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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Richboy.../하루 더듬기

책에 대하여...Richboy, 19문 19답

by Richboy 2009. 7. 4.

어느 포털의 책 커뮤니티에 <이주의 리뷰어>로 지목되어 올린 글 입니다.

 

 

 

 

1.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내 닉네임은 이렇게 만들었다... 등)

 

안녕하세요, Richboy입니다.^^ 저는 이제 막 인생 4막의 초반을 달리면서 가끔 멀어진 3막을 아쉬워 돌아보는 남자입니다. 빠르게 살기보다는 느리게 살고, 급하게 살기보다는 억지로라도 여유롭게 살고 싶은 느림보 달팽이입니다. 한마디로 <결못남>인 셈이죠.^^;;

 

아이디의 뜻은요... 2bfreeman = to be freeman

최소한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을 수 있는 自由人.

 

제 삶의 목표로 freeman(自由人)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 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가 조르바에게 반해서 였습니다. 소설 중에 freeman(自由人)을 설명한 대목이 있습니다. 

 

“내 자랑 같아서 적이 쑥스럽소만, 나를 잘 알던 어느 ‘펜대 운전수’가 날 두고 어떻게 썼는지 한번 보시겠소? 가슴은 살아 있고 입은 크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며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어머니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 인간의 본질이 자유임을 온몸으로 주장하는 사나이. 이 시대의 도덕과 종교를 녹슨 고물총 쯤으로 여기는 사나이. 성욕이 천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라고 주장하는 사나이. 가끔은 저항도, 질문도 없이 흐름에 몸을 내맡기고 행복하게 떠내려가는 사나이. 세상 모든 일에서 신비를 보는 사나이. 젊은 양반, 결국 이 펜대 운전수가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아시오?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욕심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고 말처럼 일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서 멀리 떠나, 필요로 하지 않되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서 진탕 먹고 마신 다음, 잠든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홀로 별을 이고 해변을 걷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기적이 일어나 인생이 동화(童話)가 되어버렸음을 깨닫는 것이다.“

 

짧은 단어로 저를 소개할까 합니다.

서울 살고, 혼자서 잘 살고...現 민방위. 법무부장관 - 총각. 보건복지부장관 - ??? homo sapiens. homo faber. homo ludens. homo loquens. homo sexcus. Not human... being human 몸무게...(여덟말 닷되)키...점프하면 이미터. 눈알 네 개. 자칭Romantist. 올빼미과... moviegoer...love to smoke...love to drink...

 

<好>

비雨, coffee(별다방 수마트라), walk to wandering, (뭐든 듣기에 좋은)music, All of Kenny G, (누가 부르든, 악기를 켜든)Jazz, 책冊, Movie, 낙서그림그리기, 내 마음이 쉴 곳을 주는 속 좋은 女子, ARMANI MANIA의 내음, 갓 내린 원두내음, 느낄 수 있는 모든 바람, 맨발로 밟는 잔디의 느낌, 혼자서 메가박스 마지막 상영 보기, 그리스식 수제 요구르트, 종로 피맛골 꽁치구이, <사케 풍월>의 모든 오뎅, 명동<가무>의 비엔나커피와 팬케익,

생각하면 마음 따뜻해지는 내 사람들, 3년 째 함께하는 내 해방구, Daum블로그(http://blog.daum.net/tobfreeman), 그리고..그리고...책과 술 그리고 담배는 합해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내 여인...

 

<不好>

억지로 생각해서 말하기가 싫어요. 이런게 자유인의 특권입니다.

 

제 닉네임 리치보이(Richboy)는요...

영어 rich는 부자라는 뜻도 있지만, 넉넉한/풍부한 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다소 급한 성격에 어딘가 무언가 늘 부족한 제 자신을 넉넉하고 풍부한 사람이 되기를 바람에서 지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나이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이름을 닮아가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2-3년 전에 RichBoy라는 미국의 랩가수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닉네임인가 으쓱하기도 했죠. 음악도 좋고, 음색도 좋아 RichBoy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2. 자신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가족과 몇몇 지인들을 빼고는 제 주위 사람들은 제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잘 모릅니다. 굳이 말할 것도 없지만, 사실 그들은 제게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 무슨 책을 읽었다 하면...“흐음..”하는 정도죠. 가족들이야 오래전부터 제가 영화와 책을 즐기니 그러는가 보다 하고요. 그래서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선 반갑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진지하게 책 이야기를 하기란 사실 쉽지 않거든요.

