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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오늘의 책이 담긴 책상자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반감고객들(최순화)

by Richboy 2014. 6. 5.

 

 

 

 

고객들이 열광하며 외치는 “Wow”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조용히 “Ouch”를 내뱉는 불만의 목소리를 놓치기 십상이다. 신제품 발표와 신규고객 확보라는 화려한 명제 아래,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에 빠진 채 ‘반감고객’이라는 시한폭탄을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와 같은 마케팅 불감, 불신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아는 만큼이나 ‘무엇을 싫어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부정적 감정이 긍정적 감정보다 더 빠르게 전파될 뿐 아니라 더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고객과의 관계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반감고객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더불어 이들 반감고객을 그 배경과 대처방식에 따라 구분해, 각 유형별로 부정적 감정을 경험할 때 어떤 행동방식을 보이는지, 그러한 반응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과연 기업은 이들 반감고객에 대해 각각 어떠한 대응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다양하고 풍성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 2007년 8월, 미국 버지니아 주 매나사 시에 있는 이동통신 및 케이블TV 서비스 업체 컴캐스트 지점이 발칵 뒤집혔다. 공군 간호사 출신의 75세 할머니 모나 쇼가 망치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더니 컴퓨터 모니터, 키보드, 전화기를 내려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경찰에 체포된 모나 쇼는 벌금 345달러와 집행유예 3개월을 선고받았다. 모나 쇼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당시 컴캐스트는 전화·케이블·인터넷 서비스를 통합한 ‘트리플 플레이’라는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고객몰이 중이었고 모나 쇼도 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런데 직원이 방문하기로 한 날 오지 않았고, 이틀 후에야 와서는 작업을 절반 정도만 하고는 가버린 것이다. 급기야 이틀 후에는 전화·케이블·인터넷 연결이 모두 끊겨버렸다. 남편과 함께 근처 컴캐스트 고객센터를 찾아간 모나 쇼는 서비스 직원에게 매니저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한 후 2시간을 꼬박 기다렸는데, 뒤늦게 다시 나타난 직원이 매니저는 이미 퇴근했으니 다음에 오라고 했다. 고객센터로 갈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크게 화가 났다기보다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상황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긴 시간을 기다리다 보니 분노가 점점 치밀었고 결국 폭발한 것이다…… (pp. 97~98)

* 2009년 6월 1일 새벽 4시,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이메일을 체크하던 팀버랜드 CEO 제프 스워츠는 엄청나게 많은 메일이 와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린피스를 지지하는 소비자들이 보낸 것이었다. 그들은 얼마 전 그린피스가 공개한 아마존 삼림을 훼손하는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인 《아마존 학살》을 보고 그린피스의 공격에 동조하기 위해 이메일을 작성한 것이었다. 보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브라질의 일부 축우 농가들이 불법적으로 개간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소를 키우고 있다. 둘째, 이 농장에서 키운 소의 가죽이 팀버랜드와 나이키, 클라크 등 가죽 신발을 대량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 제품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따라서 팀버랜드는 ‘아마존을 파괴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전파되었고, 보고서를 접한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훼손하고 지구온 난화를 가속화하는 기업이 제조한 신발은 사지 않겠다”라며 보고서에 언급된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이메일 폭격을 가한 것이다…… (pp. 195~196)

보이지 않는 고릴라, 반감고객
기업과 브랜드에 불만과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를 제외하고도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점차 높아져 그만큼 소비자를 만족시키기가 어려워진 탓도 있으며, 고객을 유혹하려는 기업의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지쳐 피로감과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또한 확고한 신념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절대 거래하지 말아야 할 기업이나 브랜드를 손꼽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감고객들’은 오늘날의 기업들에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고릴라’와 같은 존재이다. 유명한 심리실험에서 대다수 실험대상자들이 농구공만 쳐다보느라 고릴라 가면을 쓴 이의 등장을 알아차리지 못하듯, 많은 기업들이 자극적인 마케팅에 동조하고 즐거워하는 소비자들에게 주의력을 쏟느라 실망과 분노감을 쌓아가는 반감고객의 존재는 미처 인지하지 못하다가 위의 두 사례와 같이 직접적인 분노에 직면하고서야 응급처방에 나설 뿐이다. 하지만 이는 시한폭탄이 터지고 나서야 해체반을 투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미 1999년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 TARP는, 기업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1명의 고객 뒤에는 침묵을 지키는 25명의 불행한 고객이 존재하고, 이들 26명은 평균 10명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 이야기를 들은 260명은 각자 평균 5명에게 그 내용을 전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결국 1명의 불만표출 고객 뒤에는 무려 1,585명이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불쾌하고 불만족스러운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고객불만 빙산’으로 불리는 이 조사결과가 발표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어떠할까? 더욱이 소셜미디어 등의 발달로 물 밑의 빙산이 얼마나 거대할지는 이제 가늠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유형별로 다른 접근법이 요구되는 반감고객 관리
이 책은 ‘왜 소비하는가?’가 아닌 ‘왜 거부하는가?’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심리적 이유로 기업이나 브랜드에 반감을 갖게 된 많은 소비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마케팅 연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 책은 그동안 기업이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주변적으로 인식해온 분노하고 저항하는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과연 이들이 어떤 차원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부정적 감정을 품고 있는지(손실범위: 브랜드 vs. 마케팅), 그리고 부정적 감정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대처방식: 투쟁 vs. 도피)에 따라 4가지 행동유형, 즉 브랜드 보복형(Revenger), 브랜드 유기형(Abandoner), 마케팅 유격형(Guerilla), 마케팅 탈출형(Escaper)으로 반감고객을 구분하여 소개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판매와 시장점유율 등 기업의 경영성과에 즉각적 영향을 주는, 적극적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보복형 고객과 주로 맞서고 있을 뿐, 관계 개선을 체념하고 이미 떠났거나 이별을 준비하는 유기형 고객의 존재는 아예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소비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대량 마케팅 경쟁을 주도하는 기업이라면 일종의 사회적 현상으로서 부각되고 있는 유격형 반감고객과 마주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당장은 아닐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기업전략의 근본적 명분과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각종 마케팅 활동에서 오는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로 주류 시장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탈출형 반감고객 역시 소비사회가 발달할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각 유형의 반감고객들은 부정적 감정이 형성된 상황적 배경이 매우 다르고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서로 다르므로 그 접근법에서도 차별화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이 책은 각 유형별로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고객이 브랜드 적군으로 돌아서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지, 또 사회적 반감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브랜드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로서의 반감고객
이 책에서 밝히고 있듯이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뒤에는 실망, 수치심, 혐오, 분노 등 다양한 부정적 감정을 품은 수많은 소비자들이 존재한다. 소비자의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기업은 물론 언론, 정부 등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사회의 반감고객들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명백한 사실은 첨단 기능이나 프리미엄 서비스와 같은 전형적인 고객만족 요인만으로는 이들 반감고객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제품 결함이나 서비스 실수는 고객불만을 야기하는 표면적이고 부분적인 요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부정적 상황에서 형성되는 고객반감은 제품이나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반감의 형성 과정과 유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만 근본적인 예방, 효과적인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보다 성숙한 고객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는 “가장 불행한 고객이 가장 위대한 학습원천”이라고 했고, 시어도어 레빗 하버드 경영대 교수는 “기업에 문제가 생겼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 중 하나는 바로 고객불만이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책은 “충성고객과 마찬가지로 반감고객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반감고객들

저자
최순화 지음
출판사
삼성경제연구소 | 2014-05-3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고객들이 열광하며 외치는 “Wow”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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