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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협상·설득·화술

만인을 설득시키고 싶은 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by Richboy 2008. 5. 1.
지은이
출판사
눈과마음
출간일
2008.4.15
장르
자기계발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설득의 법칙 『설득의 달인』은 손자, 마틴 루터 킹, 안자, 벤자민 프랭클린 등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설득하여 좀 더 나은 인생을 산 달인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설득의 달인들은 사람의 심리를 파...
이 책은..만인을 설득시키고 싶은 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세상은 '열정과 진실성'에 설득당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멋진 책! 
 
당신은 오늘 하루 몇 번 거래를 하셨습니까?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눈뜨기가 바쁘게 초침의 바늘 끝에 내 엉덩이를 찔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바쁘게 일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며 그들 속에서 기쁨과 슬픔 그리고 분노와 보람을 느끼기도 하는데,이들을 대하고 있을 때 혹 누가 내게 '지금 뭐하냐?'고 물으면 '일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직업군에 따라 장사, 사업, 진료, 상담으로 이름이 바뀌는 일은 한마디로 '다른 사람과 거래한다' 는 의미이다. 비단 일 뿐 아니라 우리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거래'를 한다. 거래가 뭘까?
 
서로에게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교환하다라는 뜻의 거래는 나라마다 이름도 다른데, 이들 다른 이름의 거래를 살펴보면 그 어족語族의 경제관념도 들여다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우리는 거래去來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갈 거去 올 래來 가 합쳐진 말로 재화나 서비스의 등가교환等價交換 의 의미를 지닌다. 다시 말해 서로가 부합하다고 생각하면 서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게 좋은 것 아니겠어?'라며 편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넉넉한 경제개념을 엿볼 수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어떤 단어를 사용할까? 토리히끼とりひき(取 り 引 き)라 하는데 단어를 찬찬히 살펴보면, 취할 취取 끌 인引 다시 말해 '취하고 게다가 끌어당긴다'는 의미를 갖는다. 서로 교환해서 가진 후에 조금 더 끌어낸다는 뜻으로 '뭔가 내가 더 얻지 못하면 안된다'는 의미라고 보겠다. 단어만 살펴봐도 우리가 일본인에 빗대어 경제적 동물Economical Animal 이라고 칭하는데 과언은 아니겠다 싶다.
 
조금은 멀리 중국의 경우를 보자. 우리가 말하는 거래去來가 한자어가 틀림없지만, 그들은 거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거래의 행위를 '장사'로 보고 생의生意 라고 쓴다. 날 생生 뜻 의意 라, 그들은 거래 즉 장사를 '내가 태어난 뜻(의미,이유)'으로 놓는 것이다. 한마디로 목숨걸고 거래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이 태어난 의미를 거래에서 찾으려 하니 유태인과 더불어 중국상인을 세계 최고의 상인으로 놓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은 어떨까? 그들은 거래를 비즈니스Business 혹은 트랜스액션Transaction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바쁘다는 뜻의 busy의 형용사와 명사형어미 -ness가 붙었고, 변화를 의미하는 trans라는 어근에 행동이라는 뜻의 단어인 action 이 합해진 말이다. 말 그대로라면 '바쁘게 움직이는 것' 또는 '행동의 변화물'이라고 봐야 할텐데, 한마디로 조합해 보면 '바쁘게 움직이면 나타나는 결과물' 이란 뜻으로 보면 되겠다. 그들의 개척자적인 활동의 면모를 짐작케 하는 말이다.
 
이렇듯 세상은 거래去來 와 함께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나만을 위해 경작을 하고, 비료를 주어 그 열매를 얻어 먹으며 의식주를 해결하던 고대 때에도 넓게 생각하면 자연과 거래를 한다 본다면 태초에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실 때를 제외하곤 거래로 만들어졌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이렇듯 거래라는 단어의 의미에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가 전제되는데 거래는 곧 타인과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을의 결과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타인과의 의사소통Communication 에서 타인과 이야기하는 행위를 우리는 '대화한다'고 하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화하는 것을 '협상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고 의도했던 바대로 상대가 따르도록 대화하는 것'을 '설득한다'고 말한다. 말을 통해서 說 원하는 것을 얻기 得, 설득說得. 인간관계에 있어서 설득이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고, 내가 이 책 [설득의 달인]을 읽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첫 작품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의 저자인 한창욱씨가 쓴 책으로, 동서고금을 통해 세계를 설득시킨 25명의 설득의 달인을 소개한 책이다. 딱딱한 주제와 인물의 이야기라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의 책인데, 책을 펴는 순간부터 끝까지 시선을 놓치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을 지녔다.
 
