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설계'를 걱정하고 있는 부부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승자독식사회'에서 살아가기가 여간 쉽지 않다. 계속되는 불황에, 늘어가는 자녀교육비,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미래를 책임져 줄 국가성장동력은 아직 없어 보이고, 경제는 지구 건너편 미국의 일희일비에 함박웃음을 지었다가 독감에 걸렸다가 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새 정권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사건, 사고'로 범벅이 되어 벌써 3년은 지난 듯한 감마저 든다. '먹는게 남는 것'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되어, 안심하고 먹을 먹거리조차 없다. 하지만 이것들도 오늘 먹어야지, 내일이면 또 높아질 소비자물가지수 때문에 비싸지기 때문이다. 앞, 뒤, 좌, 우를 살펴도 무엇하나 안심되고, 즐거울 것이 없는 요즘이다.
예전의 우리 부모님 시절은 그리 팍팍하지 않은 것 같았고, 부족했지만 나름 '안심'하고 살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 지조차도 모르겠다. 아니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바보'가 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나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깊은 한 숨을 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경제학자가 있다. 학자라 해서 권위적이고 독선적이지 않은 사람, TV 채널의 아침방송에서 꾸준히 패널로 출연하면서 직장인 보다는 오히려 주부들에게 더 잘 알려진 경제학자, 이영권 교수가 쓴 책 [부자 가족으로 가는 미래 설계]가 그것이다.
이 책은 숫자와 이론으로 첨철된 일반 제테크서와는 다르다. 마치 대형은행의 PB가 고액예치금을 넣은 VIP 고객을 모시고 차 한 잔 앞에 두고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듯 경제와 재테크와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해 준다. 알지도 듣지도 못한 어려운 말을 절반이나 집어넣어 현혹하여 마치 '투자의 귀재'라도 된 듯 제가 찍은 예금상품과 투자종목이 최고라며 그것을 종용하지도 않는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러니 당신과 당신의 주위를 둘러 봐라. 그리고 변화하는 내일을 위해 오늘, 미래를 준비하라" 고 쉬운 말로 조언한다. 수필집을 보듯 술술 읽힌다. 하지만 연신 머리를 끄덕이게 만든다, 토크쇼의 청중들처럼. 그렇다, 이 책은 청장년층을 위한 [TV 재테크 특강]이라고 보면 딱 좋겠다.
스스로가 50대 중반에 있는 저자가 30~50대 독자들을 겨냥해 마치 가방끈이 긴 형님, 삼촌이 이야기를 주듯 '오늘을 행복하게, 내일을 알차게 준비하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설명해준다. "딱 10년전에 그 땅을, 그 주식을, 그 보험을 샀더라면..."하는 '경제적 판단의 후회'를 매년 거듭하는 이유는 경제란 기본적으로 '수많은 선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제생활이란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가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경제 공부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누군가 경제생활의 멘토가 되엇 마치 자동차 네이게이션처럼 그 때 그 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르쳐 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경제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경제의 흐름을 읽는 일은 인간생활에서 더 없이 중요한 것이다.특히 경제적인 부를 성공의 중요한 구성요거능로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P 7)
저자는 이 책에서 노후준비를 위해 네 가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그것들을 설명하고 그것들을 알게 되면, 가정성공학의 관점에서 나와 가족이 행복한 노후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누후준비를 위해 필요한 네 가지의 인식전환은 다음과 같다.
1. 직장을 버리고 직업을 가져라.
2. 주가를 관리하듯 가족행복도 관리하라.
3. 부동산보다 든든한 자녀교육에 투자하라.
4. 재테크 하기 전에 경제를 배워라.
그리고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갖기 위한 성공습관으로 또 다시 네 가지를 들었다. 그것은 "일찍 일어나라, 건강을 지켜라, 경제신문을 읽어라, 책을 읽어라" 였다. 위에서 말한 인식전환 네 가지와 성공습관 네 가지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과 생활'에 쫓겨 지켜낼 수 없는 '마냥 미뤄두고 있는 숙제'와 같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을 지금 실천하고 행동해야만 우리가 지쳐하고 있는 지금의 '생활'을 좀 더 나은 그것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경쟁력없이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말고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는 직업을 갖으려고 찾아보고, 미래의 행복이 아닌 부족하지만 단란한 가족의 행복을 오늘부터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수도 없이 변하는 교육제도 마다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과외수'만 늘려 아이들을 등떠밀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고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자신에게 행복한 것을 찾아주도록 노력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재테크 또한 마찬가지다. 피땀흘려 지금껏 모은 경제적 혜택을 소위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예측과 판단에 의존해 투자하지 말고, 독자 스스로가 투자자가 될만큼의 경제적 역량을 키워 진중하게 투자할 것을 저자는 권한다.
2005년에는 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젊은이 4.6명이 노인 1명을 책임져야 하고, 2050년에는 젊은이 1.4 명이 노인 1명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출생률 저하, 노령인구 증가의 우리나라 미래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40-50대는 자식에게 부양을 의지하지 못하는 첫세대가 되고, 지금의 젊은이들은 부모 대신 생면부지의 노인들을 세금으로 모시는 첫 세대가 된다. 이 말은 청년층과 장년층은 지금과 전혀 다른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부모들이 해왔던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해서는 절대로 행복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조언들 모두 맞는 말이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었다. 똘똘 뭉쳐져 무엇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는 현재의 실타래였는데,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당장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실밥들을 발견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워렌 버핏의 투자습관이 '안전한 종목을 가급적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이라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느긋한 마음으로 서서히 풀어나가는 것' 이 '부자 가족으로 가는 미래 설계'임을 저자는 알려주는 것 같다.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거론하면서 미래를 위해 준비하게 하는 재테크 책은 처음인 것 같다. 꽉 막혀 가쁜 숨만 쉬던 가슴에 큰 한숨을 제공하는 듯 했다. 가정을 꾸민 독자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설계'를 준비하고 있다면,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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