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마이클 루셀Michael Rousell이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건’이라고 일컬은 ‘전환의 순간’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경험해봤다.
열여덟 살 때 집에 앉아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을 때였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느라 고전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하고 있었다. 새롭거나 특이한 뉴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설명할 순 없지만 그 뉴스가 내 머릿속에 박혀버렸다.
인간을 달에 보내기까지 하는 마당에 정부가 동네가게에서 파는 제품의 가격조차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갑자기 흥미롭게 여겨진 것이다. 비현실적일 만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조사해볼 가치가 있었다. 그래서 경제학 책을 샀다. 나에게는 이 자체만으로도 상다히 놀라운 일이다. 1년 전만 해도 별 볼일 없는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고 학구열이라고는 거의 없던 상태였으니 말이다. 물론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하려 한 적은 있지만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적은 없었다.
경제학 책과 인플레이션이라는 기이한 현상을 이해하려는 왕성한 욕구로 무장한 나는 아주 충격적인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어갈수록 저자가 나에게 직접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 정보는 내 두뇌에 즉각적으로 흡수되고 합성되어 책에 빠져들수록 서로 다른 부분 사이의 깊고 복잡한 연계가 눈에 들어왔다. 공부란 노동이 아니라 해방이라는 의미를 그제야 깨달았다.
그 경제학 책은 내가 학교에 다닐 때 있었던 책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달라진 것은 나였다. 태도가 달라졌고 동기가 달라졌다. 이제는 부모님이 원해서나 선생님이 집에 보내지 않겠다고 겁을 줘서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 공부를 했다. 내 궁금증의 소재는 시의적절했고 시급한데다 흥미로웠기 때문에, 집에 돌아오면 어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서둘로 계단을 뛰어올랐다. ... 그렇게 며칠 동안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나는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는 ‘동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한다면 ‘내면화’되지 않은 사람은 뛰어난 경지에 다다를 수 없다. 21-22쪽. 베스트 플레이어, 매슈 사이드, 행성B
베스트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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