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 출판
- 비채
- 출판일
- 2021.05.10
"하다 하다 이제 티셔츠냐?" 이 책을 만날 때 저도 모르게 내뱉은 한마디였다.
#무라카미하루키 , 신드롬을 넘어 바라기 열풍으로 이어지는 현상 덕에 태어난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이 책 #무라카미T 는 한마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지고 있고, 입는 #티셔츠 들에 대한 단상들을 이미지와 함께 수록한 글모음'이다.
어느 잡지에 연재한 것을 모았다는 글을 얼핏 읽은 것 같은데, 게 뭐가 중하랴. 하루키가 입는 티셔츠라고 하지 않은가.
나는 하루키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려워서다. 그도 그럴 것이 1990년대 중반, 막 독서가 좋아질 무렵 용돈을 아끼고 아껴 화제가 된 하루키의 소설 < #댄스댄스댄스 >, < #바람의노래를들어라 >을 읽고, '이게 뭔 소리냐' 하며 나만 모르냐는 절망감과 그 돈으로 차라리 뻥튀기를 사 먹을걸하는 아쉬움에 허탈해한 이후, 애써 무시했던 작가다. 거대한 서사에 놀라 엄지척을 하고 난 #소설 < #사랑과환상의파시즘 >은 알고 보니 하루키가 아니라 ' #무라카미류 ' 였던 적도 있으니...난 하루키를 안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하루키가 쓴 소설과 #수필집 과, 그를 #필력 을 말하고, 소설 속에 넣은 #음악 들을 말하고, 심지어 그가 입고 갖고 있는 티셔츠를 말한 책들을 거의 가지고 있으니, 이 역시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의 책들 절반 정도는 읽었고, 나머지 절반은 언젠가 곧, 읽을 예정이다.
이 책 <무라카미 T>도 몇 해 전 출간되자마자 구입해, 비바람이 치던 지난 주말 침대 위에 쭈구려 앉아 몽땅 읽었다. 내용이라곤 별 게 아니다. 절반은 이미지, 절반은 글로 가득한 티셔츠에 대한 수다집. 티셔츠를 언제 왜 샀는지, 입었는지 지 얼마 줬는지 등이 난삽하게 적혀 있어 읽기에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그럼 난 이토록 투덜거리면서 그의 책들을 긁어모으는 걸까.
하루키가 가진 매력 때문이다.
그의 글은 나의 #상상 을 닮았다. 아니, #망상 이라고 해야겠다.
두서는 없지만 끊임없이 생각하던 스토리,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은 결말을 맺는...어느 한가한 날, 어떤 계기로 한동안 내 머리속을 떠오르던 스토리들을 그가 말하고 있어서다. 그의 글을 읽다가 보면 어데서 읽은 듯 #데자뷰 를 자주 경험하는데, 그 때문이 아닐까. 원래 데자뷰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만나는 내 기억일텐데, 그의 소설을 읽으면 당연히 데자부를 랑데뷰할테니, #랑데자뷰 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그의 소설은 허무맹랑한데 친숙하다. 실제로 그는 책 < #직업으로서의소설가 >에서 자신은 소설을 배운 적도, 써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오죽하면 영어로 쓰고 일어로 번역하며 글을 쓴 적도 있다고, 그래서 번역체라 불린다고도 하잖은가.
물론 30여년을 소설을 써서 먹고 살고, 책도 많이 팔았으니 재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자신을 평가하기도 했지만, #기승전결 은 고사하고 스토리보드도 없고, 플롯보드도 없고, 티핑포인트도 없는....의식의 흐름이 시키는대로 적어가는 한마디로 근본없이 쓴 소설이란 말인데....귀해서 일까, 생각이 발칙해서 일까, 이게 참 묘한 매력이다.
손님 없는 어느 #재즈바 주인과 한 잔 두 잔 걸친 게 한 시간 정도 되었을 때, 문득 주인 하루키씨가 "난, 이런 생각을 해 봤어..." 라며 주저리 주저리 끝없이 낮지만 같은 톤으로 떠들고, 적당한 취기와 분위기에 무장해제된 난 가끔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야기에 빠지는....그런 느낌을 소설 속에서 경험한다.
그러다 보니 나는 하루키라는 이름을 들으면 ' #노벨문학상 을 받아야 할 대표작가'라기 보다는 '옆집에 사는 #얘기꾼 #술친구 아저씨'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래서 난 그가 달리는 이야기도, 그가 즐겨 듣는 #올드뮤직 이야기도, 심지어 목이 늘어난 게 묘한 매력이라는 빈티지 티셔츠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리는 게 아닐까. 그래서 하루키를 키워드로 하는 책을 죄다 모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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