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하라》는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에 몸담은 시위대가 직접 쓴 책이다. 기존의 언론 권력에 기대지 않고,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방송하겠다고 나선 나꼼수의 ‘잡놈 마인드’와 참 닮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은 욕을 하진 않는다!) 우리의 촛불 시위가 특정 조직이나 지도부가 주도했던 운동이 아니었던 것처럼, 이들의 점령운동도 마찬가지이다. 99%의 대중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스스로 조율하여 합의를 이뤄나가면서 진화해나가는 운동이다.
이 책에는 운동을 만들어가는 바로 그 99%의 일부, 이름조차 드러내지 않은 시위자들이 쓴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구호를 외치는 책도, 운동의 의미를 분석하거나 가르치는 책도 아니다. 그들이 어째서 모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운동을 펼쳐 나갔는지, 직접 그들의 목소리로 담담히 이야기를 전할 뿐이다. 그들이 점령으로 외치는 구호는 1%를 겨누지만, 이 책으로 풀어낸 그들의 싸움 이야기는 우리 99%를 향한다. 그들이 겪었던 힘겨움을, 분노를, 환희를, 에너지를 함께 느껴보라고, 그리하여 함께 움직이자고!
-나꼼수 김용민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1%를 위한 자본주의를 점령하라!
자본주의 심장부를 점령한 시위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점령하라》는 월스트리트 점령운동(Occupy Wall Street)이 시작되고 처음 몇 달간 일어난 일을 ‘시위자’들이 ‘직접’ 기록한 책이다. 외부 지식인이 아니라, 시위에 몸담은 이들이 공동작업한 산물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그 자체로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이 가진 ‘99%의 정신’을 대변한다.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은 특정 단체나 지도부가 이끄는 시위가 아니라, 모여든 시민, 99% 대중이 만들어가는 운동이다. 책 속 사람들은 현실에서 그러했듯이, 연대하여 싸우고, 때로 방황하고 갈등하다가 다시 뭉쳐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시행착오와 비효율적인 과정을 겪어야 했지만, 그렇게 탄생한 소통과 의사결정 방식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등장했던 민주주의의 원형을 상기시킬 만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언론은 구호를 조명하고 지식인은 해석하고 비평할 뿐이지만, 시위자들의 존재, 그들의 목소리가 시위의 본질이다. 시위는 끝나도 시위자들은 남는다. 그들이 나서 99%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는 《점령하라》는 그들이 곧 우리임을, 그들의 싸움이 우리의 싸움임을 보여준다. 주택 대출에 등이 휘고, 아직 창창한 나이에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내몰리는 우리. 학자금 대출에 짓눌리고,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헤매는 우리. 이 책을 읽고 나면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그들이 바로 그런 우리라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2011년 9월 월스트리트 주코티 공원 점거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는 서울을 비롯한 세계 1,000여 개 도시에서 수많은 연대 점령운동을 일으키며 족쇄 풀린 글로벌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99%의 목소리를 전파했다.
99%로부터 터져 나온 저항의 목소리,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주코티 공원에서 밤을 새웠던 바로 그들의 목소리
“월스트리트 운동은 50년 전 민권운동 이래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진보운동,
우리는 이 역사적인 운동의 시작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었다”
9월 17일 시작된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에서는 가지각색의 다양한 구호가 쏟아져 나왔다.
“월스트리트는 우리의 거리다!”
“우리는 99%다!”
“우리도 구제금융이 필요하다!”
“부자에게 세금을!”
“학자금 대출 = 노예 계약서!”
