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꿈을 믿어라
Believe in your dreams
나이가 들어서 어떤 일을 시작한 늦깎이를 late starter라고 하지요. 반면 만성형의 사람은 late bloomer라고 합니다. 재능을 늦게 꽃피운 사람이란 뜻이니까요. 뉴요커 지의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베스트 10에 선정된 말콤 글래드웰은 신작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What the Dog Saw)'에서 late bloomer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꼬집습니다. “우리는 왜 조숙성과 천재성을 동일시하는가(Why do we equate genius with precocity)?” 라는 화두를 그가 던진 것인데요, 조숙성이 천재성의 필수조건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지요.
글래드웰은 천재성이야말로 조숙성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믿는 우리의 일반적 통념을 깨트리기 위해 어려서부터 빛을 발한 천재 미술가와 늦은 나이에 걸작을 낸 대기만성 미술가를 대비해 소개합니다. “스물여섯 살 때 명작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린 피카소는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genius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예술가입니다. 반면 60대 중반에 그린 작품이 20대에 그린 작품보다 15배나 더 비쌌을 만큼 만성형의 예술가였던 세잔은 분명 late bloomer의 이미지에 잘 들어맞습니다.”
우리가 세잔의 사례를 통해 간과해서는 안 될 교훈은 ‘대기만성 스타일의 사람들이 주위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너무나도 일찍 좌절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실력을 갈고닦으면서 뒤늦게 재능을 발휘하는 그들에게 주위의 성급한 평가나 판단은 분명 그들의 창의성을 일찍 시들게 하는 독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천재성과 조숙성을 동일시’하는 태도는 비단 예술 분야에만 적용되는 편견은 아니지요. 영화 ‘루키(The Rookie)’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그런 편견은 late bloomer들이 설 자리를 미리 빼앗을 수 있다는 걸 지적합니다. 프로 야구의 세계에서는 퇴물이나 진배없는 나이인 39세에 메이저리크 투수로 데뷔한 투수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짐 모리스! ‘루키’는 그의 일대기를 그린 실화 영화입니다. 고등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는 짐(데니스 퀘이드)은 학교 야구팀의 코치입니다. 한때 그의 꿈은 메이저리그 투수가 되는 것이었으나 20대에 다친 어깨 때문에 낙향한 것입니다.
세 아이의 아빠이자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는 그는 일면 행복해보입니다. 그런 그가 방과 후 해질 무렵이면 들판에 홀로 나와 자신의 재능을 갉고 닦습니다. 27세에 처음 마이너리그에 입단했을 만큼 야구 신동은 아니었지만 그에게 야구는 인생의 전부이기 때문이지요. 그가 지도하는 고등학교 야구부는 지역 리그에서 꼴찌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항상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말라(Believe in your dreams)”고 충고합니다. 그런 그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오합지졸 제자들은 한 가지 특별한 제안을 합니다. “우리가 지역 예선에서 우승하고, 주 챔피언 전에 나가서도 우승하면 선생님도 메이저리그 투수의 꿈에 도전해보시겠어요?”
제자들은 기적적으로 약속을 지킵니다. 세인의 섣부른 편견을 깨트리며 짐도 마운드에 오릅니다.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 그것에 결코 늦은 나이란 없다(It's never too late to believe in your dreams).” 그렇게 스스로를 독려해온 짐은 시속 157km의 광속 투구를 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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