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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오늘의 책이 담긴 책상자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베스트셀러 30년(한기호 저)

by Richboy 2011. 4. 20.

 

 

 

지난 30년 동안 탄생한 베스트셀러를 살펴보고, 베스트셀러를 낳은 당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1981년부터 2010년에 이르는 기간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책들을 소개하고 분석함으로써, 한국의 베스트셀러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의 기획, 집필, 편집, 제작, 홍보·마케팅 등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독자들의 지지와 사랑으로 마침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까지 베스트셀러에 대한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 세태와 시대정신을 담기 마련인 책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의 모습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또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법정, 신경숙, 이문열, 이외수, 이해인 등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책 출간에 얽힌 이야기도 이 책의 묘미다.


 

세계 책의 날, 책의 길을 묻다

매년 4월 23일은 유네스코(UNESCO)가 제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and copyright day)’이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축일과 세계적 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1616년 이 날 사망한 데서 유래한다. 유래에서부터 축제와 죽음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세계 책의 날은 오늘날 독서환경과 출판의 현주소를 반영한다. 해마다 베스트셀러는 어김없이 탄생하고 있고, 지금도 전국 서점과 도서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탐독하고 있다. 반면에 인터넷, 1인 미디어 등 매체의 발달 및 다변화로 상대적으로 독서 인구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전반적인 출간 종수 및 판매부수 역시 해가 다르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책은 지식·생각·감정을 전달하고 보존하는 수단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왔고, 앞으로도 그 지위를 쉽사리 다른 매체에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매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이내 그 지위를 잃고 말 것이라고 비관한다. 이처럼 책의 전망에 대해 희망과 절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책의 미래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위해서는 책의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책이 걸어온 길을 찬찬히 되짚어봄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길을 내다볼 수 있다.

《베스트셀러 30년》은 지난 30년 동안 책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본다. 수많은 책 중에서도 한국의 독자들이 가장 즐겨 읽은 책의 목록과 내용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책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인류 최고의 발명이라는 책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과 매력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책의 미래를 예측하고, 책이 미래에도 유력한 매체로 남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국 베스트셀러, 30년의 역사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서점은 1897년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었던 회동서관이다. 서점의 역사가 110여 년에 이르고 있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약 50년 전인 1962년이다. 하지만 이후 종로서적 등 대형서점 중 일부가 사라져, 현재까지 베스트셀러를 집계하고 있는 목록 중에서는 1981년에 개점한 교보문고의 것이 가장 오래되었다.

지난 2009년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목록 자료를 활용해 특별한 기획을 교보문고와 함께 구상하게 되었다. 교보문고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간 한국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문학팀의 제안으로 ‘베스트셀러 30년’을 네이버캐스트에 문학도서 위주로 연재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1981년부터 2010년까지 매해 종합 베스트셀러를 정리했고, 10년마다 단락을 구분해 시대의 흐름을 살폈다.
책은 시대를 반영한다. 책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베스트셀러는 사람들의 꿈과 욕망, 그리고 위안과 희망을 담은 결정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역사의 면면이 보인다.

◇ 민주화를 향한 뜨거운 여망 (1981~1989)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점으로 민주화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정권의 대대적인 탄압이 계속되면서 현실 극복 의지는 시나 소설 같은 문학을 통해 은유적으로 발현되었다.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대표적이었다. 한편으로는 고단한 마음을 위로하고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는 《홀로서기》로 서정윤이 스타 시인으로 떠올랐으며, 이해인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민들레의 영토》 등 서정시가 대유행했다.

◇ 경제의 흥망, 욕망의 성쇠 (1990~1999)
1990년대는 국가경제의 흥망에 따라 개개인의 욕망도 성취와 좌절을 겪어야 했다. 1990년대 초반 사람들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성공을 꿈꾸었지만, 후반에는 ‘IMF 경제환란’ 속에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오체 불만족》으로 한가닥 위안을 삼았다. 이 책들을 읽으며 사람들은 희망과 용기를 얻었고, 굳게 닫혀버린 마음을 조금씩 열어보기도 했다. PC통신에서 활동한 아마추어 작가 이우혁이 《퇴마록》으로 인기를 얻었고 명상서적 기획의 대명사 류시화가 등장했으며, 공지영 · 신경숙 · 은희경 등 여성 작가 트로이카가 맹위를 떨친 것도 바로 1990년대였다.
◇ 개인주의와 글로벌리즘의 확대 (2000~2010)
21세기는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이 부상했다. 한차례 국가적 위기를 넘긴 뒤, 사람들은 국가를 의지하지 말? 스스로 부를 쌓아야 함을 깨닫고 다시금 성공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연금술사》《시크릿》 등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힘으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으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속삭였다. 한편 지나친 개인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타인과의 소통과 화해를 역설한 《엄마를 부탁해》와 법정 스님의 저서들이 즐겨 읽히기도 했다. 또한 세계가 긴밀히 가까워지는 글로벌리즘의 진전으로 《해리포터》 시리즈, 《다 빈치 코드》 등 ‘지구촌 베스트셀러’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유난히 토익·토플 수험서 등 영어학습서가 베스트셀러에 대거 오른 것도 이 시기의 주된 특징 중에 하나다.

희망의 거울인가, 욕망의 그림자인가?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은 책의 긍정적인 기능을 충실히 해줌으로써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한편으로 베스트셀러는 사람들의 욕망 중에서도 어두운 부분을 자극하고 끄집어내는 책들이 적지 않다. 1989년 쾌락주의를 내세운 마광수 교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종합 5위에 오르고, 탤런트 서갑숙이 자신의 성과 사랑, 그리고 남성편력에 대해 숨김없이 털어놓은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는 80만 부 이상 팔리면서 1999년 최고 판매부수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제작들은 논쟁을 유발했고, 사회적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출간 초기, 파격적인 내용과 도발적인 문제 제기로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며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전략은 사람들의 욕망, 즉 엿보기 심리에 기생해 널리 성행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최근 각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상단을 점령한 신정아의 《4001》 역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공식을 충실히 따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30년》은 이처럼 베스트셀러가 시대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각 부의 끝에 배치된 ‘베스트셀러 스토리’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 법칙과 비밀을 전한다. 또 부록에서는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의 교보문고 연도별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볼 수 있다. 1위부터 20위까지 순위와 도서명, 저자명, 출판사명, 분야 등을 밝혀놓았다. 또한 이 책에 언급된 900종에 달하는 책이 망라된 찾아보기를 달아 독자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과제도 던졌다. 1981년 이전 출판의 면모를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전 베스트셀러 사료가 정리된다면 비로소 한국 베스트셀러의 역사는 온전해질 것이다. 좀 더 긴 관점에서 바라본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통해 책의 운명을 보다 정확하게 점칠 수 있게 된다. 베스트셀러는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과 부단히 교감하고 소통해온 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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