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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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고민하던 이씨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입체지도 서비스 ‘윈도 라이브 버추얼 어스 (maps.live.com)’로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입주예정인 아파트 주소를 넣고 검색하자 집 사진이 화면에 떴다. 정면 뿐 아니라 뒷마당과 옆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창문이 몇 개 있는지도 세어 보았다. 주변에 있는 학교, 공원 같은 편의시설 정보도 알 수 있었다. 몇 시간 동안 버추얼 어스를 보고 있자니 워싱턴이 오랫동안 산 곳처럼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MS·구글, 인터넷에 세계지도 집어넣기 경쟁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MS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세계 최고 IT(정보기술)업체 자리를 놓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싸움을 건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MS의 텃밭인 사무용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했다. 구글은 웹 브라우저 상에서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수식계산용 프로그램을 내 놓았다. 이른바 ‘구글 독스 앤 스프레드시트(Google Docs & Spreadsheets)’다. 문서 편집기인 워드와 수식계산용 프로그램인 엑셀로 전세계에서 돈을 긁어 모으고 있는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황제 MS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그러자 MS는 반대로 구글의 텃밭이던 3차원 지도정보 서비스로 역공을 가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만 할 수 있다던 ‘구글 어스’ 서비스에 MS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구글 어스란 전세계 위성사진을 찍어 저장했다가 네티즌들이 보고 싶은 장소를 클릭하면 보여주는 서비스다.
국산 지도정보 프로그램인 알맵을 만드는 이스트소프트 김장중 사장은 구글 어스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본 소감을 “구글이 돈이 많다는 것을 시위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세계 전역의 위성사진을 모조리 사고 일정 주기로 사진을 업데이트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겠느냐는 이야기였다.
지난 5월 30일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구글 어스가 한 단계 더 진보했다는 사실을 한국 네티즌에게 알렸다. 구글은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도입했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덴버, 뉴욕, 마이애미 등 5개 도시를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구글 어스에 집어 넣어 버렸다. 정밀하지만, 위성에서 내려다 본 단조로운 사진만 제공했던 구글이 시야를 달리 한 세상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이를 위해 구글은 축구공 모양의 ‘도데카(Dodeca 2360)’란 11개 렌즈로 360도를 촬영한다는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인터넷에 도시를 3차원 그대로 집어 넣었다고 한다.
스트리트 뷰는 뛰어난 성능과 화질 때문에 열광과 동시에 여론의 지탄도 받고 있다.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비키니만 입고 일광욕을 즐기는 두 여학생이 스트리트뷰에 잡혀 사생활 침해 논쟁이 일었다. 성인용품 가게를 배회하는 남자의 얼굴도 화제가 됐다. 새로 살 집을 보다가 창문 너머로 집 주인이 쉬고 있는 모습을 엿보기도 한다.
아예 그런 사생활 침해 논란거리가 될만한 장면을 찾아 보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스트리트 뷰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곧 미국 35개 도시, 유럽, 멕시코, 남아프리카, 아시아로 확대할 생각이다.
구글 스트리트 뷰가 인기를 끌자 MS도 지도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MS는 작년 2월부터 ‘윈도 라이브 로컬’ 서비스에 일부 지역의 사진 정보를 반영한 ‘스트리트 사이드(street-side)’ 기능을 집어 넣기 시작했다.
MS는 최근 ‘윈도 라이브 로컬 스트리트 사이드’ 기능에 추가할 미국 길거리 사진을 대량으로 찍기 시작했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도심 사진 1000만장을 집어 넣었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보는 것과 같은 거리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말하자면 자동차를 타고 도심을 돌면서 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과 MS는 지금 세상을 그대로 인터넷에 구겨 넣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끊임 없이 자료를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가 변하면 곧 인터넷에 들어가 있는 3차원 가상 세계도 변한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미국 주요 도시에서 오가는 행인들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스트리트 뷰’ 같은 서비스의 사실상 원조는 국내 최대 검색 포털인 네이버다. 네이버는 2005년 12월부터 ‘포토스트리트(local.naver.com/photostree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구글이나 MS 처럼 엄청난 분량의 사진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서울 강남역, 압구정, 청계천, 대학로, 인사동, 명동, 신촌, 이대, 종로, 삼청동, 홍대 등 시내 주요 거점을 촬영해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와 지방 중소 도시를 촬영한 사진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의 최휘영 사장은 “처음 서비스를 도입할 때부터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어날 사진은 올리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머지 않아 우리 집 앞에 누가 서 있는가를 인터넷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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