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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의 경영은 술수와 책략이 아니다. 원칙과 신념이다!
“대한민국은 내 나라다.“ 여기는 사람이 많다. ”대한민국은 네 나라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부르는 데야 무슨 상관이랴(발음마저 비슷하거늘). 무슨 말을 하건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다.“는 생각은 먼저 해야 하겠다. 내 나라다, 내 나라다 쉬이 여기다 보니 ‘온전히’ 제 나라인 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땅덩어리만 제 나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제 사람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말 큰일이다.
스스로 ‘이 나라 국민들의 머슴’이 되기를 자처 하던 나라님이, ‘깨끗한 정치’만을 하겠다고 외치던 나라님이 국민 몰래 뒷돈을 받아 놓고는 이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구설에 오른 것만도 ‘치욕’일 터인데, ‘얼마나 잘 잡는지 두고보자’는 속셈들이다. 매번 믿고 5년을 맡기건만 매번 속는다. 믿고 표를 던진 국민의 가슴에 멍울이 한웅큼 잡힌다. 믿고 존경받아야 할 자리이거늘, 자리만 앉았을 뿐 그런 깜량은 아니었나보다.
정치인은 논외로 두자(말 해봐야 입만 아픈 직업군들이니까). 그 뿐만 아니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봉사하겠다는 기업이념은 접어두고, 아이들의 코뭍은 돈을 훔쳐가는 기업가들이 판친다. 가격과 모양은 그대로인데,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모르고 조카녀석은 “삼촌, 내 손이 커졌나봐?” 묻는다. 할 말도, 해 줄 말도 없다.
비즈니스맨으로서 믿고 존경할 기업인이 없다는 건 참 수치스러운 일이다. 사업실적과 경영실적이 좋아서 관심을 두면 며칠 되지 않아 분식회계를 했거나, 로비를 펼쳐 따 냈다 하고, 불법경영승계를 했거나, 탈세를 주도 했다 소리를 듣는다. 세상에 알려지면 소비자와 국민에게 석고사죄를 해도 모자를 판에 없던 일로 덮으로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말한다. “내가 재수가 없어 걸린거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염치, 부끄러움도 없는 사람들. 아마도 그들이 “대한민국은 내 나라다.” 여겨서 그러는 모양이다. 국민으로서, 소비자로서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나라에서 널 버리고 싶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길을 열다>을 읽고 난 후 더욱 화가 났다.
이미지 출처: panasonic.co.jp/
plaza.rakuten.co.jp/
이 책은 1968년에 초판이 발행된 40년이나 된 ‘고전’격인 책이다. 그가 경영을 하면서 틈틈이 쓴 단문집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화무쌍한 경제상황에서 경영 현장의 최일선에서 변치 않는 절대적 원칙으로 활용된 마쓰시타 특유의 경영 철학과 인생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원제목은 道を開(ひら)く; 길을 열다. 이 책은 1978년에 발행된 속편과 합해져서 만들어졌다.
1894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비즈니스에 발을 들인 그가 1918년 마쓰시타 전기제작소를 설립해 1973년 은퇴하기까지 기업을 경영했으니 거의 70여 년을 비즈니스를 한 셈이다. 경영자로 있으면서 ‘세계 대공황’과 ‘제 2차 세계대전’을 치뤘으니 산전수전은 모두 겪은 셈. 그래서일까? ‘뉴욕발 금융위기’의 기운이 남아 있는 지금 마쓰시타 경영의 근간이 된 모든 것을 담았고, 마쓰시타 사상의 원전(原典)으로 통하며, 마쓰시타의 저서중 최고라고 하는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살아있는 왕회장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그는 위기상황을 빗대어 “바람이 강하게 불 때야말로 연을 날리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라고 말했다.
“우리는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쓴다. 우산이 없으면 비를 막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집어서 뒤집어쓴다. 그나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면 비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 때 비를 맞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여기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 비오는 날 우산이 없는 까닭은, 화창한 날에 방심하여 비올 때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더불어 다음번에는 비를 맞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49 쪽)
인생에서 고저의 순환이 있는 것처럼, 경제의 국면에서 침체기는 항상 오기 마련이다. 미래를 예측해서 아무리 준비한다고 해도 밀려오는 현실에는 부족함이 따르는 것 또한 당연한 이치다. 바닥을 쳤다고 기뻐하기 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살피고, 부족함을 배워야 그 다음 침체기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준비를 할 수 있다. ‘다음에는 피해를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경영이요, 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힘이라는 걸 알게 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원칙과 신념’, 그리고 이것을 지키고 실천하는 힘과 낙관적 긍정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언제나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반드시 길은 있다고 강조했다. 사소하다고 여기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도 새로운 길이 존재하고,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 또한 “원칙을 지키니 두려울 것이 없고, 신념이 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목이 말하듯 비즈니스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장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하는가를 알려줌으로써 ‘막힌 곳을 뚫고, 길을 여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만나는 지혜들은 순간 순간을 모면하는 책략이나 꼼수가 아니라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 원칙을 통한 지혜들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비즈니스맨들이 만나게 되는 화두와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선의의 책략이든 악의의 책략이든 결국 책략은 책략일 뿐이다. 악의로 가득 찬 책략은 말할 것도 없지만, 좋은 의도라고 해도 그것이 술수로 타락한다면 악의의 책략과 다를 바 없다. 옛말에 ‘술수를 부리지 않는 것이 술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진짜 좋은 방법은 원리 원칙을 따르는 것이란 의미일 것이다.” (116 쪽)
제품의 원가가 높아져 크기를 줄여야 했다면 이를 정당하게 고지하고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옳았다. 마케팅이라는 이름 아래 ‘눈가리고 아웅’하는 제조업체들의 판매방식은 소비자를 업신여겼거나, 차마 모를 것이라는 얕은 생각에서 한 것일까.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관행같은 판매방식’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조업체를 신뢰하고 제품을 믿는 소비자에게 이렇게 술수를 부린다면 소비자의 사랑은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어려움은 곧 지나간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조금 더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어려운 때일수록 놓치기 쉬운 도리와 원칙을 보여주는 한편 우리가 정말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출간된 이후 지금껏 500만 부가 팔릴 정도로 많은 비즈니스맨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 듯 하다.
일과 인생에서 시련은 있는 법. 하지만 이를 보다 더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데는 선배나 선인으로부터 위로만한 것이 없는데 본인들도 힘들어 해서 소리를 청하기가 어렵다. 이 책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사람,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던지는 위로이고 격려여서 더욱 힘이 난다. 오늘을 사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자리를 물려 조용한 곳에서 둘 만의 대화를 나누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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