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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2024년까지 대공황 못지않은 긴 경제빙하기가 올 것이다!
“아시아인 다섯 명과 미국인 한 명이 조난을 당해 무인도에 갇히게 되었다. 아시아인들은 열심히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아 생활을 하고 식사 준비도 도맡아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미국인은 가만히 앉아 그들이 해주는 음식을 먹었다. 미국인은 다 먹은 후에는 달러라는 '휴지조각'으로 음식 값을 지급하고 부른 배를 쥐고 사라졌고, 아시아인은 미국인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어야 했다.”
이 불편한 농담은 투자전략회사 유로퍼시픽캐피털의 대표인 피터 시프Peter D. Schiff가 <미래경제의 몰락에서 이익을 올리는 방법>에서 현 세계경제를 비유해 한 글이다. 시프는 책에서 이렇게 물었다 "그 미국인이 없었다면, 과연 아시아인 다섯 명의 생활이 더 어려웠을까?"
몇 해 전 인기를 끌었던 <화폐전쟁>은 화폐의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현재 미국이 만들어내는 달러의 유통구조를 파헤쳐 '불안한 달러'를 역설한 바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화폐의 메커니즘을 통해 화폐를 지배하려는 상업은행의 권모와 술수가 곧 중세 이후의 역사라는 것을 밝히고 그 배후에는 로스차일드가를 비롯한 세계 금융을 쥐락펴락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세계 제일의 갑부는 빌 게이츠가 아닌 로스차일드 일가이고, 달러를 만들어내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사실 민간 중앙은행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대통령의 피살 비율은 미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일선부대의 사망률보다 높은데 대통령들이 피살된 이유는 달러의 발행권을 되찾으려는 이들의 시도가 세계 금융세력에게 들통나 축출되었다고 말했다.
그 밖에 부동산 대출이 빠르게 증가할수록 당신 손에 든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채무의 화폐화와 부분준비금 제도가 왜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는가? 누가 황금을 ‘요괴시‘하는가? 왜 황금이 진정한 ‘화폐의 제왕’인가? 등의 의문에 대해서 답을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누가 금융 파생상품 시장에서 매점매석을 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답을 하면서 곧 현실로 들어날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다는 점이다.
<화폐전쟁>의 전체적인 내용은 그것을 수용하는 독자 대상마다 의견을 달리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G2라 불릴 만큼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에서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기능은 한없이 무력하고, 화폐로서 순기능을 발휘하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정부’에 의해 철저하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기축통화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중국내의 주장에 힘을 보태주는 붐업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마디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안될 이유는 없자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당시 국내에서도 순식간에 경제경영부문에서 베스트셀러 부문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관심의 초점은 중국과는 약간 달랐다. 바로 지난 해 하반기에 전 세계에 불어 닥친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을 미리 경고했었다는 점이었다. 이 내용은 당시 금융위기의 원인과 파장에 대해 촉각을 기울였던 독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책 속에서 ‘금융위기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끝날 것인가’하는 이야기를 책에서 찾으려 노력했다.
또한 쑹홍빙이 <화폐전쟁>에 주장한 내용, 즉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갔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는 단지 중국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왜냐 하면 중국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에는 '달러'보다 불안하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보이지 않는 그림자 정부’로 표현되는 세계 금융세력의 영향력에 대해 우리는 중국인 저자로서 꺼낼 법한 이야기지만 음모론적 성격이 짙다고 판단했다.
이렇듯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최근의 출판계 경향을 단편적으로 놓고 볼 때 확실한 점은 미국의 경제서들은 "우리 달러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위안화에 먹힐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면, 중국의 경제서들은 "위안화가 달러와 한 번 맞장 뜰 만 하잖아?"하면서 자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이 달러냐, 위안화냐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이들을 지켜보는 우리가 확실하게 인식해야 하는 점은 한없이 체면이 구겨진 달러의 현실, 그리고 과연 앞으로도 달러가 기축통화로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렇지 않다면 포스트달러는 무엇일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베스트셀러 '화폐전쟁'의 저자이자 글로벌재정연구원장인 쑹훙빙(宋鸿兵·41)은 최근에 펴낸 책 <화폐전쟁2>에서 포스트달러로 2024년경 세계단일화폐가 탄생할 것이고 그 대상은 <금+탄소배출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제가 금권천하金權天下인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날이 갈수록 글로벌 영향력을 보유한 대국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신세대 전략 사상가들은 넓은 글로벌 차원의 시각과 깊고 원대한 이해력을 구비해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이고도 실질적인 국가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모든 전략의 전제 조건은 누구를 가장 중요한 전략적 상대로 확정짓느냐 하는 것이다. 상대가 없는 전략은 절대로 제대로 된 전략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중국 국가 전략의 주춧돌을 정확하게 놓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 세력의 역사적 연원과 인맥관계를 전면적으로 철저하게 이해해야 한다.” 서문 15쪽
저자 쑹홍빙은 <화폐전쟁2>에서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경제적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먼저 서방의 (경제)세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작이 화폐의 메커니즘을 통해 화폐를 지배하려는 상업은행의 권모와 술수가 곧 중세 이후의 역사라는 것을 밝히고 그 배후에는 로스차일드가를 비롯한 세계 금융을 쥐락펴락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밝혀냈다면, 이번에는 전작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들을 소개했다. 바로 중국경제학계가 발견하지 못한 맹점 즉, 세계 17개국의 주요 금융 패밀리간의 인맥관계와 그들이 일으킨 각국의 전쟁, 혁명, 정변, 위기간의 연동관계를 밝혀냈다.