시위대는 9월 17일부터 월스트리트의 주코티 공원을 점거하고 족쇄 풀린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99%의 목소리를 온 세계에 전파했다. 그리고 이 운동은 세계 각국, 1,0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저항과 연대의 정신을 표방하는 수많은 제2, 제3의 점령운동을 일으켰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점령운동(Occupy Wall Street)이 시작되고 처음 몇 달간 일어난 일을 시위자들이 직접 기록한 책이다. 외부 지식인이 아니라, 시위에 직접 몸담은 내부자들이 필진을 이루어 직접 썼다는 측면에서 ‘99%대 1%’라는 월가 시위의 기본 정신을 책으로서 구현해낸 셈이다.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에 대해 책을 쓰자는 아이디어는 월스트리트 60번지에 있는 아트리움에서 열린 교육 활동그룹 회의에서 처음 나왔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동작업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본질을 담고자, 점령운동에 참여한 다양한 사람들과 수십 차례가 넘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 책을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인사이드 스토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 그 밖에도 점령운동에 참여한 여러 사람이 월스트리트 60번지에서 열린 편집 회의에 참석하였고,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환영받았다. 이 책은 관찰자의 기록도, 지식인의 논평도 아닌, 바로 그들, 시위 현장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높였던 그들의 이야기다.
시작은 장난 같았던 애드버스터지(誌)의 성명서
“9월 17일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2011년 초부터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수많은 시민 봉기가 일어났다. 2010년 12월 17일에 시작된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를 필두로, 알제리, 레바논, 요르단,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이집트의 첫 거리시위는 1월 25일 조직되었고 1월 31일에는 2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을 가득 메웠다. 광장에는 1만 개가 넘는 텐트가 올라갔고, 나이, 사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행사가 벌어졌다. 월스트리트 점령운동도 2011년 이집트 시위에서 촉발되어 거의 모든 대륙에서 일어났던 전 지구적 저항 운동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전의 시위가 제3세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심장부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항운동이라는 데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은 농담 같은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7월 31일, 밴쿠버 소재 친환경, 반소비 잡지인 애드버스터(Adbusters)가 “9월 17일 맨해튼 남쪽에 벌떼처럼 모여서 텐트를 치고 평화의 바리케이드를 쳐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는 성명을 발표했고, 여기서부터 모든 행동이 시작되었다. 애드버스터는 월스트리트 점령이라는 운동의 이름을 지어주고 날짜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집트와 스페인에서 벌어진 시민운동의 예를 따르라고 조언해주었다. 하지만 그들의 참여는 거기까지였다. 9월 17일이 되었을 때, 월스트리트에는 거짓말처럼 수천 명의 사람이 모여들었고, 그중 약 300명의 사람이 주코티 공원에서 첫 밤을 보냈다.
그리고 억압받는 대중의 시위가 언제나 그러하듯이, 이들을 더욱 뜨겁게 타오르게 한 계기는 경찰의 무리하고도 폭력적인 진압이었다. 시위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9월 24일, 경찰이 시위대를 봉쇄하고 여성 시위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마구잡이로 뿌려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동영상은 전 세계로 일파만파 퍼져 나갔고, 경찰의 폭력성은 오히려 점령운동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였다. 이에 항의하는 10월 1일의 시위에서는 700여 명의 사람이 경찰에 연행되면서, 점령운동의 저항 정신에 불을 지폈다.
월스트리트에서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가 구현되다
수백에서 수천의 사람이 모이는 총회에서 구현되는 직접 민주주의!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은 특정 단체나 지도부가 이끄는 운동이 아니라, 모여든 시민, 말 그대로 99% 대중이 직접 만들어가는 운동이다. 따라서 그 과정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삐걱거리기도, 때로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탄생한 소통의 방식, 의사결정의 방식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등장했던 민주주의의 원형을 상기시킬만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 책은 점령운동 참가자들이 구현해낸 직접민주주의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내고 있다.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은 수백에서 수천까지, 수많은 사람이 모여 토론을 벌이는 총회에서 이루어진다. 마이크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들은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들은 말을 반복하여 외치는 ‘인간 마이크’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무척이나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이런 방식은 의외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기운을 전하는 기폭제의 역할을 한다. 누군가의 발언을 직접 자신의 입으로 되풀이해 말함으로써 그 메시지를 몸에 새기고, 또 몸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발언을 듣는 청중은 다양한 수신호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찬성과 반대의 의사, 거부와 지지의 표현, 회의 진행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의사 표시가 가지각색의 수신호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신의 신체, 자신의 노동력이 가진 것의 전부인 99% 대중이 그 신체를 통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고, 화합하고 연대하는 모습은 집단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신뢰를 되살아나게 한다.
