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識缺齋,부족함을 아는 서재/직장인, 이럴 땐 이 책!

직장인, 선입견이나 편견을 떨쳐내고 싶다면?

by Richboy 2009. 12. 14.

 

 

 

 

 

 

 

나의 프레임을 알아내어 자기중심적 관점으로부터 벗어나라!

 

  <티핑 포인트>와 <블링크>라는 책을 발표하면서 일약 경제관련 밀리언셀러 작가가 된 말콤 글래드웰을 기억하는가? 2008년 <월스트리스저널>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들 만큼 독보적인 경영저술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지난 해 <아웃라이어Outlier> 라는 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는 올 해 소개가 되면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 책의 핵심은 ‘1만 시간의 법칙‘이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자기 분야에서 최소한 1만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누구든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세계적인 스포츠 플레이어나 뮤지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CEO 등은 천성적으로 타고난 기질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의 노력과 환경의 뒷받침이 오늘의 그들을 있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 책이었다. 이 책이 나온 후 수많은 독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훌륭한 책이었다. 이 책에는 놀라운 사실이 하나 숨어 있는데, <아웃라이어>의 모티브에는 <생각의 지도>라는 보물 같은 책이 숨어 있었다.

 

 

 

 

 

  <생각의 지도The Geography of Thought>의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동서양인들 사이에는 사회구조, 자기개념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사고 과정과 사고 내용에서 보이는 차이와 일치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사고의 체계에서 정말로 다르다면, 태도, 신념, 가치, 선호와 같은 심리적 특성들에서 나타나는 문화간 차이는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생각의 도구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고 그것을 풀어나간 책이다. 생각의 도구의 핵심은 문화였다. 책의 저자인 리처드 니스벳Rechard E. Nisbett 교수동서양인의 생각의 도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개인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문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많은 실험들을 통해 증명해 내었다. 그리고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의 영향을 받아 <아웃라이어>를 쓸 수 있었고, 후반부에 있는 ‘비행기 추락에 담긴 문화적 비밀’과 ‘아시아인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등 문화적 차이로 인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21세기의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다른 문화적 유산 역시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생각의 지도>를 펴낸 니스벳 교수의 많은 실험과 연구에 결정적인 역할을 사람들 중에는 한국인 최인철 교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교수가 쓴 책 <생각의 도구>의 한국어판 번역을 맡기도했다.

 

  <아웃라이어>와 <생각의 지도>에 대해 장황하게 소개를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놀라운 작품의 지적 연결고리가 또 다시 줄을 이은 듯한 책을 만났기 때문이다.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를 읽었다. 저자는 니스벳 교수의 동서양인의 문화적 차이를 넘어 인간 본연의 심리를 건드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마음의 창이라고 부르는 ‘프레임’에 접근하고자 했다. 그는 어떤 ‘프레임’을 통해 세상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이 결정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최상의 프레임으로 자신의 삶을 재무장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풍경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저자는 프레임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 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마음을 비춰보는 창으로써의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안하는 검열관의 역할을 한다.” (11 쪽)

 

  프레임은 창문이나 액자의 틀이고, 안경테인 셈이다. 프레임은 어떤 대상을 보는 것과 관련이 있고, 뚜렷한 경계 없이 펼쳐진 대상들 중에서 특정 장면이나 특정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골라내는 기능을 한다. 쉽게 말해 단순히 보여지는 것 뿐 아니라, 개개인의 관점(view point)들 역시 프레임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대화중에 말하는 ‘요즘 세상에 대한 논평, 주위 사람에 대한 설명 등은 모두 화자의 프레임에서 비롯된 정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마음의 안경인 셈이다. 저자는 프레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새로이 수정하는 리프레임re-frame 작업을 통해 지혜로워진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프레임은 무엇이고 그 한계는 어디까지 인가 아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목적이 이 책을 읽는 목적이겠다.

