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품격있는 감동 추구
입력 : 2007.06.26 02:17 / 수정 : 2007.06.26 09:14
- ‘극소수만 아는 은밀한 맨해튼의 술집’ ‘탄자니아의 초원에서 촛불을 켜놓고 연인과 함께 하는 식사’ ‘하룻밤 약 1000만원짜리 베이징의 호텔 스위트 룸’ ‘상표가 전혀 없는 최고급 핸드백’….
남에게 고급 사치품을 과시하던 전 세계 수퍼 부자(super-rich)들의 소비 성향이 은밀하고 독특한 것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미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24일 보도했다. 2006년 ‘메릴린치·캡제미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백만장자의 수는 870만명. 지난 수년간의 경기 호조로 이들의 보유 자산 총액은 10년 전의 배인 33조3000억달러로 늘어났다. 또 지역적으로도 이들 수퍼 부자들은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카자흐스탄 등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는 신흥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 ▲ (위쪽 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 벌판의 캠프에서 먹는 최그급 식사.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에 스타일을 살려 지은 별장. 로고 없는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의 7800달러(약 723만원)짜리 핸드백. /뉴스위크·보테가 베네타
요즘 수퍼 부자들은 떠들썩한 과시보다는 조용하고 품격 있고 비밀스러운 감동을 추구한다. 예컨대 뉴욕의 히피스타일 술집인 벨벳로프와 라에스키나는 외부에서 보면 술집이라는 것을 전혀 알 수 없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출입하는 극소수의 부유층 뉴요커에게만 알려져 있다.
주택도 호화롭고 번쩍거리는 대저택보다는 인적이 드문 조용한 지역의 우아한 건물을 좋아한다. 캐나다 노바 스코샤의 건축가 브라이언 맥케이라이언스(Mackay-Lyons)는 “초호화 주택보다는 초원 등 주변 자연 환경과 어우러진 소박한 모양의 신(新)현대주의 양식 집을 부자 고객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수퍼 부자들은 아내나 연인과 함께 탄자니아로 여행을 떠나 사파리 초원이 펼쳐진 신기타 그루메티공원의 광활한 초원 위에서 촛불을 켜고 조용한 야외 식사를 즐긴다. 베이징의 래플스호텔 최고급 스위트룸, 고급스러운 붉은색 융단으로 장식된 맨해튼 그래머시 파크호텔의 스위트룸, 홍콩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페닌술라호텔 스위트룸, 파리의 전경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파리 크리용호텔의 레어나드 번스타인 스위트룸 등도 수퍼 부자들이 선호하는 장소이다.
수퍼 부자들의 패션문화도 바뀌고 있다. 파리와 밀라노는 여전히 패션의 중심지이지만 이스탄불과 시카고가 고급 의상문화의 새로운 발원지로 각광받는다. 과거에 고급 의상은 디자이너의 명성에 따라 좌우됐지만 이제는 디자이너보다는 제품의 질에 따라 좌우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핸드백·신발·의상 제조업체 ‘보테가 베네타’의 제품에는 상표가 전혀 없다. 그러나 부자들끼리는 제품 외부의 가죽 장식 처리방식과 외부에 새겨진 동물 문양으로 보테가 베네타 제품인지 금세 알아차린다. 수퍼 부자들은 또 떠들썩한 패션쇼에 참석하기보다는 자신의 집에서 친구들만 초청해 특별 패션쇼를 즐기기도 한다.
한 출판회사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고객의 사진과 사신(私信)을 곁들인 자서전을 직접 저술·기획·출판해서 수천달러에서 10만달러를 받고 수퍼 부자들에게 판다. 이밖에 학교 건립이나 기금 모금을 위해 유명한 록스타나 노벨상을 받은 학자를 리조트로 초청, 자선 공연이나 특별 대담을 갖는 수퍼 부자들도 있다.
쇼핑방식에서도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수퍼 부자들이 디자이너 가게를 찾아갔으나 이제는 디자이너들이 수퍼 부자들을 찾아가 제품을 선전하고 주문을 받는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About Richboy... > 人 · 物 · 形 ...확~ 땡기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믈리에> 와인 한모금 머금고 "음, 2001년산 메를로군요" (0) | 2007.07.02 |
---|---|
부자들의 캠핑 ‘글램핑’ 인기 (0) | 2007.07.02 |
받아서 즐거운 광고메일(?) (0) | 2007.06.27 |
타잔...윤도현. (0) | 2007.06.21 |
이달 30일 보름달은 '블루문' (0) | 2007.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