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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트렌드(미래학)

[책리뷰]관찰의 힘 -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래를 보다

by Richboy 2014. 11. 4.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래를 보다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갑부중 5위를 기록한 잉바르 캄프라드(순자산이 429억달러-한화 약48조 원)는 43 개국에 338개의 매장과 15만 4천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스웨덴의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창업주다. 이케아가 현재의 성공을 구가하게 된 데에는 캄프라드의 남다른 사업수완과 함께 놀라운 관찰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있었다.

 

1970년대 작은 가구업체의 젊은 사장이었던 캄프라드는 어느날 거래처를 찾아가 필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탁자를 배치하고 사진을 찍은 뒤 이를 다시 포장하다가 탁자의 부피가 너무 커서 포장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그때, ‘탁자가 커서 힘들다면, 작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캄프라드의 머릿속을 번쩍 스쳤다. 유레카!

 

캄프라드는 즉석에서 탁자의 다리를 떼어냈다. 그러자 포장의 부피는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이거다!’ 캄프라드는 완성되지 않은 가구부품을 납작한 상자 안에 넣는 조립분해 방식을 도입해 ‘플랫팩 가구Flatpack Furniture’라 이름 짓고 이러한 방식을 이케아의 거의 모든 가구에 적용시켰다. 이케아의 플랫팩 방식은 포장의 부피만 줄여준 것이 아니라 큰 부피의 물건을 배송하며 생길 수밖에 없었던 파손 사고도 현격하게 줄여주었다. 그 뿐 아니라, 가구를 부분 포장해 부피를 줄이자, 고객들은 자동차를 직접 몰고 와 바로 가구를 싣고 가기 시작했다. 운송비와 조립비 부담이 없게 되자 이케아의 가구는 다른 업체보다 훨씬 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이케아의 가구들을 직접 조립하는 즐거움도 생겨나 이케아를 구입하는 또 다른 매력이 되었다. 이케아의 플랫팩 방식은 자국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을 장악하며 오늘날 전세계에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알리고 있다. 캄프라드의 뛰어난 관찰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이케아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화학자 스젠트 기요르기는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를 얻는데 관찰력을 연마하는 것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을 것이다. 생각의 첫걸음인 ‘관찰력’을 말한 책들을 소개한다.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찰은 수동적으로 보는 행위와 다르다.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하며,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만일 우리가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주시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가 없다. 그래서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이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셀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생각의 탄생> 중에서 

 

 

관찰의 힘

 

책 <관찰의 힘>의 저자 얀 칩체이스의 주요 업무는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중국 청두의 암거래 시장에서는 '19금 동영상‘의 판매과정을 관찰하고, 말레이시아의 어느 도시에서는 고리대금업자에게 직접 돈을 빌려도 본다. 전 세계의 도시와 시골에 도착하면 그 지역 사람들의 뒤를 좇으며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 동안 출퇴근길, 쇼핑, 데이트 등의 일상생활을 스토커처럼 관찰한다. 그리고 그가 관찰·해독·분석한 결과물에 세계 유수 대기업들은 아낌없이 거금을 낸다. 글로벌 혁신 컨설팅회사 프로그frog 디자인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저자는 이 같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드러나 있는 곳에 숨겨진(Hidden in plain Sight)' 것을 제대로 관찰하는 일이야말로 혁신의 단서가 있고,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승패가 갈린다고 말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관점을 바꿔야 할 70여 억 개의 이유가 존재하며 그 수는 지금도 계속 늘고 있다. 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쿄의 기차역, 베이루트의 커피숍, 카불에 사는 어느 교사의 아파트처럼 한정된 세부 사항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요즘은 인터넷과 첨단 물류 및 공급망 관리 시스템 덕분에 세계 각국의 모든 사람이 고객이 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 아까운 기회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청소년 시절 핸디캡의 상징인 ‘치아 교정기’는 유독 태국 방콕에 사는 10대 소녀들에게는 ‘부(富)의 상징‘으로 통한다. 치아교정의 불편함과 추함은 미래의 미(美)를 위해 소비된 '부(富)'에 의해 가려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방콕 노점상에는 단돈 39바트(약 1400원)이면 부착할 수 있는 '가짜 치아 교정기'까지 등장했다. 치아 교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쓸모없이 끼워진 철사로 인한 아픔을 견뎌내면서도 '가짜 치아 교정기'를 감내하는 그들의 심리는 뭘까(약간이라도 성형수술한 티가 나기를 원하고, 수술붕대를 감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요즘 현대인의 심리와 꽤 많이 닮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할까? 그 답을 찾는 것이 저자의 임무다.

 

인도의 타타그룹은 인도의 저소득층을 위해 단돈 2900달러 짜리 국민차 ‘타타 나노’를 출시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시도라며 세계 언론은 주목했지만 정작 자국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오히려 가격이 꽤 부담스럽지만 비싼 브랜드의 자동차를 샀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저자는 동전 한 닢이라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저소득층이야말로 가장 까다롭게 지출하는 소비자군이라고 분석한다. 빚을 질망정 편안함과 안전성이 보장된 고급승용차를 선택한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었다. 이들에겐 ‘싼 게 비지떡’같은 제품을 살 여력이 오히려 없었던 것이다.

한편 르완다 마을 여인들은 매일 조금씩 갹출한 돈을 모아 매주 한 명씩 침대 메트리스를 사는 ‘계(契)’가 유행이다. 겉보기엔 매트리스 구입 같지만, 그 깊은 이면에는 짚으로 된 형식적인 침대 대신 편안한 매트리스를 구입해 남편들이 일찍 집에 들어오게 하기 위한 투자였다. 메트리스 구입은 가족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투자였다.

 

“현상과 사물을 이해할 때 데이터가 측정하지 못하는 부분, 즉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창의성이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맥락을 찾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중요하다.”며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싶다면 현실세계에 직접 뛰어들어 사람들이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하는지 직접 관찰하고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 이상 해 보라고 말한다. 일독한다면 마지막장을 덮을 때 즈음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을 비틀어보는 저자의 시각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삼성SDS가 매월 발행하는 사보웹진 사람@꿈 11월호에 소개된 북칼럼입니다.

 

 


관찰의 힘

저자
얀 칩체이스, 사이먼 슈타인하트 지음
출판사
위너스북 | 2013-06-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가방, 길거리, 냉장고, 화장실 등에서 발견한 무한한 가능성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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