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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반갑지 만은 않은 Web 2.0시대의 비즈니스 미래
인류에게 있어 새로운 유틸리티의 탄생은 삶의 질과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한다. 인류가 진화해 오면서 수많은 발명과 발견이 반복되어 왔지만, 역사상 큰 획을 그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에서 불은 생식生食하던 인류에게 화식火食을 제공하여 유전자의 변화를 불렀고, 밤에도 시야를 확보하게 함으로써 인류의 활동시간을 늘려주었다. 이 책의 시작은 바로 불火에서 시작한다.
세계적인 IT컨설턴트로 알려진 저자 니콜라스 카는 전기와 인터넷을 대비해가면서 인류 최대의 변혁기인 21세기를 진단하고, 그 핵심에 위치한 Web 2.0 시대의 변화상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자 했다. 신간을 찾다보면 '시대적 요구'에 의해 나온 듯한 책을 만나게 되면 '읽어야 할 지, 읽지 말아야 할 지' 갈등하게 된다. 이 책은 IT 업계의 변화바람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내게는 좀 벅찰 것 같았지만, 앞에서 말했듯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시대적 요구'에 의해 나온 책은 읽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돌발적 충동에서 읽게 되었다. 읽고 난 느낌은 충동은 되도록 억제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었다. "지금, 경제방정식이 다시 씌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책, [빅스위치 BigSwitch]이다.
매연과 소음을 일으키는 가스등을 사용했던 시기에 전기를 이용해 소수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전구불의 효용을 에디슨의 전구와 발전시설의 대중화를 통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 이제 전기는 공기처럼 우리에게 절대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 자원이 되었다. 소수만의 전깃불은 보다 가스등보다 효율높은 조명기구에 불과했지만, 대중화되고 상용화된 전기는 인류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저자는 컴퓨터도 이와 같은 이치라고 설명한다. 컴퓨터의 등장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빌 게이츠에 의해 퍼스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만인이 사용하게 되는 진짜 컴퓨터 시대를 열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보다 효율적인 계산기이며 타자기에 불과할 뻔한 컴퓨터에 살아숨쉬는 숨을 불어 넣어준 것은 '인터넷'이었다.
저자는 전기의 보급과 상용화에 이르는 역사와 컴퓨터와 인터넷의 탄생과 지금까지의 발전경로를 통해 Web 2.0 시대의 현주소와 미래를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특히 웹을 기반으로한 월드와이드컴퓨터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즉, 인터넷 기반이라고 하는 클라우드(Cloud, 구름) 컴퓨터 기술을 사용한다는 의미의 컴퓨팅(Computing)이 결합한 복잡한 인프라 구조를 뜻하는 단어가 오늘날의 세상을 바꾸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세가 갖는 의미는 이것을 갖추기 위한 인프라가 종전의 자본비용을의미하는 것이 아니라(휴대전화의 범용화에는 기지국 건설이라는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했다), 기존의 인프라를 그대로 승계할 수 있어 운영비용으로의 인프라만 필요하다는 데 주목해야한다. 특히 사용비용 측면에서 종전에 비해 90%나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사용자들의 컴퓨팅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예로서 Google Apps를 들 수 있는데 웹 브라우저로 이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응용프로그램들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는 서버에 저장된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온라인 비즈니스는 소비자에게는 그만큼 비용이 적어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유틸리티 컴퓨팅이 성숙될수록 전통적인 회사의 운영방식은 필요없게 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전문 노동인구들은 그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IT인력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 것이 좋은 예일 것 같다. 다시 말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대규모의 노동자들을 대체함에 따라 경제의 많은 부분에 구멍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이 부정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인류에 있어서는 '실업증가'의 사회적 문제를 생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세대의 변화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모든 힘과 영향력은 그것과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고 구세대인 부모를 구석으로 밀어내기 시작할 때가 되어서야 해방된다. 구세대들은 죽으면서,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도래했을 때 사라졌던 것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와 지식을 가져간다. 그러면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가져온 것에 대한 지각만이 남는다. 이런 식으로 진보는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면서, 우리가 있는 곳은 우리가 현재처럼 존재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는 곳이라는 환상을 영구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다." 321쪽
인터넷 신경으로 전해지는 정보량에 의해 인공지능을 꿈꿀 만큼 점점 똑똑해지는 컴퓨터는 이제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기만 하면 모두가 천재가 될 수 있는 미래를 멀지 않아 맞이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내가 태어나 21일만에 시야을 얻으면서 처음 본 불빛이 전깃불이었던 것처럼, 그래서 예전부터 당연히 있어 왔던 것으로 여기는 것처럼 오늘날에 태어난 신세대 인류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존재감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20세기 말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IT혁명을 목도한 우리는 '구세대'가 되어 클라우드 컴퓨팅의 무한한 진화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바로 시대를 주름잡는 대세, 이른바 '트렌드'를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20세기말에 내다 본 인터넷의 미래는 신기한 'SF영화'를 보듯 놀람과 가슴벅찬 설렘의 경험이었지만, 10년이 지나 같은 식으로 미래를 살필 때에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처럼 기계문명에 찌든 인간을 발견하게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인류의 가장 큰 불행은 Go만 있을 뿐, Stop은 없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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