 

  프레임에는 상위 수준 프레임과 하위 수준 프레임이 있다. 상위 수준 프레임은 Why, 즉 왜 이 일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고 비전을 물어 이상을 세운데 반해 하위 수준 프레임은 How, 즉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을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절차를 묻는다. 예를 들어 벽돌을 쌓는 미장이 둘이 있는데, 한 명은 단순히 ‘벽돌작업을 한다’고 말하면 하위 수준 프레임으로 일을 하는 것이고,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상위 수준 프레임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상위 수준의 프레임을 갖고 있는 사람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Yes라는 대답을 자주 하고, 하위 수준의 프레임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반대의 대답을 자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두 프레임의 차이는 행복과 의미추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저자는 자녀들이 의미 중심의 프레임(상위 수준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도록 할 수만 있다면, 거액의 자산을 남겨주지 않아도 험한 세상을 거뜬히 이기고도 남을 훌륭한 유산을 물려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프레임을 인식하는 이유는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합리적이지 못할 뿐 더러 감각적 경험은 애매해서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인식을 주관하는 우리의 뇌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도 하기 때문에 은메달을 딴 선수가 동메달을 딴 선수보다 덜 행복해하고, 내성적인가 외향적인가 질문의 방향을 바꿔도 대답을 달리한다. 특히 자기 프레임, 현재 프레임, 이름 프레임, 변화 프레임  이 네 가지 프레임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핵심 프레임으로 작용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 프레임은 그런 착각으로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오해와 갈등도 일어난다. 하지만 이 갈등에도 자기 프레임 때문에 서로 상대방의 무감각과 무능력, 배려 없음을 탓하게 된다. 지혜는 우리에게 이런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내는 한계 앞에서 철저하게 겸허해질 것을 요구한다. 현재 프레임은 벌어진 사건의 결과를 놓고 현재시점에서 ‘나는 그럴 줄 알았다’고 판단하거나, 자신의 과거를 현재에 투영하고 미화시켜 ‘우리 때는 안 그랬다’고 충고하려하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현재의 감정에 충실해 계획하려 든다.

 

  이름 프레임은 돈에 공돈, 푼돈, 원래 가격, 할인 가격 등의 이름을 붙임으로서 방만한 소비를 부추기고, 같은 가치의 원화와 달러화인데도 숫자의 크기 때문에 달러로 표기했을 때 더욱 소비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돈으로 대표되는 신용카드와 포인트를 부문별하게 낭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제적 합리성의 기본은 돈에 이름을 붙이지 않는 것이다. 이것만 지켜도 경제적으로 지혜로울 수 있다. 변화 프레임은 선택의 순간, 특히 경제적인 선택의 순간에 찾아온다. 전통경제학이 말하는 합리적인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결과를 낳지만 조건만 바꿔도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손해보다는 이익을 보려하고, 여간해선 변화하지 않으려 하며, 내 것은 중요해 보이고, 남의 것은 평범해 보인다. 선택과 결정의 순간 우리는 ‘나의 선택이 과연 최선인가, 아니면 조건이 다른 프레임에 의해 속고 있는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어떤 프레임으로 제시되더라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 바로 그 능력이 경제적 지혜의 핵심인 것이다.

 

  네 가지의 핵심 프레임 중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이름 프레임 중에서 ‘원화와 달러화’였다. 저자는 돈의 단위가 돈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면세점에서 200달러의 고급 넥타이는 구입하면서 200,000원 가격표의 넥타이는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는 달러화인가, 원화인가 하는 화폐 이름 프레임으로도 달러를 선택할 것 같았다. 이렇게 본다면 외국인이 한국여행을 온다면 돈 단위가 높은 한화로 표시된 ‘관광 상품’은 달러에 비해 불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해외 관광수입을 위해서라면 원화의 화폐를 천분의 일로 줄여 달러화와 같게 하는 ‘디노미네이션’이 유리하겠다. 또한 실제로 화폐를 내지 않기에 신용 카드 사용이 낭비가 되는 것처럼, 카지노에서 칩을 이용하는 이유도 ‘보이지 않는 돈’를 노리는 프레임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프레임을 통해 살지만, 사실은 프레임에 갇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삶의 태도를 바꾸어 최선의 프레임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을 제시하였다.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

