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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제마인드

넥스트 아시아 - 세계가 살 길은 미국은 저축을, 중국은 소비를 더 하는 것!

by Richboy 2010. 6. 1.

 

 

 

 

 

 

 

 

세계가 살 길은 미국은 저축을, 중국은 소비를 더 하는 것!

 

  “활기 넘치는 요즘 금융 시장은 부인하지만, 나는 2010년 중 세계에 이중침체(더블 딥)가 올 확률이 40%라고 본다.”(533쪽)

모간 스탠리의 아시아 회장인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는 말했다. 그는 ‘W자형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더블 딥(Double-Dip)’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장본인이자 월가의 대표적인 중국통이자 비관론자로 손꼽히며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신용에 기반한 미국의 과잉 소비와 아시아 경제의 과도한 수출 의존도에서 야기된 ‘글로벌 불균형’이 결국 자본시장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논리로 세계 금융위기를 예견한 바 있어 지금 세계는 그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다.

 

  스티븐 로치는 책 <넥스트 아시아on the Next Asia>에서 2008~09년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는 아시아 경제개발 모델의 기본 구조를 수정하라는 강력한 신호라며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아시아가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간소비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내일의 아시아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초점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질적 경제성장이란 균형 개선, 안정성, 조화, 지속성, 통합이 될 것이고, 이 과정을 거쳐 내일의 아시아는 오늘보다 소비 촉진, 경량화, 녹색 성장의 길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부제는  ‘새로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향한 기회와 도전’이다.

 

 

 

 

  책 ‘넥스트 아시아’는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시끌벅적했던 지난 4 년간의 아시아를 살펴본 스티븐 로치의 아시아 경제 논평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각종 토론에서 발표한 원고와 세계 유수의 매체에 기고한 평론들을 주제별로 분류해서 일자별로 구성되었다. 정부와 경제기관, 그리고 민간은행 등을 향한 그의 거침없는 쓴 소리는 그가 과연 투자은행의 수장이던가 싶을 만큼 통쾌하기까지 하다. 다만 평론들이 시기적으로 순차적으로 배열되고, 주장 역시 일관되어 내용이 상당부분(정말 많이) 중복되고 있어 가독성을 해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들 수밖에 없는 건 스티븐 로치의 명쾌한 주장 때문이다. 그는 세계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글로벌 불균형을 바로 잡는 길’ 한 마디로, 미국이 저축을 늘리고 중국은 소비를 늘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위기에 빠진 세계), 세계화에서 아시아의 결정적 역할(세계화 논쟁), 중국 경제의 재조정(중국의 균형 회복), 통합과 경쟁을 위한 새로운 범아시아권 구조 형성(아시아의 과제), 최대 위험 요소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에 대한 논의(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위기에 빠진 세계

  스티븐 로치는 2008년 시작된 위기는 세계 경제의 균형 회복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일깨워주는 경종이었다며 균형 회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는 반면, 아시아는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려 이제까지의 불균형적 성장 모델을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해외 수요의 주요 원천인 미국 소비자들이 힘을 잃게 되었으므로, 아시아의 성장은 상당 기간 둔화될 것이고 V자형 회복보다는 L자형 회복에 가까울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또한 세계가 중앙은행 등 통화 당국의 의무 태만 때문에 무서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국가는 금융 시스템을 안정화하는데 집중하도록 정책 의무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화 논쟁

  최근 선진국과 신흥국들은 세계화 논쟁을 벌이면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19세기 초 데이비드 리카도가 말한 고전적인 비교우위 이론을 근거로 한 세계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구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오히려 고통과 압박을 주었다. 또한 서비스의 세계화가 가능해지면서 오랜 기간 세계화를 주도해온 부유한 선진국들도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거시적 긴장을 덜기 위해서 신흥국들도 소비를 해서 선진국에 시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 국수주의 조류가 강해지면서, 국가들이 세계화를 통한 공동의 이익보다는 자국의 이익에 주목할 것이다. 그래서 세계화가 무너지고 가까운 장래에 대안 미래인 현지화localization 즉, 지역화로 후퇴할 위험이 있다.

 

중국의 균형 회복

  2007년 초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이 ‘불균형, 불안정, 부조화, 지속성 부족’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의 수출과 설비투자를 합치면 중국 GDP의 거의 80%를 차지한다. 로치는 이렇게 공급에만 과도하게 치우쳐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중국은 수출과 설비투자에 의존하는 성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내수 중심의 성장 모델로 전환해서 경제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그는 중국이 결국 소비 부분을 성장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경제의 지형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보았다.

 

아시아의 과제

  아시아는 지난 10년 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경제성장을 이뤄 결과적으로 거품 붕괴 이후 아시아는 1990년대 말 보다 외부 수요에 훨씬 더 의존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민간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그만큼 국내 수요가 빈약했던 터라 외부에서 오는 충격이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저자는 아시아는 중국과 일본 등과의 거대한 지역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아시아의 전망은 밝아진다고 보았다. 또한 아시아 다른 다라들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경제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수출과 투자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 소비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는 한 아시아의 세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지금은 세계가 균형 회복에 매진할 절호의 시점이다. 미국은 10년 넘게 거품에 의지하면서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해 왔다. 지금까지 해 왔던 터무니없는 과소비로부터 벗어나 더 절제된 통화정책, 엄격한 규제 감독, 소비자와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 등이 현재 미국에게 요구된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더 이상 수출 중심 성장 모델로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민간 소비에 바탕을 두는 내수 모델로 바뀌어야 한다. 스티븐 로치는 세계가 다시 지속적인 성장 가도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미국은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여야 하며, 중국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미국이 저축을 늘리고 중국은 소비를 늘리는 일이다. 중국 정부는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게 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을 확충해야 한다. 위안화 절상은 글로벌 불균형 문제의 진정한 해법이 아니다. 중국이 소비를 늘리지 못할 경우 중국, 나아가 세계 경제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지난 달 30일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븐 로치는 중국의 나아갈 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노벨경제학자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가 "미국 정부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가로 지정하고 중국에 야구 배트를 휘둘러 위안화 절상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그는 이에 반대하며 "야구 배트는 크루그먼에게 휘둘러야 한다"고 맞받아친 적이 있는데 그에 대한 대답도 들어 있다.

 

  스티븐 로치의 주장은 한결 같다. 세계 경제의 주요한 불안 요인은 바로 글로벌 불균형 즉, 미국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의 큰 경상수지 흑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구조적으로 소비 지향적인 체질로 바꾸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중국은 사회 보장, 민간 연금, 의료 보험과 실업 보험 등 사회 안전망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제 회복은 각국 정부의 유례없이 강한 경기부양 정책과 재고 효과가 맞물린 일시적이고 경기주기적인 요인 때문’ 이라며 더블 딥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경계심을 놓지 않았다.

  지금 세계 경제는 병의 완치도 못한 마당에 재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치료와 더불어 체질을 개선하라는 스티븐 로치의 목소리는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보다 속시원하고 명쾌하게 답을 내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아시아의 내일을 고민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리뷰는 한겨레의 월간경제지 <이코노미 인사이트>의 6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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