설득의 달인으로 거론된 25명의 인사중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들 중국고전과 우리 역사속의 설득의 달인들(곽가, 안자, 여불위, 진취, 정탁, 손자, 서희, 혜자)인데, 그들을 주목함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금만 수가 틀려도 왕의 한마디 명령으로 목숨을 잃어버릴 수 있는 군주시대의 신하들은 왕에 대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목숨을 내걸고 읖조리는 충언임을 감안할 때, 그들의 충언에 담긴 설득력의 무게는 그들의 목숨의 무게와 같기 때문이다. 타고난 카리스마와 모사가의 기질을 겸비한 조조에게 있어서 '입안의 혀'처럼 군주의 입장에서 항상 먼저 고려했던 곽가, 경공이 아끼던 말이 죽자 먼저 그를 책망하자 그 말을 통해 군주가 스스로 실수를 깨닫게 한 안자, 떠돌던 왕자 자초를 타고난 설득력으로 왕으로 만듬으로써 장사중 최고는 '사람장사'임을 보여준 여불위, 홈잡을 데 없는 논리 정연한 언변과 뛰어난 정보력으로 80만 대군의 소손녕이 물러남은 물론 강동의 6주까지 얻어내는 결과를 만들어낸 서희의 담판등 역사의 작은 사건들에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설득'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서양의 경우 또한 만만치 않다. 섬김을 소명으로 알고 항상 남보다 낮은 자리에서 평생을 말과 행동을 같이 함으로써 몸으로 말하는 설득을 보여준 테레사 수녀, 독일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열정하나로 그녀의 공연을 반대하던 슈투크의 집에서 불쑥 찾아가 그만을 위한 춤을 추고 4시간동안 춤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그의 허락을 받아낸 이사도라 던컨, "나는 나의 미래를 무척 소중히 여깁니다. 그러나 내가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어러분의 미래입니다...여러분의 미래와 나의 미래는 서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로 시작하는 옥중편지로 46년가에 걸친 아프르트헤이트의 종식을 이끌어 낸 넬슨 만델라, 설득의 백미인 연설로 대중을 들끓게 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명연설 등 주옥같은 설득의 달인들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마지막으로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언쟁으로 알려져 있는 수많은 원로들이 있는 가운데 시저의 주검앞에서 펼쳐진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설전이 전문으로 소개되었는데, 말로만 듣던 역사의 순간을 눈앞에서 보는 듯 현란한 그들의 입담에 깊이 빠져버렸다. 저자는 설득의 달인을 소개할 때마다 그들이 지닌 설득의 카리스마와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설득기술의 방법론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해설을 덧대어 친절하게 소개했다.
 
앞에서 대화와 협상, 그리고 설득의 차이를 살펴 보았지만, 이들은 서로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고, 성공적인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그 중요성을 말해 주듯 이들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나와 있는데, 내가 읽은 중에 높이 평가하고 있는 책들로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1,2 권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 그리고 국제변호사인 김병국의 비즈니스 협상론 등을 꼽고 있는데, 한 권을 더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설득의 결과물은 항상 두가지로 귀결된다. 신용과 불신이 그것이다. 가장 중요한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나 협상, 설득은 순간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정되는 순간부터 지속적인 관계의 시작이고 그 때부터 진정한 설득이 시작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속에 소개되는 달인들의 설득의 기술과 테크닉만 쫓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슴속에 숨겨져있는 진정성과 우호성을 배우는데 우선해야 할 것이다. 설득의 달인과 천하의 사기꾼의 차이는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