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책을 전하는 '365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이야기!
지난 봄 존 우드의 책 희말라야 도서관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태지사장으로 있으면서 고액연봉이 보장된 직업을 버리고 그는 네팔, 인도, 베트남 등의 오지에 현재까지 200개 이상의 학교를 세웠다. 3,000권의 도서관을 지었고 150만 권 이상의 도서를 기증했다. 이 모든 것이 일을 시작한 지 10년도 되지 않아 이뤄낸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자선사업의 성공담을 과시하기 위한 책은 아니다. 인생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고 열정을 바친 한 남자의 고백록이기도 한 이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이 노년에 '자선사업'을 하며 여생을 보내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젊은 나이에 가장 멋진 사업을 하는 "사회기업가"(Social Enterpreneur)"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마냥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우리나라엔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했었다.
오늘 그에 버금가는 훌륭한 '사회기업가'를 또 만났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목회일을 하면서 전국 방방곡곡을 '책 버스'를 타고 돌며 '도서관'이 없는 시골마을을 찾아내 그곳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김수연목사님의 책, [내 생애 단 한번의 약속]이다. 이 책은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의 대표로 있으면서 2008년 7월 현재 지금까지 245 곳의 작은 도서관을 개설한 김수연 목사님이 자신의 일에 대해, 그리고 책사랑에 대해 쓴 산문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일생을 둘러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어린 둘째아들을 사고로 잃은 후 아내와 헤어지고 방황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후배의 교회를 찾고는 그곳에서 안정을 찾게 된다. 목회 일을 하며 '둘째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책 나눠주기 사업이 작은 도서관 만들기로 까지 커지게 된다. 혼자 힘으로 수고로운 그 많은 일을 해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질타와 비웃음, 의심도 사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온 그의 진정성에 감동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돕게 된다. 그의 무한한 책사랑과 또 다른 '일용할 양식'으로써의 책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골의 아이들의 손에 전해지는 순간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나누면서 느끼게 되는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되었다. 20여 년간 기자생활을 했던 저자인 만큼 놀라운 문장력이 책 속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그는 가난한 사람을 도울 때 많은 사람들은 우선 의식주에 모든 초점을 두는데 이는 당장 굶어 죽는 사람에게 책은 사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을 도태시키고 마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주면 스스로 구하여 먹을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한해 평균 독서량이 0.7권으로 21권인 일본에 비해 무려 30배가 차이가 난다며 이러한 차이가 바로 국가 발전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인생은 완성이 없는 큰길의 일부다.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게 인생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죽는 날가지 해야 하는 게 공부다. 배움은 무엇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운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도 말하며 책읽기를 권한다.
'베풂의 기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하더니, 그말의 뜻을 김수연 목사에게서 찾는다. 슬픔과 분노를 사랑과 베풂으로 승화시켜 그 행복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일하실 저자를 보면서 '인생의 참맛'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마음의 양식'인 책을 나누는 일을 하니 그에게는 '365일 산타클로스'가 어울리는 것 같다. 잔잔한 감동과 배움을 주는 아름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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