 

 

3. 자신이 기억하는 생애 처음 읽은 책은?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종이에 박힌 활자를 읽는다는 느낌은 처음 받은 것은 6살 때 친구집에 놀러갔을 때 본 ‘일일공부’였습니다. 밥상에 무릎꿇고 앉아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그리는가 싶더니, 가갸거겨를 쓰고, 숫자를 배우는 친구의 진지함이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돈없다’는 아버지의 한마디에 항거해 하루 종일 목이 쉴 만큼 울어재껴서 저도 ‘일일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제가 왼손잡이더군요. 호랭이 아부지가 오른손으로 하는 거라며 회초리를 들고 책상에 같이 앉아 왼손을 못 쓰게 하는 바람에 하기 싫어져서 또 하루 종일 목이 쉴 만큼 울어재껴서 ‘사흘’만에 관뒀습니다. 회초리요? 옆집 할머니가 오셔서 말릴 만큼 죽도록 맞았습니다. 그 후로 공부란 것도 관뒀습니다. 트라우마가 생긴 거죠.

 

초등학교 3학년 때 일 겁니다. 하교 길에 학교 앞 정문에서 소년소녀명작동화를 60 권을 나눠주는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로봇 장난감을 부록으로 주더군요. 종이 쪼가리에 학년, 반, 번호, 이름적고, 주소를 적어 줬더니 차에 태워 집 앞에 까지 데려다 주더니 책도 놓고 가더군요. 12개월 할부 48,000원짜리 영수증과 함께... 그날 밤 아버지는 회초리를 세 개를 부러뜨렸습니다. 한 달 육성회비가 600원이었으니... 꽤 큰 돈이었나 봅니다. 60 권 모두 읽기를 약속하고 매맞기 협상 타결을 봤는데, 기억나는 책은 달랑 두 권 ‘검은 고양이‘‘황금풍뎅이‘ 뿐입니다. 생애 처음 읽은 책은 이 두 권의 책인 것 같습니다.

 

 

 

 

 

4. 다른 사람은 잘 모르는 나만의 숨겨둔 보석 같은 책을 소개해 주세요!

 

나에게 자유인이란 꿈을 심어준 <그리스인 조르바>와 대학시절 직접 경제생활에 뛰어들 때 ‘돈’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준 <보도 쉐퍼의 돈>이 있고요, 사업을 하면서는 ‘사장’의 길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쳐 준 이하라 류우이치 선생의 <사장의 제왕학>을 꼽고 싶습니다. <사장의 제왕학>은 제가 한 5년 전까지 사업을 시작하는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책이었는데요, 50여 권을 나눠준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지금 절판이 되어서 헌책방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유대 경전 <탈무드> 또한 소중한 책입니다. 동서문화연구소에서 <탈무드>를 주로 펴는데요, 여러 주제를 놓고 따로 펴낸 책들도 있고, 한 권으로 묶은 것도 있습니다. 모두 좋은 책이죠. 일본 맥도널드 사장이었던 후지타 덴 이라는 분은 ‘긴자의 유대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분이 쓴 책들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돈을 벌고 쓰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은 보도 섀퍼의 돈 입니다. 소개한 책들은 거의 2년에 한 번 씩은 읽는 것 같습니다. 사장의 제왕학은 사업을 하면서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꼭 펼쳐보는 책이고요, 금전관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고 싶을 때는 보도 섀퍼의 돈을 펼쳐보죠. 보석보다 소중하고 훌륭한 책들입니다.

 

 

 

 

 

   

 

5.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혹은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책 속 캐릭터를 소개해 주세요!

