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마케팅의 백미는 나쁜 입소문을 적극 경청하고 수정해서 옹호자로 만드는 것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또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도 있다. 말만 잘 전하면 누구에게든 전할 수 있고, 그 파장은 비용 하나 없이 천리만큼 퍼뜨릴 수 있다. 사람들의 수다, 즉 ‘말言 의 힘’을 마케팅 방식으로 채용한 것이 ‘입소문 마케팅’이다. 동양은 물론 서양에까지 속담이 있을 만큼 대단한 입소문의 위력을 사람들은 알고 있으면서도 그 위력을 측정하기 어려운 탓인지 20세기까지만 해도 한낱 요행으로 얻어지거나 사실보다 과장되는 허구라고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인터넷과 IT 붐을 경험한 21세기에 들어와서 오프라인이 뿐 아니라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대화공간이 생기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엠마뉴엘 로젠은 입소문을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보고 여러 가지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개념과 구체적 전략을 분석해서 <입소문으로 팔아라The Anatomy of Buzz: How to Create Word of Mouth Marketing>는 책을 내면서 ‘입소문 마케팅’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책 <버즈, 입소문으로 팔아라The Anatomy of Buzz Revisited: Real-life lessons in Word-of-Mouth Marketing>(해냄)은 2000 년에 출간된 <입소문으로 팔아라>의 개정판이다. 이 책은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와 사례들과 입소문 측정의 필요성, 스토리텔링, 참여의 힘, 윤리적 문제, 이야깃거리, 2차적 입소문, 시각적 입소문 등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어 거의 다시 쓰여진 책이다. 전작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전작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번 책은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개념과 입소문 마케팅이 ‘왜 중요한지’에 관한 내용은 생략했기 때문이다.(저자는 이제는 그런 개념을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확산되어서 뺐다고 한 만큼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개념을 비즈니스와 생활을 통해 익히 파악하고 있다면 굳이 읽지 않아도 되겠다).
우리는 왜 입소문을 낼까? 그 이유를 찾기 전에 우선 책의 제목이기도 한 버즈buzz에 대해 알아보자. 버즈buzz는 입소문을 뜻하는 말로, 원래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이다. 벌들은 춤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꿀벌은 꽃을 찾으면 벌집으로 돌아가 춤을 추며 buzz buzz 소리를 냄으로써 다른 벌들에게 꽃이 있는 곳을 알려준다. 정보 공유는 벌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생존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매커니즘이다. 다시 말해 정보지식 시대에 정보공유을 뜻하는 입소문은 생존을 위한 의사교환 수단인 것이다.
입소문에 대해 내린 저자의 정의는 이렇다. “이 책에서 입소문이라는 용어는 ‘현재나 과거의 고객 또는 잠재 고객들 사이에 언어적,시각적으로 전달되는 모든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을 일컫는다.”(본문 25쪽) 입소문의 시작은 바로 언급comment다. 이러한 언급은 직접 대면, 전화, 메신저, 이메일, 블로그 등을 통해 전달된다. 저자는 입소문 중에서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 작용의 일부로서 무작위로 튀어나오는 입소문은 제외하고 작위적인 입소문, 즉 기업 활동의 방아쇠trigger를 당기는 역할을 하는 입소문에 집중했다.
우리는 이 말에 주목해야 한다. 입소문 마케팅은 작위적인 입소문이고, 의도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언급을 조장하는 마케팅이므로 입소문 마케팅을 벌이기 전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훌륭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에 비해 가치가 있는 제품과 서비스라면 언젠가 당연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테지만, 굳이 일부러 입소문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공급자의 측면에서는 우리 제품보다 더 좋은 경쟁제품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공급 초과 시장이기 때문이고, 마케팅적 측면에서는 웹2.0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주권의 시장에서 입소문 마케팅의 위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입소문 마케팅의 전제조건은 ‘가치 있고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 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입소문 마케팅은 ‘칭찬’이 아닌 ‘불만’을 베이스로 한 마케팅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입소문 마케팅의 전파자는 바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입소문 마케팅 워크숍’에서 ‘당신의 제품은 올바른 것인가?’하는 질문으로 입소문 마케팅에 앞서 기업 스스로가 명심해야 할 일련의 질문들을 제시했다.
-당신 제품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가?
-사람들이 ‘와!’하고 놀라는 효과를 창출할 또 다른 기회들이 있는가?
-당신 제품은 눈에 띄는가, 그리고 더 눈에 띄도록 만들 수 있는가?
-추상적인 개념들도 눈에 띄게 만들 수 있는가?
-당신은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가?
-당신 제품은 준비되어 있는가?
