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모금 머금고 "음, 2001년산 메를로군요" | |
10여 초 간 침묵이 흘렀을까. "클로 뒤 로이 퀴베 아더 프롱삭이네요. 2001년산 빈티지고요. 품종은 메를로. 섭씨 15도 정도에서 보관, 서빙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고풍스러운 레스토랑에 남녀가 팔짱을 끼고 들어온다. 소믈리에가 웃는 얼굴로 반긴다. 자리에 앉자 예약한 음식 메뉴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소믈리에게 부탁한다. "트러플 소스가 곁들여진 등심과 버섯구이를 주문하셨네요. 음, 이 음식에는…"하고 답한 소믈리에는 잠시 자리를 비운 뒤 와인 한 병을 들고 돌아왔다. "보르도산 칼롱 세규 1992년산을 추천해 드립니다. 스파이시하고 은은한 향이 트러플 소스가 얹힌 부드러운 고기와 잘 어울릴 거예요." ◆ 소믈리에 최고수 총집결…`델비노` 유영진 씨 우승 = 국내 최고 실력자를 뽑는 `2007 한국 소믈리에 대회`가 지난 13일 서울 남산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렸다. 대회장은 참가인과 참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소믈리에들이 맛과 향, 색깔만 보고 제품 이름과 빈티지를 알아맞히거나 와인의 맛을 끌어내기 위한 디캔팅을 할 때는 탄성을 질렀다. 참가자 면면을 살펴보면 이 대회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리츠칼튼호텔 `더 가든`의 대표 소믈리에 김창모 씨를 비롯해 서울프라자호텔 `토파즈`의 신영철 소믈리에,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델비노`의 유영진 소믈리에, W서울워커힐호텔 `우바`의 윤달선 소믈리에, 레스토랑 `나오스 노바`의 고효석 소믈리에, `트라이베카`의 박은애 소믈리에, `까사 델 비노`의 상민규 소믈리에, `와인보우`의 최한열 소믈리에 등 한국을 대표하는 소믈리에들이 대거 참여해 막판까지 숨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대회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우선 2종의 레드와인과 1종의 화이트와인을 시음한 후 와인 품종과 지역, 빈티지 등을 맞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다. 다음으로 고객이 갖고 온 와인을 시음하고 와인과 알맞은 음식을 두 가지 추천하는 음식매칭 능력, 세 번째로 음식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능력과 마지막으로 디캔팅 능력을 평가받았다. 이날 대회에서는 유영진 소믈리에(31)가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 와인 선택에서 관리ㆍ추천까지…와인 문화 대중화 선봉 = 소믈리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서비스하는 전문 직종이다. 이들은 고객이 선택한 음식과 취향에 맞춰 최상의 와인 선택을 돕는 일을 하기 때문에 모든 와인 종류와 맛, 음식과 조화에 정통해야 한다. 소믈리에 기원은 중세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들의 역할은 지역 영주가 마시는 음료를 관리하고 마시기 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영주의 입맛과 건강을 챙기는 개인비서인 셈이다. 그러던 것이 18세기 말 프랑스에 대중적인 레스토랑이 등장하면서 소믈리에의 역할이 변하기 시작해 19세기에는 와인을 서비스하는 전문 직업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소믈리에가 담당하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와인에 관한 거의 모든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먼저 와인 선별가로서 역할을 한다. 질 좋은 와인 공급업체를 발굴하고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시음하며 와인을 보관 저장하는 일을 책임진다. 레스토랑 경영자로서의 책무도 져야 한다. 보유 와인을 원산지, 카테고리, 빈티지에 따라 분류ㆍ저장하고 가장 적당하게 숙성됐을 때를 판매 시점으로 정해 와인을 관리한다. 전문 컨설턴트로서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에게 조언하는 일도 중요하다. 와인은 직접 맛을 보기 전에 구입을 결정해야 하는 까다로운 상품. 따라서 고객 심리를 파악하는 직관력은 필수다. [이명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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