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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경제를 이끌려면 ‘컬처비즈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지난 세기까지 경제적 능력이 문화적 능력을 좌우했다면, 21세기인 현재와 미래는 문화적 능력이 경제적 능력을 좌우하는 컬처비즈(Culture Biz, 문화비즈니스) 시대이다. 과연 컬처비즈란 무엇인가? 《서른살 경제학》으로 경제학의 대중화에 물꼬를 텄던 저자 유병률의 책 《딜리셔스 샌드위치》는 컬처비즈 시대란 무엇인지 규명하고, 이 시대의 주체는 누구이며 과거와는 어떻게 다르게 펼쳐지는 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컬처비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현재을 만끽하기 위해 무엇을 갖추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1년 남짓 뉴욕 맨해튼에서 머물면서 세상의 시선이 뉴욕으로 몰리는 이유는 ‘컬처비즈’에 있다고 보았다. 또한 우리나라가 미래의 비즈니스에서 세계에 밀리지 않으려면 ‘문화경제의 메커니즘’을 알고, 이에 걸맞는 문화경제적 마인드, 문화적으로 소통할 줄 아는 능력, 그리고 문화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내다 보았다.
책의 내용에 앞서 우선 이 책이 말하는 샌드위치에 대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에서 사용한 ‘딜리셔스 샌드위치Delious Sandwich’란 의미는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와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의무 사이에 끼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샌드위치 세대Sandwich Generation’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위에서 상사는 구박하고 능력 있는 후배들은 치고 올라와 그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불쌍한 중간관리자들이나 30대 비즈니스맨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딜리셔스 샌드위치Delious Sandwich’란 뉴욕에서는 꿈을 담은 말이다. 샌드위치 하나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뉴욕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 컬처비즈의 한복판에 살고 있는 맨해튼 직장인들의 ‘맛있는 샌드위치’를 의미한다. 저자는 샌드위치 한국이 딜리셔스 한국이 되려면 문화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적 언어도 소통되는 문화제국에서 생산성은 얼마나 유연한 문화 환경과 콘텐츠를 가졌느냐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갖춰야 할 문화경쟁력이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저자는 문화제국 뉴욕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오늘날의 뉴욕은 결코 자생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와 같은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프랑스의 화가 피카소를 뉴욕으로 데리고 오려 했지만 거부하자 미국은 잭슨 폴록을 키웠다. 그가 창시한 ‘추상표현주의’ 미술을 통해 ‘뉴욕의 피카소’라는 명성을 얻기까지는 뉴욕을 문화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밀었던 정부와 CIA의 적극적인 물적 지원과 전략적인 노력이 숨어있다. 잭슨 폴록을 중심으로한 정부의 지원(돈)이었지만, 그 때문에 세계의 문화가 모여들게 했고, 그래서 만들어진 뉴욕의 문화는 세계의 돈이 집중되는 오늘의 뉴욕을 만들어 낸 것이다. 도시적 미관으로 따진다면 보잘 것 없는 뉴욕이지만, 2007년 현재에는 총 4,6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고, 최근 5년간 기록적인 증가세를 꾸준히 보이고 있다.
한편 현대미술의 갤러리들이 뉴욕 57번 스트리트에서 소호로, 그리고 다시 첼시로 이동하자 세계적인 명품의 점포들이 따라와 토지가격을 높이고, 주변점포의 경기를 활성화시킨다. 또한 뉴욕주립극장에서 매년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공연되는 발레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은 요일별, 시간별, 좌석별로 제일 비싼 210달러에서 20달러까지 모두 24가지의 가격의 매트릭스를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학적 전략이 숨어 있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 마인드로 무장되어 있는 미국의 대중문화도 철저하게 경제적 마인드로 무장되어 있다. 그들에게 창조Creation은 없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차별적인, 독특한)만 있을 뿐이다. 원작동화 《신데렐라Cinderella》를 빌려와 스토리를 변형시켜 세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못생긴 공주’라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드림웍스에서 <슈렉>을 만들었다. 바꾸고, 뒤집고, 비틀어 어필한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받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배워야 할 것은 창조가 아닌 재창조 즉, 크리에이비트한 능력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컬처비즈의 시대는 스톡stock이 아닌 플로flow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시대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많은 제품을 만들고, 많은 지식과 정보 그리고 기술을 보유하면 승리하는 산업사회와 지식경제사회가 스톡stock경제였다면, 이제는 플로우flow 즉 제품의 기능이나 서비스의 질 그 자체보다 제품과 서비스가 담고 있는 시대정신과 스토리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하는 플로우flow 경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컬처비즈의 시대는 문화를 사고, 문화적인 것이 배어 있는 것을 사는 시대다.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비즈니스세계에서도 미래는 문화가 이끈다고 보았다.
저자는 컬처비즈의 시대에서는 경영학도 바뀌었다고 말한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감성과 상상력, 스토리와 감동 같은 계량화할 수 없는 문화적 요소가 원가절감이나 생산성 향상보다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그마로서의 경영 패러다임은 없다’라는 게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GE의 잭 웰치 같은 제국건설형(CEO 1.0) 앞으로는 팀융화형(문화형) CEO(CEO 3.0)가 요구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컬처비즈 시대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컬처비즈 시대에는 ‘나이’와 ‘직급’의 편견을 스스로 떼어내고 현재를 누리는 젊은 세대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더욱 발전시켜줌으로써 시대와 동참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가장의 문화수준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라면서 주말에 쇼핑만 도와주는 가정적인 아빠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주말에 아이들이 문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문화적인 아빠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비즈니스맨, 문화적인 아빠가 되어야 하다는데 과연 ‘문화를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마인드를 배우자는 것이지, 모르던 지식을 공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경영에 응용할 무슨 심오한 원리를 예술에서 찾자는 의미도 아닙니다. 비즈니스맨과 CEO들이 문화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질적인 것’, ‘자신이 경험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것’에 대한 포용력과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웹2.0으로 촉발된 문화의 제국은 ‘스토리가 소통되는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며 자신의 스토리를 생산하고 남의 스토리를 소비하는 소통의 도구가 ‘글쓰기’임을 강조했다. 자신의 체험을 공개하고 의견을 토론하는 프로슈머의 웹 2.0시대는 온라인매체를 통하는데, 그중 가장 경제적인 소통수단이 바로 글쓰기라는 것이다. 저자는새로운 경제패러다임에서는 글을 사용하지 않으면 영원한 객체일 수밖에 없고, 내 인생의 주체가 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기업에서도 CEO들에게 “제대로 이끌고 싶다면 블로그를 운영하라If You Want to Lead, Blog!”라고 충고하고, 글을 쓰지 않으면 리더가 될 수도 없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젠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팔아야 하는 시대다. 그러므로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컬처비즈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뉴욕을 중심으로 앞으로 경제의 ‘결정적 변수’는 문화라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증명하고, 컬처비즈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 경제적인 마인드, 문화적으로 소통할 줄 아는 능력, 문화적인 유연성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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