 

  의미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가까운 미래나 현재의 일도 늘 상위수준으로 프레임해야한다. 일상적인 행위 하나하나를 마치 그것을 먼 미래에 하게 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의미 중심으로 프레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접근프레임을 견지하라

행복과 성공은 접근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의 몫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다는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은 접근 프레임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하고 싶었지만 주저했던 일이 있다면 이제라도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자기 방어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밖의 세상을 향해 접근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갈때, 새로운 일을 접했을때 늘 접근의 프레임을 견지하라.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현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일방적으로 희생되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지금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감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프레임은 준비기로써 희생하는 현재가 아니라, 현재 순간을 마음껏 즐기는 대상으로써의 현재다.

 

  비교프레임을 버려라

진정한 마음의 자유는 자신을 다른 사라모가 비교하지 않는 데 있다. 과거의 자신보다 현재의 자신이 얼마나 향상되어 가고 있는지, 자신이 꿈꾸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상의 비교가 남들과 비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결론이다.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한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의 프레임을 결정한다. 따라서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은 언어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특히 긍정적인 언어로 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감사, 감동, 기쁨, 설렘, 만족...이런 단어들이 우리 삶 속에, 나아가 우리 아이들의 말 속에서 넘쳐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누군가 본받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그 사람의 전기나 자서전을 읽고 그 사람처럼 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반복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그런 대상이 없다면 뮐러처럼 자신이 가장 되고 싶은 이상적인 자기를 만들어보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자신에게 들려줘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상상속의 이야기가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본받고 싶은 인물의 사진을 걸어놓거나 가지고 다녀라. 자신이 닮고 싶은 롤 모델의 사진을 걸어놓는 행위가 그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프레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교수를 떠올리기만 해도 상식문제를 더 잘 푼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행복은 소유 자체를 위한 소비보다는 경험을 위한 소비를 했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 음식을 먹을 때, 단순히 습관적으로 식사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 음식에 들어간 재료들을 음미하는 미식가로서의 경험을 추구해보라. 특히 나를 위한 것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 행복을 배가시킨다는 점을 기억하라. 누군가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행복 비타민이라고 프레임하는 것과 같다.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탁월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 커다란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 자기 삶에 만족을 누리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거의 예외 없이 ‘누군가’가 있었다.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건 ‘어디서’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의 문제인 것이다.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성인기의 성취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 ‘중단 없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복의 위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10년 법칙’이라는 규칙이 존재하듯 우리가 천재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 상당수는 타고난 천재성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집중과 반복의 산물임을 기억하라. 프레임을 바꾸기 위한 리프레임 작업을 해야 한다. 단순히 마음먹기가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늘리듯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새로운 프레임을 습득해야 한다.

 

  저자는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은 일종의 ‘마음 설명서’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을 발견하고 한계를 인식함으로써 ‘나는 잘 알지 못하고,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함을 가져야 함을 알게 되었다. 단지 보고, 느끼고, 생각했다고 판단한 것들이 실은 내 스스로 프레임을 만들어 보고 있었고, 남이 만든 프레임에 속아 판단이 흐렸음을 배웠다. 저자가 서두에 “프레임으로 인한 이러한 마음의 한계를 직면할 때 경험하게 되는 절대 겸손, 나는 이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존의 프레임을 리프레임하는 길은 우선 ‘겸손’해야 함을 강조했던 말임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무엇보다 현명한 지혜는 자기중심적인 나의 한계를 확인하면서부터 라는 것을 깨달았. 하루에도 최소 150 가지의 선택을 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우리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그 대답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겠다면 이 책을 펼쳐 볼 일이다. ‘나의 한계’를 아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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