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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제마인드

[책리뷰]메이커스Makers - 창조경제의 시대, 새 정부가 주목해야 할 세 권의 책

by Richboy 2013. 6. 28.

 

 

 

창조경제의 시대, 새 정부가 주목해야 할 세 권의 책

 

   21세기 들어 참여, 공유, 개방을 기본 개념으로 하는 웹Web 2.0 시대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기술의 발달을 매개로 한 시대의 변화는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도 예외 없는데, 새정부의 핵심국정 방향인 창조경제로 대변된다. "제조업 등 기존 산업과 IT·과학기술이 융합돼 일자리 창출과 성장으로 연결되는 경제"로 설명되는 창조경제는 세계적인 추세나 시대적 요구에 나름 시의적절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청년구직난과 창업활성화 측면에서 창조경제를 이끌 새 정부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공유경제’다. 온라인 기업 사업가 리사 갠스키는<메시 The Mesh>(21세기북스)에서 사업 기회가 판매와 소유가 아닌 공유 플랫폼에서도 가능하다며 ‘빌려주는 사업’, 메시 비즈니스가 미래 비즈니스의 거대한 기회라고 말했다. 신개념의 카쉐어 회사인 집카Zip Car, 웹과 우편을 이용한 대여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DVD 대여업체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린 넷플릭스Netflix 등이 대표적인 공유기업이라 할 수 있는데, 메시 비즈니스는 이전에는 없던 소셜 미디어, 인터넷, 무선 네트워크, 스마트폰의 확산이라는 인프라 바탕으로 사람, 기업, 조직, 제품 등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가능해진 사업 모델이다. 이러한 메시 비즈니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번창하는 기업을 만드는 플랫폼이 될 뿐만 아니라 일종의 재활용이어서 지구 환경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어서 사회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효과를 얻는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면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기업의 환경과 사회에 대한 활동은 고객들의 신뢰와 구매 결정에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메시 비즈니스의 미래는 밝다.

 

   두 번째는 ‘마이크로 비즈니스’다. 한편 가치혁신가이자 사업가인 크리스 길아보는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명진출판)에서 기존의 직업 개념에 구애받지 않고 작은 돈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이크로 비즈니스’를 제시했다. 마이크로 비즈니스는 기존의 ‘창업’과는 다른 것으로 적은 돈(단돈 100달러)으로 창업하지만 인터넷과 통신 수단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규모로 이루어지는 혁신적인 사업 형태다. 자신이 열정적으로 흥미를 갖는 활동이나 취미와 연관된 사업이므로 특별한 전문지식이 필요 없고, 100달러 이하의 소액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한 마이크로 비즈니스 역시 전통적인 창업 개념에 인터넷과 통신수단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세기의 창업방식이자 대한민국 N세대에 어울린다.

 

 

   창조경제가 주목해야 할 세 번째 키워드는 메이커maker 운동’이다. 베스트셀러 ‘롱테일 경제학’과 ‘프리코노믹스(공짜경제학)’의 저자이자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IT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오픈하드웨어 분야의 독보적 트렌드 세터로서 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해온 저자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이번에 메이커 운동에 주목했다. 책 <메이커스makers>(RHK)는 인터넷의 보급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의 전조와 향후 10년간 일어날 기술혁명의 미래를 말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했는데, 저자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개인의 맞춤형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누구나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된 메이커 운동이 향후 경제를 바꿔놓을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메이커 운동은 지역적으로 발명하고, 지구적으로 생산하여 개인 취향에 따라 규정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신세대 제조자들은 대량생산업체들이 선보이는 대중 취향의 획일적 기성품 대신에 대중과 다른 관심사, 열정, 필요를 가진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을 만들 것이다. (109쪽)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더 좁은 틈새시장에 집중해 더 많은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차별적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상품을 수천 개씩 생산하는 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생산자의 혁신이 모여 산업경제를 재창조할 것이다.(327쪽)“

 

   메이커, 즉 뭔가를 만드는 사람은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함께 한 직업군이다. 하지만 이번 세대의 메이커는 기술에 정통하고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췄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다르다. 디지털 도구들로는 3D 프린터를 비롯하여 사물 인터넷, CNC 머신, 레이저 커터, 3D 스캐너 등이 있는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다양한 신기술은 3D 프린팅 기술이다. 지난 5월,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라는 업체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실제로 격발이 가능한 리버레이터(Liberator)란 권총을 만들고 그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네덜란드 건축가들이 2014년까지 5미터짜리 대형 3D 프린터로 뫼비우스의 띠 모양을 할 2층짜리 프린터 건물을 찍어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저자는 본문에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일반인에게는 낯설기만 한 3D 프린팅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일상에서 부분적으로 상용화되고 있고 비즈니스로도 성공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단백질을 소재로 하면 인공장기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현재 불고 있는 메이커 운동은 한마디로 ‘제품 제작 및 유통의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는데, 특징은 크게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제품의 대량 생산에서 개인의 맞춤형 소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두 번째는 오픈소스를 통한 제품의 질이 향상되었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과 제품 디자인을 공유하고 공동작업해 제품의 질을 향상시켰다. 셋째는 기업에게만 개방되던 공장을 마우스 클릭 한 번과 신용카드 결제만으로 개인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공장부지 마련을 위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네 번째는 제품 제작 및 유통과정이 민주화 되었다. 거대자본이 없어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투자를 받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제작·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 제작 및 유통의 민주화를 촉진시켰다. 마지막으로 발명가가 곧 기업가인 시대가 되었다. 발명가가 단지 제품의 로열티만 받고 끝나던 과거와 달리 기업가가 되어 제품을 직접 만들고 수익으로 연결시키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현재 미국의 오바마 정부를 비롯해 각국에서 추진 중인 제조업 부활정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2012년 초, 메이커 운동의 잠재력을 인식한 오바마 행정부는 향후 4년간 미국 학교 1,000곳에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같은 디지털 제작도구를 갖춘 메이커스페이스를 만드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점은 요즘 한국사회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특히 본문에는 개인이 제품을 생산, 유통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1인 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 등이 대기업을 위협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사례들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 실업으로 고민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600만 생계형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들 역시 ‘디지털 도구를 이용한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를 대비해야 할 때임을 짐작하게 한다.

 

 


메이커스

저자
크리스 앤더슨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3-05-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DIY족이면서 동시에 제조 기업가이기도 한 새로운 혁신가, 메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46호) 전문가 리뷰에 실린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