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識缺齋,부족함을 아는 서재/직장인, 이럴 땐 이 책!

직장인, 21세기의 트렌드를 콕콕 짚어내고 싶다면?

by Richboy 2009. 12. 9.

 

 

 

 

 

 

 

온라인 경제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라! 

 

  혹시 삼디다스를 아는가? 모양은 진한 곤색 폴리우레탄 덮개에 평행선 흰 줄 세 개가 있는 실내화이다. 중고교 교실에서는 아직까지 최고의 실내화로 평가되어 있고, 회사 사무실, 신림동 고시촌까지 널리 퍼진 이 브랜드는 명실공이 ‘국민 쓰레빠’이다. 지금은 온갖 패러디 제품들이 나오고 가격도 단 돈 3,000원으로 보급화 되어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는 한달 평균 2만 켤레나 팔리는 대중화된 디자인이 되었지만, 사실 이 제품은 1972년 ‘아딜렛(adilette)’이란 이름으로 아디다스에서 탄생한 슬리퍼로 발 관리를 잘 해야 하는 운동선수나, 있는 집 자식들만 신었던 꽤나 고급 슬리퍼였다. 20여 년 전에도 웬만한 슬리퍼의 두세 배 가격인 6-7,000원을 호가했으니 슬리퍼 절도범이 생겨났고, 이에 대처해 흰색 줄에 주인 이름을 큼직막하게 써 놓을 정도였다. 이쯤이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누가 이걸 처음 신었지? 그리고 어떤 경로로 이렇게 유명해졌지? 

 

 

 

 

  이런 궁금증은 비단 삼디다스 뿐 아니다. 지난 2006년 삼디다스를 누를 뻔한 또 하나의 슬리퍼 버켄스탁Birkenstock이 있다. 이 슬리퍼 역시 1960년대 히피족들과 대체 의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제품이다. 코르크로 신발 밑창을 대서 가볍기 그지없는 이 제품은 소수에 의해 꾸준히 애용되어 오다가 1990년대 후반 ‘가장 멋진 신발’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면서 마침내 1998년 밀라노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선보이게 되면서 수많은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를 매혹시켰다.

 

 그 뿐인가? 호주의 굽이 낮은 부츠 어그 부츠Ugg boots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 양털을 깎는 사람들이 보온을 위해 발목에 메리노Merino 양가죽을 두르기 시작한 데서 유래된 어그부츠는 흉하다를 의미하는 어글리ugly에서 나온 말이다. 이 부츠 역시 1970년대 호주를 방분한 미국의 서핑족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소수에 의해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다 미국의 최고 TV시리즈물 <베이와치Baywatch>에서 섹시 여배우 파멜라 앤더슨이 자주 신고 나오면서 2000년 초부터 미국 전역의 여대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유행에 둔감한 편인 내가 이 정도를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니 비슷한 유래를 가진 ‘유행제품’을 생각한다면 밤을 새워도 모자를 판일 것이다. 얼마나 많든 상관없다. 이들의 제품의 공통점은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지극히 소수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던 제품이 어느 순간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하더니, 마치 우주에서 축구공만한 운석이 떨어진 듯 전국이 들썩거리며 열광을 하고, 약간의 시차가 있긴 하지만 전 세계에 퍼지더란 것이다. 과연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현상을 처음으로 설명한 사람이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다. 그는 우리가“슬리퍼 하나 가지고 왜 이리 난리가 난거지?”하고 질문만 할 줄 알았지 그런 이상한 현상에 대해 아무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을(일부 경제학자나 사회학자는 어슴프레 답을 내려했지만) 과거에 있었던 ‘사실’을 캐내어 답을 낸 사나이다. 그는 이 책을 쓸 수 밖에 없는 운을 탄 사나이다. 1996년 ‘워싱턴 포스트’ 지에서 리포터로 일했으며, 1996년부터 ‘뉴요커’에서 기고 작가로 지금까지 활약 중이다. 신문사에 있던 탓에 마음만 있으면 ‘옛날 뉴스’를 캐는 건 아무 문제될 것이 없었다. 게다가 아버지는 수학자, 어머니는 심리치료사이고, 그는 역사학을 전공했으니 매우 독특한 지적 환경에서 자란 그에게 거칠 것이 없던 것이다(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는 탁월한 글솜씨까지 갖췄다).