 

저는 우선 <데미안>을 꼽고 싶습니다. 사람에게는 늘 ‘스승’이 있기 마련입니다. 딱히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 사람 자체, 즉 행동과 대화만으로도 배움을 던지는 사람, <데미안>은 청소년기 저의 롤모델roll-model이었죠. 그리고 김홍신님의 장편소설 <인간시장>의 주인공 ‘장총찬’ 또한 제가 사랑하는 캐릭터입니다. 약간은 삐딱하면서도, 정의와 사랑을 아는 멋진 남자거든요. 아직까지 전 007보다 ‘장총찬’을 더 좋아합니다.

 

 

 

 

 

 

6. 읽다가 포기하고 싶었던 책 있으신가요? 이런 책들을 만나면 어떻게 하시나요?

 

많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여행길에 읽는다고 겁 없이 골랐던 <헤겔의 변증법적 유물론>도 있고요, 대학 새내기 때에는 <엥겔스의 자본론 보론>을 샀다가 세 페이지 읽고 혼쭐이 난 적도 있죠. 읽다가 도저히 모르겠거나, 읽기가 힘들면 페이지를 한 번 넘겨보는 작업을 하고는 그냥 한쪽에 꽂아둡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읽어보려고요. 책을 숙성시킨다고 하는데요, 실은 제가 읽는 능력을 키우는 시간을 두는 거 겠죠.

 

 

 

 

7. 지금까지 혹은 최근 읽은 책 가운데 기억에 남는 구절을 소개해 주세요!

 

박민영의 <책 읽는 책>에 나오는 명언입니다.

 

반대하거나 논쟁하기 위해 독서하지 말라.

그렇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위해서도 독서하지 말라.

그저 자신이 생각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독서하라.   -프랜시스 베이컨

 

 

8. 이 작가의 책은 무조건 전작주의! 혹은 이 작가는 무조건 피하고 보자!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주로 경제/경영/자기계발/처세에 관련된 책을 주로 읽습니다.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고 싶어 책읽기를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문학이나 인문, 예술 분야의 책은 문외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위의 질문에도 제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소개를 해야겠네요.

 

변화경영연구소장인 구본형씨의 책은 무조건 읽어 봅니다. 사회에 첫발을 디딘 때가 IMF 외환위기 때 였는데, 선배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들고 있던 책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었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변화라 할지라도 그것이 현실이라면 변화에 맞서서 거슬르려 하지 말고, 차라리 등지고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걷더라도 달리는 기분이 들 것이라는 일종의 위로로 다가왔죠. 신화학자 ‘조셉 캠벨’과 중국고전을 사랑하는 이분의 책은 경제경영서라기 보다는 인문서에 가까울 정도로 변화라는 주제에 대해 다양한 소재들을 사용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의 변화하는 인생 길에 등불을 밝혀주는 멘토로 여기고 있죠. 

 

재테크과 부동산경매쪽으로는 ‘박용석’씨의 책들을 들고 싶네요. 이 분은 연세대 법대를 나왔습니다. 지금은 외국계 투자회사의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재테크]라고 하면 자신의 과거사를 ‘경험’이라고 포장해서 해묵은 사례들을 드는데 반해, 이 분은 이론과 실무를 혼합해 체계적으로 ‘재테크’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이 분의 책들을 살펴보건대 항상 앞선 투자처에 대해 책을 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부동산 경매를 비롯해3-4년 전만 해도 일반투자자들은 거의 모르던 ‘중국주식’을 펀드가 아닌 직접투자하라고 권하는 책을 냈을 정도니까요. ‘한국의 젊은 부자들’로 유명한 박용석씨는 그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10년이 넘도록 매달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사람’으로 통합니다. 마치 펀드를 사듯 수익의 일정부분을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니...투자관도 놀랍지만, 그 수익률을 생각하면 어휴...^^;; 

 

그 밖에 리차드 브랜슨도널드 트럼프, 워렌 버핏이나 그의 전 며느리 메리 버핏이 쓴 책들도 모두 읽고 있습니다.

 

 

 

 

 

 

 

 

 

 

 

9. 당신의 책장 혹은 자신만의 책장 정리법을 공개해 주세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책장마다 장르별로 모아두는 편입니다.

언제 한 번 정리를 해야하는데...하면서도 못하는 것이 책장정리입니다.

