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워~ 스트레스는 남이 아닌 내가 만든 속병이라니까?
원하는 바 대로 되지 않을 때 나는 ‘열’을 받는다. 세상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겠냐마는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생각한 대로, 순서대로 착착 진행되어야 할 것이 서서히 꼬여가기 시작하면 ‘화이바에 스팀’이 들어오고, 어디에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꼬여버리면 ‘뚜껑’이 열린다. 급기야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을 지경이 된다. 좋은 말로 하면 다혈질이고, 거친 말로 하면 ‘개같은 성격’이다. 여간해서는 ‘뚜껑이 열리는 경우’를 볼 수 없지만, 요즘같은 불황에 좋은 뉴스는 하나도 없는 신문같은 하루를 지내다 보면면 오히려 뚜껑이 열리지 않으면 이상하다. 이처럼 ‘열받고, 뚜껑열리는 상황’은 이른바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다. 그렇다. 난 요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제인가? 스트레스를 잠시 잊는다고 들어간 곳은 ‘서점’이었다(대낮에 술을 마시거나 홀로 영화를 볼 수는 없잖은가?). 목적없이 서가를 어슬렁대다가 눈에 든 책을 만났다. 제목 한번 당당하다, <문제해결의 달인>. ‘대체 누가 이런 제목으로 쓴거야?’ 저자를 살피다 깜짝 놀랐다. 나카타니 아키히로.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몇 번을 읽었던 <20대,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의 저자가 아니던가? 회가 동했다. 반가운 마음에 몇 장을 넘기고는 바로 구입했다. 그리고 단숨에 읽었다. 역시 나카타니 아키히로 다운 책이었다.
저자는 하루에 100 권을 읽는 다독가多讀家이자, 일주일에 한 권, 일년에 70 권의 책을 쓰는 다작가多作家다. 지금껏 집필한 책만 800권에 육박한다고 하니 그의 일생 동안 몇 권이나 쓸 지가 궁금할 정도다. 하지만 그리 놀랄 건 없다. 나카타니 아키히로의 책은 정말 편하게 읽히기 때문이다. 행간도 넓은 것이 한 페이지에 스무 줄 남짓. 어려운 말도 없고, 고민할 내용도 없다. 그래서 300 페이지에 가까운 책이 두 시간이면 읽힌다. 무엇보다 편하게 읽히는 반면 건질 것이 많은알찬 내용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의 책을 읽는 독자는 정해진 듯하다. ‘2말3초(20-30대)의 남녀 직장인들’이다. 그의 책을 읽노라면 3-4 년정도 나이많은 선배가 후배들에게 커피 한 잔 하면서 편하게 조언을 해주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 책 또한 그랬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스트레스 에서 탈출하는 법과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해결 방법, 이렇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지만 읽다가 보니 앞뒤 내용이 서로 많은 차이가 난다 싶어서 원제목을 살펴보니 전후반부가 <왜 저 사람은 스트레스에 강할까?>라는 책과 <왜 저 람은 문제해결에 능숙할까?> 두 권이 합해진 책이었다. 일본에서는 두 권을 사야 할 것이 한 권에 볼 수 있는 셈이다.
우선 전반부는 ‘스트레스’를 파헤쳤다. 스트레스는 왜 생겨나고, 어떤 경우에 생기는지,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지 말해준다. 스트레스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해결책을 말하면서도 ‘의학용어’는 한 단어도 없으니 신기하다. 말하는 족족 내가 경험하고 있는 ‘스트레스’들이었고, 쉽게 해결 가능할 것 같은 방법들이 소개되었다. 저자는 “스트레스란 OO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생각 자체를 “OO하고 싶다”고 바꾸라고 말했다. 실제로 내 경우를 들어 그렇게 생각해 보니 마음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피식, 헛웃음이 났다. 말 되더라.
후반부에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많은 문제의 벽에 부딪혀 싸웠기 때문이라며,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뛰어난 ‘문제해결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로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직원과 고객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례로 삼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서 읽기에 쉽고, 활용도도 높다. ‘오호~ 그렇게 하면 될 수도 있겠다’하는 느낌을 종종 받게 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볍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재미있고, 유익하다는데 조금 가벼우면 어떠랴. 한 권의 책 속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해결책’을 몇 가지 찾을 수 있다면 충분한 것 아닌가?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내 스스로 스트레스라고 인식했기 때문에 별 것도 아닐 수 있는 일이 심각한 문제로 나를 덮친 것은 아닐까?’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내 뜻 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진리가 있음에도 내 뜻 대로 안된다고 열받았고, 나중에 현실에 부딪혔을 때 해결해도 되는 문제를 지레 겁을 먹거나, 두려워하면서 미리 괴로워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러려니 생각하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풀어도 되는 것들을 굳이 지금 당장 들먹이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뭐, 어쨌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면 스트레스가 아니던가? 애써 부정해도 상황의 기분에 따라 과도하게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었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라”고 했던가? 책을 읽으면서 닥치는 문제에 대해 제삼자가 되어 한 발 물러나 훈수두는 기분으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봐야겠다는 결심이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 줬다. 지금 스트레스가 많다면 서점에 들러 한 10분 정도 서서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아나? 내가 풀어야 할 문제의 해답이 이 책 속에 들어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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