 

  과거에 일어났던 비슷한 역사들을 고증해 현실에 비춰보고 하나의 현상으로 찾아낸 그의 능력, 이것이 바로 ‘통찰력’이 아닐까? 그는 삼디다스, 버켄스탁, 어그부츠가 아닌 ‘허시 파피Hush Puppies'(랜드로바와 함께 우리나라에도 20세기 말까지 존재했던 클래식 룩의 캐주얼 구두. 비슷한 종류의 메이커로 ’케리부룩‘로 있었다)를 들어 이 ‘신기한 현상’을 파헤치고 그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바로 이 책이 포브스지가 지난 20년 간의 비즈니스 책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책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다. 그는 후에 나온 책『블링크』와『아웃라이어』라는 밀리언셀러를 낸 바 있고, 2005년 〈타임〉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선정하기도 했다.

 

 

 

저자 홈페이지 : http://www.gladwell.com

저자 블로그:http://gladwell.typepad.com/gladwellcom

뉴요커 지에 기고했던 글 모음: http://www.gladwell.com/archive.html

 

 

 

  

그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용어의 정의를 이렇게 말했다.

 

“이런 변화(한물간 허시 파피Hush Puppy의 폭발적 인기, 1992년 이후 5년간 뉴욕 범죄율의 급속한 하락)는 전염성이 있다는 점, 작은 것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극적인 어느 순간에 발생한다는 특징들은 홍역과 독감이 퍼져나가는 세 가지 원칙과 동일하다. 이 중에서 전염이 극적인 순간에 발생하여 소멸할 수 있다는 세 번째 특성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세 번째 특성이야말로 앞선 두 가지를 그럴듯하게 설명해주는 원칙이며, 왜 현대 사회의 변화가 그런 식으로 일어나는지를 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갑자기 변화하고 전염되는 극적인 순간에 붙여진 이름이 다름 아닌 ‘티핑 포인트’이다.”  (19-20 쪽)

 

  쉽게 말해 ‘티핑 포인트’는 ‘하품’과 같은 '전염되는 무엇'이다. 하품을 쫓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옆에 있는 사람이 하품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눈물이 나오게 입이 찢어지라 하품을 하게 되는 것이고, 나를 본 두 사람이 또 쫓아 하품을 하는 것은 이유가 없다. 오죽하면 ‘하품’이라는 글자를 읽기만 해도 하품이 나온다고 하니(정말 그렇지 않은가?) 그 전염성은 무섭다. 더 무서운 이유는 전염이 등비수열로 퍼진다는 것이다. 즉 처음엔 두 배로 다음은 네 배로 퍼져나가다가 마침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전염에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 이러한 티핑 포인트를 완성시키는 3가지 규칙(소수의 법칙, 고착성 요소, 상황의 힘)이 있는데, 이들은 전염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소수의 법칙: 80:20의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대부분 ‘작업’의 80%는 참여자 20% 에 의해 수행된다는 개념이다. 전염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고착성 요소: 전염되는 메시지를 기억하도록 만드는 특수한 방식이다. 정보를 제시 하거나 구조화하는 그 순간, 작지만 고착성이 강한 변화만 주어도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상황의 힘: 상황과 조건과 이런 것들이 작용하는 특수한 상황에 강한 영향을 받는 것이 전염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행동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인간 행동이 훨씬 더 암시에 걸리기 쉽다는 점을 말해준다. (38 쪽)

 

  티핑 포인트를 완성시키는 3가지 규칙은 용어가 어려울 뿐 사실 어려운 말이 아니다. 20여 년 전 지방 소도시의 어느 중학교의 2학기 첫날 3학년 1반의 교실의 풍경을 예를 들어 보자. 여름방학을 서울에 있는 큰 아버지 댁에서 보내고 온 실장이 난생 처음 보는 실내화를 신고 교실에 나타났다. 바로 ‘삼디다스’다. 아버지 때부터 ‘실내화’로 인정받아 온 하얀 면에 고무깔창의 실내화를 ‘얼마나 깨끗이 빨았는가’ 로 으쓱대던 반 아이들이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게 뭐냐, 실장?” “엉, 이거 서울 아이들이 신는 실내화야. 발 냄새도 안 나고 바닥이 엄청 푹신거려.” “우와~ 나 한 번 신어보자.” “나도, 나도.” 3 주일 내에 그 반 아이들은 모두 신개념의 실내화를 신었고, 4 개월이 채 걸리지 않아 학교 아이들 대부분이 그 실내화를 신었다. 교무실에서도 꽤 많은 선생님이 신고 있었다. 설명은 끝났다.