총회는 합의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주코티 공원 동쪽에 있는 붉은 조각상 아래서 매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총회에 참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총회를 지배하는 연대의식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그리고 정치를 하는 새로운 방식을 꿈꾸게 된다.
그들의 모습은 우리의 저항과 닮았다
세계 곳곳에서 넘실대는 점령운동의 목소리
이 책의 원고가 완성된 2011년 12월, 시위대는 결국 주코티 공원에서 쫓겨나 해산된 상태였다. 그러나 점령운동을 계속해 나가려는 시도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시위대는 2012년 1월 10일 주코티 공원을 재점령하기에 이른다. 뉴욕 시민자유연맹과 전국법률인조합이 경찰의 공원 출입 통제가 법 위반이라는 항의서한을 보내면서, 결국 경찰은 공원에 설치했던 바리케이드를 전격 철거했다. 그와 함께 시위대는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 월가 점령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주코티 공원의 점거 여부가 아니다. 점령운동의 목소리는 이미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 전 세계 99%의 대중이 세계 곳곳을 점령하며 저항의 목소리를 높이도록 촉발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많은 도시, 스페인과 캐나다로 시위는 퍼져 나갔고, 10월 29일 총 행동의 날에는 세계 1,000여 개의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와 집회가 열렸다. 노엄 촘스키와 같은 지식인부터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가 지지와 연대를 선언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의 정신을 이어, 나름의 점령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을 설명하지 않는다. 왜 모였으며, 무엇을 요구하며,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책이 아니다.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모두에게 있으며, 각자의 대답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점령운동의 힘이 여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우리가 99%”라는 단 하나의 선언만이 있으므로, 99%를 이루는 각각의 수많은 요구, 서로 다른 이해를 다 담아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때에야 우리가 같아야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르므로 함께 나아가야만 한다는 것이 드러난다. 1%의 요구는 언제나 하나이므로, 그들은 뭉치려 애쓰지 않아도 같이 움직인다. 99%는 필연적으로 수많은 소수자의 모임이므로, 끊임없이 토론하고 논쟁하고 부딪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하지 않는 한 같이 움직일 수 없다. 이제야 우리는 단순하고 순진해빠진 점령운동의 선언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보고 있다. 주코티 공원에서 벌어졌던 하나의 실험은 수많은 ‘점령’의 구호를 낳았다. 사람들은 의회를 점령하고, 법원을 점령하고, 주택을 점령하며, 다르지만 같은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언론은 구호만을 조명하고, 지식인은 해석하고 비평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시위에 몸담은 사람들, 바로 시위자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위의 본질은 시위자들의 존재, 바로 그들의 목소리이다. 시위는 끝나도 시위자들은 남는다. 그들이 이제 직접 나서 그들의 시위를 이야기한다. 《점령하라》는 그들이 곧 우리임을, 그들의 싸움이 우리의 싸움임을 보여준다. 주택 대출에 등이 휘고, 아직 창창한 나이에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내몰리는 우리. 학자금 대출에 짓눌리고,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헤매는 우리. 이 책을 읽고 나면,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그들이 바로 그런 우리라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점령하라
'Book Some place.. > 오늘의 책이 담긴 책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위기와 금(마스다 에츠스케) (0) | 2012.03.02 |
---|---|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난문쾌답(오마에 겐이치) (0) | 2012.03.01 |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승려와 수수께끼 (0) | 2012.03.01 |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남자의 물건(김정운) (0) | 2012.03.01 |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아이디어의 미래(로런스 레식) (0) | 2012.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