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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웹 2.0에 대비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둬야 할 트렌드보고서!
1990년대 한국에 일본대중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규형이다. 고등학교 시절 MBC 장학퀴즈 기장원을 할 만큼 뛰어나고 명석한 이 사내는 내재된 끼를 주체할 수 없어 꽤 많은 소설과 영화 심지어 만화책까지 펴내면서 한동안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탔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훌쩍 일본을 떠났다. 막 해외여행이 자율화된 때이고,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이라 그가 현해탄을 넘어 전하는 '신문명'과 같은 일본소식은 국내에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은 이를 두고 친일이냐, 지일이냐 갑논을박 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매국노라는 평가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탁월한 경제 감각과 뛰어난 트렌드 캐치능력 게다가 맛깔 나는 글 솜씨를 자랑하며 그가 펴내는 ‘일본을 읽으면~’을 제목으 로한 일련의 책들은 서점에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일본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광고시장 심지어 일본에서 뜨는 아르바이트 100선 까지 그가 다루는 소재들은 다양했는데, 그 중에서 소위 대박을 친 책은 IMF 직후에 펴낸 책 ‘일본을 읽으면 불황이 보인다’였다. 한국에서 전해지면 돈이 될 만한 꺼리들을 소개하는 책이었는데,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업종의 노점상들이 존재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책이 흥행을 하면서 소자본 창업을 위한 ‘일본 창업 여행’이 생겨나기도 했고,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도 본격화되었다. 그가 만든 일본전문 포털 ‘tomatolee.com‘은 한 때 수백만 방문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규형의 이러한 행보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늘 새로운 것,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것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또한 마냥 새롭고 신기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정과 미래에 어울리는 것, 실현가능한 것들을 엄선해서 ‘이런 것도 있더라’라고 소개한다는 것이다. 저 혼자 알고 지내면 개인적으로는 더 이득이 있을텐데, 이를 굳이 책으로까지 내면서(물론 인세라는 피드백이 있겠지만)까지 알리려고 하는 것은 깊은 저변에 ‘이타심’이 없어서는 못할 일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점에서는 개척자요, 먼저 신 세상을 보며 깨친다는 점에서는 선각자요, 선지자가 된다. 그리고 되도록 모두에게 알리려고 한 점에서는 훌륭한 전달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그 당시에 그의 존재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다.
최근에 그런 사람을 한 명 더 발견했다. 바로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하이컨셉hiconcep으로 잘 알려진 정지훈이다. 의대를 나와 의공학 박사이면서 컴퓨터공학과 IT분야에 관심이 많아 의료와 IT 융합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블로그에서는 IT를 비롯해 경제, 경영, 마케팅, 의학, 미디어, 출판에 이르는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래 전망에 대한 정보 전파자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파워블로거(http://hightouch.kr)다. 그가 인터넷과 웹 2.0 환경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가? 하는 화두에 대한 답으로 ‘휴먼에너지’ 즉 소셜 파워를 내세워 책을 펴냈다. 제목은 <제4의 불>(열음사)이다.
책을 펼치면서 우선 제목이 궁금해졌다. ‘제4의 불’이 도대체 뭘까?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때 문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것은 ‘불’이라고 저자는 생각했다. 그래서 말 그대로 순수한 불(화산의 불똥이 되었든, 낙뇌가 되었든,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속 불이든)이 제1의 불이고, 전기가 제2의 불, 그리고 제3의 불은 원자력으로 보았다. 그리고 저자는 오늘날 새로운 문명을 이끌어 갈 제4의 불로 인간의 ‘휴먼 에너지’로 보았다. 저자는 웹 2.0 등의 도래로 데이터 중심의 네트워크였던 인터넷이 인간 중심의 네트워크로 진화하면서 예전과는 전혀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관찰했다.
특히 이미 2-3년 전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소셜 웹Social Web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제4의 불이 시작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소셜 웹을 통한 정보수집으로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생생한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오늘날 시대적 요구가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급변하는 오늘날 트렌드를 파악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두 가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우선 외국번역서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실정에 가장 적합한 IT관련 트렌드 관련서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 책 자체가 ‘휴먼 에너지의 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 나온 대부분의 책(번역서)들이 수십 명이 달라붙어 신문, 잡지, TV, 인터넷 등 온오프라인의 수많은 정보원을 통해 정보를 취합해 트렌드를 살펴봤다면, 이 책은 대부분 저자가 가지고 있는 소셜 파워Social Power로부터 정보들을 수집했다는 점이다(더군다나 공저가 아닌 혼자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올리는 수십 개의 트렌드 관련 포스트를 올리는 그가 혼자서 책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더욱이 그가 말하는 이미 지구 반대편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일들이 아직 우리에겐 없기에 ‘미래의 트렌드’로 불릴만 하고, 곧 당면할 현실들이어서 독자들에게는 ‘곧 다가올 미래의 지도’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단언컨데 그의 블로그는 좀처럼 얻기 힘든 트렌드 소스 덩어리다.