 

  3학년 1반 실장을 비롯한 돈 많은 집 자식 서너 명(소수의 법칙)이 개학한 첫 번째 주에 ‘삼디다스’를 신고, 함께 어울리며 ‘얼마나 편한지, 공부까지 잘 되다’며 설레발을 쳤다. 다른 아이들이 시험 삼아 신어보니 기존의 실내화와는 달리 정말 편하고, 푹신거렸다. 발 냄새도 안 나고, 빨기 편하고, 무엇보다 선생님이 이상한 실내화를 신는다고 체벌을 하지 않았다(고착성 요소). 아이들이 귀가해서는 ‘삼디다스’ 사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급기야 단식투쟁까지 한다. 어머니는 ‘도대체 뭐길래 저토록 난리일까’ 싶어 시장에 가 봤더니, 정말 위생상에도 좋고, 빨기도 편했다. 세 켤레 남은 중에 라이벌로 여기는 옆집 덕배 엄마가 자녀들에게 준다며 두 켤레를 사길래 얼른 하나 사서 돌아왔다(상황의 힘).

 

  위에서 말한 제품들 역시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 잡지나 패션쇼에서 처음 볼 때는 ‘도대체 저걸 누가 신는다니?’ 하며 헛웃음치며 비웃었는데, 유명 연예인이 그것을 신고 드라마에 출연하거나, 사생활을 담은 사진 속에서 만났을 때 ‘헉’하고 놀란다.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얼마 후 주말에 패션 1번가 명동을 가고, 홍대, 강남역, 압구정을 가보니 선남선녀들이 모두들 신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신던 신발 가격보다 턱없이 비싸지만, ‘내가 뒤질쏘냐’ 싶어 두 눈 딱 감고 사들인다. 샀는데 그냥 있을까? '나도 그거 하나 질렀네‘ 하고 여기저기 자랑을 해야 본전을 뽑을 것이 아닌가? 개인이 이럴진대 동네를 보고, 지역을 살핀다면 그 확산은 전염병을 버금가지 않을까?

 

  말콤 글래드웰은 소수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이른바 ‘전염시키는 사람들’을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 라고 분류하여 불렀는데 이들을 살펴보자.

 

  먼저 커넥터. 이들은 자전거 바퀴로 본다면 중심축인 ‘허브Hub'와 같은 사람들이다. 허브는 자전거 바퀴의 바퀴살을 한데 모으는 중간역할이다. 역으로 보자면 허브는 자전거 바퀴의 바퀴살 모두에게 뻗어 있다. 한마디로 ’마당발‘인 셈이다. 이 사람을 통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어 동네를 걷다 보면 스무 발도 채 떼지 않아 인사를 하는 사람이다(이런 사람 꼭 있다). 이들은 가장 유력한 ’~카더라 통신‘ 즉 최고의 입소문 배포자다. 그리고 이들은 대체로 여기저기 모임에 가입되어 있거나, 동네 유지 노릇(최소한 골목대장)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영향력‘이 대단하다. 이들을 다른 말로 어렵게 말하면 ’오피니언 리더‘인 셈이다.

 

  두 번째는 메이븐Maven, 전염을 부추기는 사람으로 ‘지식을 축적한 자’들이라 했다. 쉽게 말해서 얼마 전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시골로 내려와 ‘영농후계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동네 청년회 회장인 셈이다. 이들은 커넥터, 즉 마당발의 말에 지지표를 던진다. ‘나도 신어보니 좋습디다.’ 말하고 ‘내가 서울 가서 직접 사오면 더 싸게 살 수도 있다’고 구매를 도와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세일즈맨은 더 이상 설명할 바가 없는 단어다. 커넥터가 메시지를 퍼뜨리면, 메이븐은 그에 더해 합리적인 이유로 메시지를 지지한다. 세일즈맨은 그래도 의심하는 사람들, 혹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맨투맨으로 부딪혀 그들을 설득하는 사람들 이다.

 

  저자가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해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우리주위에 그런 사람이 누구인가? 또는 앞으로 내가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려줄 이 세 사람을 누구로 뽑아야 하는가를 알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의 특성과 그들처럼 되기 위한 방법까지 책에서는 말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상황의 힘을 설명하면서 범죄 전염 이론을 설명한 부분이다. 뉴욕 지하철 역내의 범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지난 해 책으로도 나온 바 있는 『깨진 유리창 법칙』을 설명했다. ‘깨진 창문 이론’은 범죄학자인 제임스Q. 윌슨과 조지 Q. 켈링이 만들어낸 것으로 이들은 범죄가 필연적으로 무질서의 결과라고 주장한 이론이다. 쉽게 말해서 공터에 쓰레기 봉투 하나 버리기가 힘들지 그 다음은 당연히 버리게 된다는 것과 비슷하다.