남이 보면 개판오분전이고, 제가 보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고 생각하는...아시죠? 제 말. ^^;;

 

 

10. 당신의 독서 패턴은? (매일 조금씩, 주말에 몰아서... 등)

 

책은 틈나는 대로 읽습니다. 따로 두 세 권을 챙겨두었다가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에 따라 적당한 책을 골라 읽습니다. 이런 습관 때문에 문학서를 읽을 때는 곤혹을 치루곤 합니다. 문학서는 한숨에 읽어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 주로 읽는 편입니다. 리뷰는 주로 밤에 쓰죠.

 

 

11. 당신은 책을 읽을 때 어떤 자세로 읽으시나요?

 

사무실에서는 의자를 많이 눕혀두고 편안한 자세로 읽는 편입니다. 밑줄을 많이 그어야 하거나, 손이 많이 가는(접어야 할 부분이 많은 책)책은 어쩔 수 없이 책상 위에 책을 놓고 정독을 하죠. 집에서 읽을 때는 주로 침대에 엎드려 읽는데, 쇼파에 눕거나 바닥에 엎드려 읽습니다.

 

 

12.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저자의 사인본 혹은 저자와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해 주세요!

 

사인본을 받는 것은 크게 게의치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자와의 만남에 우연히 초대되면 그 분의 책을 모두 챙겨가죠. 무겁긴 하지만, 작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5월인가? 장하준 교수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7권인가를 들고 가느라 꽤 고생했습니다. 장교수님도 놀라더군요. 사인은 지인들 이름으로 해서 선물했습니다.

 

기억나는 사연이 하나 있는데요, 인터파크 올해의 책 시상식 때 리뷰어 대표로 제가 초대되어 축하말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황석영 선생님을 만났죠. 그래서 축하말을 발표한 종이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들뜬 마음에 저의 자리로 앉았는데, 선생님께서 직접 와인을 가지고 제 자리에 와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사진도 찍게 되었습니다. 그날 함께 자리한 리뷰어들과도 일대일로 모두 사진을 찍어주셨죠.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꽤 연세도 많으신데 스스로 독자들을 향해 몸을 굽히는 모습에서 ‘독자를 알아보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겠다’생각을 했죠.

 

그 밖에도 리뷰를 쓴 후에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와서 따로 뵌 분이 몇 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만나보고 싶었던 분들이었죠.

 

우선 영화번역가인 이미도 선생님.

영화광인 저는 영화제작사는 몰라도 영화 끝무렵에 나타나는 이미도씨는 알았습니다. 그가 남자인 줄은 몰랐죠.^^;

지난 해 나온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를 읽고 리뷰를 썼는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그 분을 뵌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가끔이지만 서로 시간이 허락되면 술자리를 하는 소중한 분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영화보다 영화를 더 사랑하는 분이죠.

 

두 번째는 10년 째 멘토로 여기는 분, 구본형 선생님입니다. 

이 분을 만나 뵙는 것은 일생의 소원이었죠. 그렇다고 해서 따로 싸인회를 찾아가서 만나는 그런 작위적이고 필연적인 건 싫더군요. 언젠가는 뵈리라...생각했었는데, <The Boss>를 읽고 리뷰를 올렸는데,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어느 온라인서점에서의 선생님을 단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간절히 소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전 믿습니다.^^

 

그리고 관능적 독서기로 알려진  <침대와 책>정혜윤 PD님도 뵈었습니다.

그 분은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에 대한 저의 리뷰를 보시고, 당신이 직접 온라인서점을 통해 연락을 주셔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정말 멋진 작가 분이셨습니다. 누구라도 그분을 뵙고 말씀을 나눈다면 반하실 겁니다.

 

'독서를 하면 사람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어떤 작가 분이 하셨습니다. 그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책좋사 여러분도 책을 통해 얻었으니까요.^^

 

 

13. 당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책으로 고백하고 싶다면, 어떤 책을 선물하고 싶으신가요?

