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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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찰스 슈왑에게 당시로는 엄청난 금액의 연봉인 100만 달러를 지급했다. 궁금한 데일 카네기는 찰스 슈왑에게 앤드류 카네기가 그토록 많은 연봉을 지급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찰스 슈왑은 그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능력, 이것이 바로 나의 가장 큰 자산이네. 또한 사람들의 재능을 발굴해 최고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데는 칭찬과 격려만한 것이 없다네! 자네, 혹시 아는가? 상사의 질책이야말로 직원의 의욕을 꺾는 최악의 카드라는 사실을 말이네. 난 어느 누구도 질책하지 않네. 상대방의 장점을 보려 노력하면서 그저 격려해줄 뿐이지. 그리고 직원들의 업무성과가 마음에 들면 아낌없이 칭찬을 해준다네." 그리고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난 평생토록 세계 각지의 유명 인사들을 많이 만나봤네. 헌데 아무리 지위가 높고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비판보다는 칭찬을 받을 때 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더군."
세계대공황을 탈출하며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들기도 했던 기업가 앤드류 카네기가 100만 달러의 연봉을 주며 찰스 슈왑에게서 구하고자 했던 것은 '격려와 칭찬의 힘'이었다. 요즘같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불황의 늪에서 고민하고 있는 기업과 기업인들에게 뼈있는 한마디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직원들을 비용절감의 차원에서 마구 감원하는 요즘 기업들을 보면서 과연 위기만 모면한다고 해서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한다? 이 말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감원했어야 했던 직원들을 데리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물론 판매부진으로 인해 생산인원들이 전부 있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든지, 갖은 이유야 있겠지만 결국 기업이 구조조정을 한다는 말 자체는 경기악화 이전에 필요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는 등 경영진들이 방만한 운영을 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직원들을 감원하고 살아남는다면 유능한 직원은 과연 몇이나 남아있을 것이며, 전문가와 기술자들은 몇이나 남을까? 구조조정된 그들이 자신의 전문직에 있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이는 기업의 손실이요, 국가의 손실이 되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기업이 생긴다면 우선 CEO부터 그만 두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이유는 구조조정을 해야 할 만큼 방만한 경영을 했기 때문이고 비용의 문제를 놓고 보더라도 CEO 한 명의 퇴직은 임원 5 명의 퇴직과 같고, 직원 50명의 퇴직과 같기 때문이다. CEO 한 사람이 직원 50명의 능력에 비해 낫다고 자평할 수 있는 CEO는 과연 누구이고 몇 명이나 있을까? 그렇다고 보면 과연 CEO는 불황을 이유로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대며 직원들을 협박할 자격이 있을까? 그에 대해 성공한 자의 대명사, 카네기의 묘비에 쓰여진 글귀는 멋들어진 대답이 아닐 수 없다.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을 다룰 줄 알았던 이, 이곳에 잠들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 이론에 선구자적인 인물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처세술의 대가들도 그의 책을 공부하고, 그것을 현실에 맞게 고쳐 활용하고 있는데 1888년에 태어난 그였으니 인간관계 이론에 대해서는 제일 먼저 '선점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그가 1936년에 쓴 책 『카네기 인간관계론』(원제 :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은 그의 가장 대표적인 저서이고, 카네기의 성공적인 인간관계 원리를 제시해 주고 있다. 그 밖에도 다수의 책들과 강연프로그램 들이 있는데, 그의 책들 중에서 삶의 진리를 알게 하는 에피소드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요약된 것이 나왔다. 최근에 나온 책, [카네기 경전]이다.
데일 카네기의 저서는 수많은 출판사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많이 출간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성경이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진 카네기의 책을 모두 읽을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따로 에피소드들만을 모아서 만들었다는데 특징이 있다. 구성은 크게 인간관계론, 자기계발론, 행복론으로 되어 있고 그의 저서 속에 있는 재미난 일화등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그것을 다시 재해석해 독자로 하여금 교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록되어 있다.
처음 출간된 지 10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저자인 데일 카네기가 인간관계 원리에 대해서는 선구자임을 여실하게 증명하는 말도 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인간관계'에 대한 원리는 무수한 세월이 지나도 크게 변하는 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 배워서 온전히 실행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나은 인간관계형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특히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듯, 에피소드의 말미에 적혀있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하나 하나 머리와 가슴 속에 새겨야 할 교훈들로 가득차 있었다.
한 페이지 분량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촌철살인의 몇 줄 교훈으로 만들어진 이 책을 읽으면서 90년대 초에 읽었던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과 비슷한 구성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읽기도 편하고 이해하기도 편해 어디서든 읽기가 쉬웠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550 페이지에 달해 휴대하며 읽기에는 두껍고, 무겁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저서들의 엑기스들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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