저자는 순수한 형태의 입소문은 사람들이 좋은 제품을 찾기 위해 이용하는 여과 체계이기 때문에 대부분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조언을 부탁하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어떤 제품을 피해야 할지보다는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긍정적인 경험을 전반적으로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프레드 레이켈트의 책 <1등 기업의 법칙>이 말한 입소문의 다양한 원천에는 촉진자(권유자, 긍정적)와 저해자(만류자, 부정적)이 있고, 이는 다시 경험의 여부를 따져 경험 기반 촉진자(써봤는데 정말 좋아), 경험 기반 저해자(써봤는데 형편없어), 2차 촉진자(정말 좋대), 2차 저해자(정말 형편없대)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저자는 기업은 이들을 잘 살펴 부당하고 부정적인 입소문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입소문을 최대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입소문을 운에 맡기지 말고 노력에 의해 전환시키라는 말이다.
입소문을 촉발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찾아내는 데에는 경청이 큰 도움을 주고, 경청은 또한 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입소문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저자는 말했다. 기업이 소비자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경청하며, 고객 경험을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입소문을 증가시킬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기업이 우선 불평하는 고객들을 도우면 그들이 옹호자로 바뀔 수 있고, 더 중요한 것은 경청이 기업의 시스템 문제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CRM메트릭스의 CEO인 로렌 플로레스의 말은 기업이 소비자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공명하는지뿐만 아니라 어떤 언급이 그 아이디어를 가장 잘 뒷받침하는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입소문 마케팅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허브를 공략하라고 말한다. 네트워크 허브는 특정 제품 분야에 대해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을 가리키킨다. 네트워크 허브는 말콤 글레드웰의 책<티핑 포인트The Tipping Point>에서 사용한 영향력자influential과 전문가maven, 그리고 연결자connector과 비슷한 개념이다. 네트워크 허브의 특성은 얼리 어답터 즉 앞선 수용자이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하는 연결자이며, 정보에 목말라있고, 블로그나 온라인 포럼등에 참여하며 큰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언론에도 노출되는 부류다.
주의할 점은 이들은 효율성을 높일 뿐 네트워크 허브만이 입소문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저자는 네트워크 허브가 입소문의 30% 정도를 좌우하고, 입소문의 70%는 네트워크 허브가 아닌 사람들에 의해 생긴다고 말했다. 기업이 네트워크 허브들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며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업은 네트워크 허브 뿐 아니라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이 더 열성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한편 저자는 입소문의 전파를 가속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다발 속의 전략지점(네트워크 허브 등)에 씨앗 단위들(seed unit-신상품, 제품견본 등)을 할인 가격, 신용 판매, 혹은 공짜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뿌려야 한다며, 성공적인 씨뿌리기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규칙을 제시했다.
1.넓게 생각하라.
고객이 별로 없는 지역들을 찾아내는 것처럼,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소셜 네트워크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그들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씨뿌리기를 하라
2. 직접 제품을 주어라.
대체로 사람들은 직접 경험해야만 제품에 관심을 보인다.
3. 가격 장벽을 낮추어라.
가능하면 씨앗 고객에게 공짜로 제품을 주어라. 그렇지 않으면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라.
4. 침묵에 귀 기울여라.
성공적인 씨뿌리기는 죽은 네트워크(씨앗들이 발아하지 못하며, 활동성을 잃은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고 추가로 씨뿌리기를 할 때 가능하다.
저자는 입소문 마케팅을 하면서 기업이 유념해야 할 점은 입소문의 경로를 끝까지 추적해서 어디까지 어떻게 전파되는지 소비자들에게 경청하며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대시절에 들은 ‘지시 1%, 확인 99%’라는 말이 떠올랐다. 특히 불만과 나쁜 소문에 대해서는 더욱 더 귀를 기울이며 그것을 덮으려 하지 말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해소하고 나아가 옹호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대로운 입소문 마케팅을 실행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백미는 책의 맨 뒤에 있는 ‘입소문 마케팅 워크숍’이다. 이 책에서 한 부분만 읽어야 한다면 이 부분을 반드시 읽어야 할 실용적인 부분이었다. 저자는 입소문 마케팅을 실행하는 독자에게 입소문 마케팅을 펼칠 때 유념해야 할 내용들에 대해 질문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제시했다. 만약 독자가 입소문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면 체크리스트로 사용해도 무방할 만큼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질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당신의 제품은 올바른 것인가?
-당신의 접근법은 올바른가?
-당신은 네트워크에 귀를 기울이는가?
-당신은 네트워크 허브들과 함께 일하는가?
-당신은 입소문 창출의 모든 기법들을 고려하는가?
-당신은 사람들을 참여하게 하는가?
-당신의 판매자들은 입소문을 만드는가?
-어떻게 입소문을 계속 살릴 것인가?
내용이 주로 기업들이 추진했던 입소문 마케팅의 사례들을 들어 읽기는 편한 반면 개념의 이해와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찾는 데에 있어서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학술적인 개념을 이해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직장이나 사업에서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책이 제시한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 독자가 마케팅을 추진하고자 하는 아이템을 접목해서 읽는다면 적잖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리치보이가 여러분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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