 

실제로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가 생겼는데, 데이트신청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연애기술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더군요. 전화통화만 하고 끙끙 앓고 있었는데, 제 리뷰에 소개된 책이 좋다면서 읽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그 다음날 달려가 만나서 전해줬죠.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책이름은 ‘램브란트를 만나다‘

입니다.(리뷰: http://blog.naver.com/2bfreeman/58334960)

 

또 하나는 제가 한 커플을 맺어준 일이 있습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제가 다니는 대학으로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라 상경(?)을 한 셈인데요, 좀 더 깊은 사이로 친해지고 싶다고 저더러 맺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학교 주변에 안다는 밥집과 술집을 다니면서 거나하게 대접했습니다. 마지막 개미집엔 학생증을 맡길 정도였죠. 잘 곳 없는 커플을 위해 제 자취방을 내주고 전 학회실에서 잤습니다. 즐거웠다며 돌아가는 길에 아가씨에게 시집을 선물했습니다. 박열님의 ‘만남에서 동반까지’라는 시집인데, 문학 꽤나 한다는 선배가 일러준 프로포즈용 시집이었거든요. 남녀가 만나서 서로를 사랑하는데 까지의 마음을 담은 시집인데 참 좋더군요. 친구 녀석도 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그 두사람이 결혼을 했습니다. 그래서 축의금과 함께 또 하나의 시집을 선물했죠. 같은 시인의 책인데 이번에는 ‘동반에서 영원까지’입니다. 그 시집에 담긴 내용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

 

 

 

 

 

 

 

14. 빌려준 책, 이렇게 돌려주면 가장 짜증난다!

 

책을 빌려준 적도 없고, 빌린 적도 없습니다. 제 책을 달라고 하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더러워서요.^^;; 접어놓고, 밑줄치고...꽤 험하게 읽거든요. 대신 좋다고 하면 책을 따로 사서 선물합니다. 읽다가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이 생각나도 사 두었다가 선물하죠. 책선물처럼 값지고 경제적인 선물은 없더군요.

 

제대후 복학생일 때 자취를 했었는데, 참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옥탑방 하나에 세 남자가 아웅대고 살았으니 생활비를 받아도 일주일이면 거지가 되었거든요. 다른 것은 버티겠는데 후배들은 술 사달라는 건 참 힘들더군요. 할 수 없이 5,000원짜리 도서상품권을 사줬습니다. 당시만 해도 6-7,000원 하던 때라 약간의 돈만 보태면 한 권 살 수 있었죠. 제가 배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거든요. 졸업후 십년이 지난 지금, 술사준 선배는 기억못해도, 5,000짜리 상품권 준 선배는 기억하더군요. 이게 책의 힘이지..싶습니다.^^

 

 

15. 당신이 즐기고 있는 독서 외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함께 즐겨봐요!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싱글일 때 가장 힘든게 혼자서 극장에서 영화보는 거였죠. 그러다가 꾀를 낸 것이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평일 마지막 상영때 혼자가는 거였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편히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원두를 내린 커피를 가방에 담아가 마시기도 하고, 반병짜리 와인을 들고가서 잔에 따라마시면서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은 금지되어 있죠. 하지만 제 나쁜 습관이 ‘누가 하지 말라면 꼭 한 번은 한다’는 겁니다. 못하게 하면 안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아직 제지를 당한 적이 없습니다. 혼자서 와인 마시면서 영화보기...정말 운치있고 좋습니다. 극장이 집 가까이에 있다면 한 번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싱글만 하세요. 아무도 모르게...^^ 지금은 싱글이 아니라 그걸 못합니다. 그때가 가끔 그립기도 하죠.

 

 

16. 한가지 테마를 정해 책 추천 해주세요! (테마는 스스로 정하기)

 

책좋사 회원 중에는 직장인이 꽤 많으신데요...

직장인의 소원이 ‘내 사업 한 번 해 보는 것’이죠. 사장님이 되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불황일수록 자영업자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그만큼 문을 닫는 곳도 많죠. 그래서 장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을 추천할까 합니다.

