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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자기계발

대한민국 기업의 '승진昇進'을 말하다!

by Richboy 2009. 1. 14.

 

 

 

 

 

대한민국 기업의 '승진昇進'을 말하다!

 

  회사 생활에서의 꽃은 '승진'이다. 회사에서의 명예는 직위에서 나오고, 높은 직위는 승진을 통해서 차지할 수 있는 것이며, 직위가 높을수록 많은 보수가 따르니 회사 생활을 하면서 '돈과 명예'를 한번에 얻는 길은 '승진' 밖에 없으니 '꽃'은 확실히 '꽃'인 셈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승진자리에 몰리는 10배 수 가까이의 후보자들의 90%는 탈락할 것이고, 이러기를 반복한다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물러나야 하니 '승진'은 동전의 양면이요, 양날의 칼이 아닐 수 없다.

 

  취직이나 이직에 성공하지 못한 구직자들은 '취업도 못한 판에 승진 운운할 법인가?' 볼멘 소리를 할 수도 있을테지만,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이 '승진'에 있어서는 '취업'할 때의 절반 만큼도 관심을 두지 않는 척 하는 것이 현실이라 '승진에 목숨건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족보'를 얻기는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회사 내에서 '승진'운운 하는 자체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아래 윗 사람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거나 유언비어의 주인공 혹은 다른 승진 후보자들의 견제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어느 시점이 되어서 몇 년간 자리를 유지한 채 머무르면 후배들에 밀려 퇴출될  수 밖에 없는 기업시스템에서 '승진'은 잔존의 유일한 방법이요, '학연과 지연', '라인과 스텝'이 그물처럼 엮어진 사다리를 얼마나 잘 타고 넘었는가 하는 처세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년 동안 '승진'에서 좌절한 후 절치부심 끝에 '승진'을 따낸 '승진에 목숨걸었던 사내'가 자신의 경험담을 소설형식으로 꾸민 책이 있다.

 

  비주류 윤차장이 부장승진을 앞두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부장을 단 홍보부 강부장을 찾아가 술과 식사를 대접하며 '비법전수'를 받는 내용을 소설형식으로 꾸몄는데,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어서 국내 기업의 승진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반가운 기회를 제공했다. 박홍진씨가 쓴 [승진병법]이다. '학연, 지연, 혈연, 직장연...제대로 된 줄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비주류 직장인의 치열한 승진 분투기'라는 부제가 흥미를 자극했다.

 

  이 책은 인사평가서에도 없고, 인사권자도 모르는 이른 바 승진의 13가지 골든룰Golen-Rule를 제시한다. 그 중에서 '승진이란 실력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회사의 중역들은 당신을 승진시키는 데 주저하게 될 것이다, 인맥관리의 핵심은 사람을 만나 정情을 쌓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상대를 만나기도 쉽지 않고, 만난다 해도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 키맨Key-man이란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인물로 직속상사를 말한다. 인맥이 탄탄하지 못할수록 키맨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웃음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필요할 때 웃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웃음이 더욱 중요하다, 승진을 생각한다면 당분간 가정을 포기하고 사람들과의 교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가정의 평화가 깨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대비책을 만들라,백그라운드라는 칼을 빼들겠다는 마음을 쉽게 가지면 안된다. 만약 더 이상의 방법이 없어 이 칼을 빼들었다면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 등의 골든룰 등이 주목되었는데, 백그라운드를 언급한 부분에서는 승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 직장인들의 현실 마저 느끼게 했다. 

 

  저자는 실력과 능력의 차이에 대해서 실력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힘이라면, 능력이란 지식을 포함한 모든 힘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에게 능력이 있는가를 판단할 때는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추진력이 기준이 되는데, 능력 있는 사람은 자신의 친화력과 인맥 등을 동원해 목적을 달성하며 때로는 그 과정에서 실력 있는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력'은 능력의 가장 기본이 되는 힘이기에 실력을 키우는 것이 승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공부서와 관련된 서적을 꾸준히 읽어 독보적인 전문지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생활 10년 정도면 누구든 해당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게 되는데, 그에 더해 책을 통한 전문지식을 갖춘다면 읽지 않는 자와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두고 '임원 승진을 앞둔 윗동네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냐?' 혹은 '승진에 목숨거느니 박차고 나와 장사나 하겠다'고 말하는 직장인 독자가 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자영업을 하는 필자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내 주위의 동료들, 즉 내 인맥의 사정을 좀 더 이해하고 그들을 배려하기 위한 인맥관리차원에서 였다. 다시 말해 이백 여페이지 남짓의 작은 책을 읽어 지금보다 내 '상사'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을 좀 더 배려할 수 있다면 독자들의 사내 인간관계는 더욱 돈독해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 책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한 번 훑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우리 기업의 현실, 특히 승진에 관한 책은 찾아보기 힘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