 

  미국 영화에서 숱하게 본 ‘뉴욕 지하철’을 기억하는가? 열차는 그래피티나 낙서로 엉망이고, 역사는 어두우며, 쓰레기로 가득하다. ‘깨진 창문 이론’에 의하면 늘어나는 뉴욕 지하철 범죄는 다른 이유보다 뉴욕 지하철의 열악한 환경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지하철을 새로 도색하고, 역사를 청결히 했다. 그리고 엄청난 경찰력을 동원해 누가 낙서라도 하고, 범죄를 저지르기라도 하면 그 자리에서 체포해 무거운 형벌을 내리고, 다시 도색하고 청소했다. 이렇게 환경을 정화하고, 범죄자에 대해 종전보다 무거운 형벌을 내린 후 뉴욕지하철의 범죄율은 급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깨끗한 지하철 역사는 덤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후반부에 있는 ‘자살과 흡연의 티핑 포인트’에서 ‘고착성 없는 흡연에 관한 연구’ 부분이었다(자살에 대해서는 작금에 일어나는 일이고, 너무나 불행하고 끔찍한 일이어서 사례로 언급하기 조차 싫다). “역시, 말콤 글래드웰이야!”라고 찬사를 보낼 만큼 그 다운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부분청소년의 흡연률을 어떻게 하면 떨어뜨릴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담배 광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TV드라마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지 못하도록 단속했다. 그리고 담배 값도 올리고, 건물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가 하면, 흡연 장소를 따로 두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모든 흡연자의 흡연을 제한하는 이유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청소년의 흡연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청소년의 흡연율은 제한을 가할수록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에 이르렀다. 왜 일까?

 

  말콤 글래드웰은 흡연 역시 전염처럼 번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예인 등 유명인의 흡연 모습은 물론, 잘 나가는 친구들, 소위 ‘일진’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비흡연자들에게 일종의 허락자permission giver가 된다는 것이다.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 즉 땀 흘린 아버지가 한 모금 깊숙이 담배를 피워 연기를 날림으로 ‘피로가 날아가는 듯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라든지, 선남선녀들이 멋들어지게 담배를 물고 피우는 모습, 아버지 차에 남아있는 담배연기 등이 ‘남자의 냄새’로 느껴진다거나 하는 것들이 이들로 하여금 전염되어 무의식적으로 ‘따라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흡연자와 연관된 성격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 성격상의 특징들, 즉 반항심, 충동성, 위험을 무릅쓰는 모험심, 타인의 의견에 대한 무관심, 조숙함 등이 그들을 사춘기의 또래 집단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으며, 사춘기의 반항, 모험 추구, 충동성, 타인에 대한 무관심, 조숙함의 궁극적인 표현에 끌리도록 필연적으로 만들었다. 그 필수품이 바로 담배였다.” (231 쪽)

 

  저자는 청소년의 흡연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티핑 포인트의 ‘고착성’과 연관 지었다. 10대들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할 때 그들은 ‘치퍼’ 즉, 담배 맛도 모르는 초짜배기다. 그들은 가끔씩 담배를 흉내 내듯 피울 뿐 중독되지 않았기에 맛도 모른다. 단지 분위기에 따라 피울 뿐이다(물론 담배 맛을 아는 척도 한다). 처음에는 모두 이렇게 마음 내킬 때 마다 피우다가 규칙적인 흡연자가 되는데 약 3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 다음의 5년에서 7년 동안 흡연습관은 가속화되어 중독에 이른다. 담배를 끊는 데도 약 3년이 걸린다.

 

  그렇다면 중독의 선은 어디까지 일까? 치퍼들은 중독이 되지 않고서도 하루에 다섯 개비 정도 담배를 피운다. 그 적정선은 니코틴 용량이 4밀리그램 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해결책으로 골초(하루에 30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들이 24시간 안에 니코틴 용량을 4밀리그램 이상 흡수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제안하거나,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고착성이 결여된 보다 안전한 흡연 형태를 찾아서 그들에게 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를 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한 인식만으로도 금연정책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세원 중 하나 아니던가? 과연 몰라서 이들이 정책을 펴지 못할까? 먼저 이 사실을 인식해야 할 곳은 정부에 정책제안을 펼치는 시민단체나 금연협회가 아닐까?

 

  마치 지구상에 떠 있는 먼지처럼 너무 많아서 찾을 수 없는 뉴스들을 모아 하나의 사실로 만들고 이론화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말콤 글래드웰’을 따를 자가 없을 것이다. 그는 확실히 통찰력을 지닌 뛰어난 인물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출현은 온라인상의 ‘입소문 마케팅’이 더욱 탄력을 받아서 성공할 수 있었고, 나아가 2007년부터 국내에서 대기업도 블로그 마케팅에 주목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어쨌든 절반의 역작이다. 입소문 마케팅의 전부를 알려면 로버트 스코블의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Naked Conversation』, 폴 길린의『링크의 경제학The New Influencers』, 고구레 마사토의『입소문의 기술The art of Kuchikomi』, 저스틴 커비 등이 공저한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 혁명Connected Marketing』등을 함께 읽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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