이 책을 두고 저자는 ‘한마디로 세계를 지배하는 ’국제 은행 가문 클럽‘의 신비한 베일을 최초로 벗긴 책’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저자가 국제 금융 인맥 네트워크를 상세하게 밝히는 데 집착한 이유는 그들이 세계에 빈번하게 출현하는 금융 위기, 전쟁과 무력 충돌, 혁명이나 쿠데타, 종교 이슈, 글로벌 의제, 지역 정치, 대국들의 관계 등과 밀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한편 루스벨트는 “어떤 중대한 역사적 사건이든 우연은 없다. 모두 세심하게 계획된 것일 뿐”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저자는 이 같은 사건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익’이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며, 지난 2008년 일어난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는 역사상의 다른 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의 본성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비극이다. 금융위기는 욕망과 두려움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또 이번 금융 위기에서도 인성의 약점을 불 보듯 뻔하게 꿰뚫고, 이를 이용해 큰 성과를 수확한 초특급 승자들이 어김없이 존재했다.” 본문 507쪽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제 9장(금융 쓰나미 이후)과 제 10장(미래로 돌아가다)이다. 제 9장에서 쑹홍빙은 경제 엔지니어이자 ‘그린스펀 모델’을 만들어낼 만큼 경제학 분석에 있어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앨런 그린스펀에 주목한다. 저자는 그가 FRB 의장으로 있으면서 왜 자신이 평소에 일관되게 주장하던 정책과는 전혀 반대된 화폐정책으로 달러화의 남발을 불러 결국 오늘날의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한 주범으로 몰렸는가에 의문을 던졌다. 다시 말해 그린스펀은 왜 자신의 가치관과 완전히 반대되는 화폐정책을 실행을 옮겼으며, 그의 주장처럼 정말 경제 위기를 예감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었다.
저자는 그린스펀의 인생과 경제이념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해 준 에인 랜드의 책<아틀라스>에 깊이 심취했고, <경제 자유를 논함>을 쓴 내용 등을 들어 그가 의도적으로 달러화의 약세와 신용 하락을 조작하고 달러화의 생존 토대를 무너뜨렸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 이유는 이 시기의 ‘달러화의 붕괴’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붕괴가 아닌 세계에 대한 미국의 달러화 채무의 짐을 덜어내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에도 저자는 권말에 예의 자신만의 주장을 펼쳤다. 미국의 소비시장은 2009년을 끝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 전성기가 막을 내리고 급격한 침체 주기로 접어들고, 이 소비 침체는 2024년까지 이어져서 앞으로의 14년은 1930년대의 대공황 못지않은 긴 ‘빙하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빙하기가 끝나는 2024년은 ‘금+이산화탄소 배출권’의 세계 단일 화폐가 출범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의 최대 수혜자는 서구 선진국인 반면 개도국을 비롯한 중국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주장하고자 한 바는 ‘현재의 중국은 세계적인 파워 그룹과의 이익 다툼에서 결코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세계 단일 화폐를 향한 서구 선진국들의 은밀하고 전진적인 행보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휴지조각이 된 달러만 한가득 품고 있는 중국의 미래를 만날지도 모른다고 쑹홍빙은 엄중히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글로벌 정책입안자들은 그리스의 재정위기와 위험에 처한 유로화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긴급 구제금융 패키지를 내놓았다. 뉴욕발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발(發) 금융위기로 전 세계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는 지금, <화폐전쟁2>를 대하는 기분은 남다르다. 정작 달러의 위기로 시작된 유럽의 위기를 잠재우는 역할 역시 달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소에 언론을 통해 ‘진실한 정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진실’을 표방한 왜곡된 정보가 아니라고 과연 단언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봐야 세계의 참 모습을 볼 것인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얻고 이익을 보는 세력은 누구일까? 이번 위기는 어떤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언론의 뉴스 보다 더 가까운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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