 

부자멘토와 꼬마제자(오마타 간타, 다산북스)

일본에서 장사의 신으로 알려진 분과 그의 젊은 제자의 이야기입니다. 사업가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사업의 마음가짐(마츠시타 고노스케, 청림출판)

일본에서 3대 경영의 신으로 알려진 마츠시타 고노스케 회장이 쓴 책인데요, 그의 첫 사업이 자전거포였거든요. 장사에도 도가 트이신 분이죠. 대기업의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장사의 기본을 말해준 이 책은 그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프랜차이즈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남태현, 웅진윙스)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시장을 낱낱이 파헤친 책입니다. 겁 없이 제대로 밝혔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가장 쉬운 장사 방법입니다. 그만큼 함정이 많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돈버는 식당 비법은 있다(백종원, 청림출판)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안효주, 전나무숲)

노부, 맛의 제국(노부유키 마츠히사, 디자인하우스)

일곱개의 별을 요리하다(에드워드 권, 북하우스)

위에 있는 네 권의 책은 공교롭게도 요리사들이 쓴 책입니다. 요리사로 남아 있는 분도 있지만, 요리사이면서 사장님인 분들도 있죠. 이들의 공통점은 맛집을 만들어낸다는 겁니다. 음식점은 가장 먼저 맛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맛은 정성과 사랑이 담겨야 하죠. ‘음식점 사장의 정신’을 얻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17. 현재 자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현재 읽고 있는 책은 디자인 왕국 IDEO의 공동 창업자가 쓴 <유쾌한 이노베이션>을 읽고 있고요. 공지영님의 도가니가 옆에 있습니다. 지난 주에 우연히 만난 만화가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는 조금전에 다 읽었는데요(만화니까 봤다고 해야 하나요?^^;;)...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1>을 다시 읽고 있고, <What's next>라는 미래관련서는 열흘째 읽고 있습니다(화장실 갈 때, 담배 피울 때만 읽는 책이거든요).

 

 

18. 2009년 현재까지 몇 권의 책을 읽으셨나요? 그리고 올해의 독서 목표는? (목표 권수, 이 책만큼은 꼭 읽겠다... 등)

 

오늘까지 133권을 읽었네요. 읽은 책 목록을 따로 쓰고 있는데, 이 글을 쓰기 전에 습지생태보고서를 읽었다고 표시하는 바람에 알게 되었죠. one Book-One Review라고 정했음에도 아직 리뷰를 못쓴 책이 열 권 정도 되네요.

 

독서 목표라는 건 없습니다. 목적하는 책도 없고요. 순간 마음에 땡기는 책을 읽습니다. 책좋사의 책은 리뷰날짜를 맞춰야 하기에 항상 우선순위 입니다만 그게 은근히 부담이 될 때도 있더군요. 틈틈이 시간과 지갑이 허락하는대로 책을 사모아 두는 터라 읽지 못한 책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저만의 서점이 격인 책장에서 그날 마음이 가는 책을 골라서 읽습니다.

 

얼마전 리뷰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책은 몇 권을 읽느냐가 아니라, 어떤 책을 읽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책읽기가 허락되는 시간은 얼마 없는데, 되도록 마음과 머리에 오래 남을 책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말은 쉽습니다. 저도 이렇게 말하지만, 아직 마음가는대로 읽네요. 그래서 아마도 많이 읽나 봅니다.

 

 

19. 책의 정의 : 나에게 책은 __________(이)다!

 

'목로주점' 이다!

책을 생각하면 이연실이 불렀던 노래 '목로주점'이 생각납니다.

 

1.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이왕이면 더 큰잔에 술을 따르고/이왕이면 마주 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그래 그렇게 부딪혀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하려마/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께

오늘도 목노주점 흙바람 벽엔/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2.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

 

월말이면 월급타서 로프를 사고/연말이면 적금타서 낙타를 사자
그래 그렇게 산에 오르고/그래 그렇게 사막에 가자

 

가장 멋진 내친구야 빠뜨리지마/한다스의 연필와 노트 한권도

오늘도 목노주점 흙바람 벽엔/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막연히 '친구'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거든요.

책은 백열등 밑에서 머리 맞대고 두런두런 거리며 함께 취하는

그런 분위기에 있는 그런 친구 같은 존재죠.

그래서 틈만 나면 책을 집어드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