여러 가지로 TV세대의 안티테제라며 특히 인터랙티브 미디어로의 전환은 넷세대에게 심오한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기성세대와 구분되는 가장 큰 핵심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이토록 ‘정신사나운 존재’인 넷세대들에게 주목하고 연구해야 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그들은 소비자로서 시장과 마케팅 방법을 바꿔 놓고 있다. 그들은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된 특성을 요구하고, 또한 기업들이 풍부한 경험을 창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적극적인 참여자이다.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와 제품과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프로슈머’라는 생각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프로슈머로서의 넷세대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차별성이 없거나 형편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퇴장을 하도록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요구하는 바는 명백하고 까다롭다. 그래서 기업들은 현재 R&D에서부터 소비자 지원에 이르기까지 프로슈머들와 함께 하며 이들로부터 배우면서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의 주장은 강하다. 넷세대를 제대로 읽는 기업, 사회, 정부가 미래를 동참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성세대들의 관념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항들 역시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 낸 일종의 ‘사회적 진화’라고 봐야 한다면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에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들이 그들의 환경을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배우려고 한다면 사회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의 비약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기성세대의 이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말콤 글래드웰가 말한 아웃라이어 즉, 노력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천재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사회와 조직의 환경적 도움이 필수인 것처럼 넷세대들 역시 기성세대의 환경적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넷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20세기의 교육체제와 근무환경에 어울리지 않는다. 기성세대와 넷세대가 만드는 불협화음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의 상충이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기업이 소비자로서의 넷세대를 인정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바대로 변화하고 있듯이 교육과 기업의 근로조건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넷세대들이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시민 활동과 정치활동에 마음껏 참여하고 발언할 수 있도록 제도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각 분야에 대해 기성세대와 넷세대에게 전하는 저자의 조언은 새겨서 읽을 만 했다.
넷세대, 인재 2.0 : 경영자들에게 필요한 7가지 지침
저자가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히는 일련의 활동은 나중에 있을 사생활 문제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는 점, 그리고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디지털 몰입이 넷세대의 뇌에 미칠 영향등 넷세대들에 대해 갖는 걱정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넷세대를 보는 저자의 시선은 기성세대가 보기에 불편할 만큼 편향적이라고 할 만큼 우호적이다. 하지만 넷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자, 디지털 환경에서의 비즈니스에 대해 연구를 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두 수 정도는 접어주고 들어야 600 여 페이지의 다소 많은 분량을 막힘없이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다.
많은 부분을 넷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언급들이어서 내용 역시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많은 사례를 동원하는데 있어 디지털 강국인 한국을 제외했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인류의 첫 번째 글로벌 세대이자 가장 똑똑한 세대인 넷세대가 이제 막 본격적인 참여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지금도 혼란하고 말썽스러운 이 세대들의 활약은 이제부터인 셈이다. 미래를 이끌어갈 넷세대와 동참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나아가 이들이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환경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이 갖는 의의는 오늘날의 넷세대의 현주소를 재확인하는데 있다. 이 책을 통해 온라인 누리꾼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네티즌의 활동이 결코 외국에 비해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프로슈머로서의 역할과 온라인상의 정치참여는 많은 발전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네티즌이라면 한 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교육공무원과 기업인, 그리고 정치인들에게는 넷세대를 좀 더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싱그러운 새 봄, 직장인이 3월에 꼭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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