저자는 미래시대를 열어갈 키워드로 롱테일, 오픈소스, 참여와 공유, 실시간 웹, 소셜 웹 이렇게 다섯 가지를 꼽았다.
롱테일
- 아마존과 구글 같은 웹 2.0 플랫폼 기업들이 무수히 작고 많은 전문화 회사들에게 오픈소스를 통해 자양분을 공급하면서 이들과 같이 커나가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으며, 작은 시장들로 하여금 롱테일 경제와 소비자가 곧 생산자의 역할을 하는 프로슈머 경제를 일으켜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되고 있다.
오픈소스- 리눅스와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오픈소스는 IT업계의 커다란 트렌드가 되었다. 기업 기밀을 오픈시켜 모두가 접근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훨씬 더 큰 에너지와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증거적 사례들이 많다. 회사의 지적재산이 공유 문화를 만난다면 이를 통한 집단 지성의 힘은 엄청난게 강력해진다.
참여와 공유-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인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을 극복하게 한 것은 미국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또한 생존자들의 정보를 하나로 결집시킨 카트리나리스트 와 피플파인더 역시 데이비드 게일후프를 필두로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공유로 단 이틀만에 100만 건 이상의 검색을 수행하면서 통신이 끊긴 실종자들의 소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도노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는 바로 휴먼 파워들의 참여와 공유에 있다.
실시간 웹 -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 시대는 지났다. 실시간으로 검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실시간 웹이다. 이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트위터(혹은 미투데이)다. 트위터의 실시간 정보성을 바탕으로 한 검색은 쌍방향의 특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관심 많은 정보가 어떤 것들인지 쉽게 찾아주고 있다. 이러한 실시간 변화에 잘 대응하는 광고와 비즈니스 마케팅, 영업등이 인기를 끌 것이다.
소셜 웹 - 웹 2.0의 핵심은 사람이다. 웹 2.0시대가 되면서 가장 중요한 사회 문화의 변화 코드는 바로 ‘지식에 대한 필요성’에서 ‘공유에 대한 필요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올린 블로그의 포스트나 위키나 플리커, 유튜브 등에 올린 파일로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피드백한다. 새로운 것으로 재생산하는가 하면, 대화하고, 공유하며 지식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다. 소셜 미디어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 방향은 결국 사람이 곧 플랫폼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소셜 웹은 인터넷 공간의 또 다른 자아로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 소셜 웹이 힘을 합쳐 클라우드소싱 등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응용 플랫폼을 양산해내고 있고, 이는 더욱 발전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패러다임들이 가까운 미래에 바뀔 것이고, 지금도 서서히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대량화를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과 롱테일이라는다양한 수요에 입각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이러한 탈대량화는 프로페셔널리즘의 붕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은 시공간적 제약의 약화를 불러와 어느 한 곳으로만 집중되었던 힘을 분산시킨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덩치만 크고 조직의 변화 적응력 부족으로 무너지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해지고 상호관계를 이루는 네트워크형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아이폰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마트 폰 열풍이 한낱 ‘첨단제품의 등장’ 때문이 아님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장난감이 가득한 앱스토어의 플랫폼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와 소셜 파워의 발원지이며, 다가올 미래의 차세대 인터넷임을 이야기해 준다. 이 책이 인상적인 부분은 ‘IT 업계의 트렌드 현황’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업계와 업종에서 ‘블루오션의 사업꺼리’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IT 트렌드를 바라봤다는 점이다.
<제4의 불>을 읽으면 기업의 비즈니스 마케팅이 어설픈 블로그 마케팅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미용실, 음식점 심지어 노점상등 전통적인 업계의 미래는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그들만의 리그’만으로도 충분한 인맥으로 통하던 세계가 앞으로는 업종과 학력을 막론하고 ‘다다익선‘의 ’소셜 네트워킹‘이 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스마트 폰을 사야할지 고민하고 있는가? 140 글자를 구겨 넣는 트위터가 뭐가 그리 대수냐 비웃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바꾸자. IT 혁명 이후 10년의 변화보다 훨씬 큰 변화가 향후 1-2년 사이에 찾아올 것이다. 나이와 직종을 막론하고 변화되는 시대와 어깨를 함께 하고 싶다면 꼭 읽어둬야 할 책이다.
2010년 2월 25일, 반디북 [오늘의 책]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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