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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CEO, 사장學

[책리뷰]페이스북 이펙트 - 마크 주커버그가 꿈꾸는 쿨Cool한 미래는 올까?

by Richboy 2011. 2. 25.

 

 

 

 

마크 주커버그가 꿈꾸는 쿨Cool한 미래는 올 것인가?

 

 

  지난 1월 16일에 열린 68회 골든글로브시상식(2011)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각본상을 휩쓸었고, 세계적인 영화제마다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화제의 영화가 있다. 바로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다. 이 영화는 현재 전 세계 6억 명이 넘게 사용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facebook’에 얽힌 하버드 천재들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실존하는 세계적인 온라인 기업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주커버그’를 모델로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와 이에 얽힌 하버드 생들의 우정과 배신, 그리고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그린 이 영화는 벤 메즈리치의 실화 소설 〈Accidental Billionaires>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마크 주커버그를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만든 혁신적 아이디어와 그에 얽힌 인간관계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하버드 천재들이 모여 아이디어의 소유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진실들을 조명해 스토리를 전개했다면, 책 <페이스북 이펙트>(에이콘)은 페이스북이 가입자 6억 명을 넘을 만큼 널리 퍼지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를 고민한 책이다.

 

 

 

 

  전 ‘포춘’지 테크놀로지 전문기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페이스북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물론 페이스북 핵심 경영진들의 인터뷰와 생생한 밀착취재를 담았다. 마크 주커버그의 전기(傳記)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기업과 인물에 대해 잘 정리했다.

 

 

  2004년 12월 스물 두 살의 청년이 하버드 기숙사에서 장난삼아 만들어 낸 페이스북은 지난 해 말 비공식적으로 가입자 6억 명을 돌파했고,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는 2010년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미디어에서는 벌써 ‘페이스북이 이제 유행을 넘어 수도, 전기와 같은 필수불가결의 온라인 공공재가 되어간다’고 평할 만큼 영향력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기업 역시 ‘마케팅의 기본은 소셜이고, 소셜의 기본은 페이스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화제의 기업, ‘페이스북을 알고 싶어서’였다. 이미 국내에서도 대세가 된 페이스북을 자의든 타의든 활용해야 한다면 ‘페이스북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찾아낸 답은 ‘당장 페이스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이 책을 통해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페이스북의 엄청난 규모나 파급효과가 아닌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를 키워 거액을 받고 사라지는 ‘실리콘 밸리식 사업가’가 아닌 ‘멋지고 쿨Cool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청년’이었다. 이런 생각의 청년이라면 그가 만들어갈 세상을 함께 지켜보고 싶었다.

 

  또 다른 매력은 페이스북의 파급효과는 비단 네트워크 뿐 아니라 비즈니스에 있어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책 제목이기도 한 ‘페이스북 이펙트’는 사람들 사이의 경험과 관심, 문제, 이슈 등이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되어 새로운 인간관계와 사회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온라인결제 서비스 회사인 페이팔PayPal의 공동창업자이자 앤젤 투자자인 피터 티엘은 페이스북의 잠재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1세기 초반 가장 중요한 투자 테마는 세계화의 방향이다. 세계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미래도 없다. 갈등과 분쟁, 전쟁이 증가할 것이고, 현재 기술수준이라면 전 세계를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 세계화가 실패한다면 투자도 없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세계화를 이끌어내는 최선의 투자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내가 아는 한 ‘페이스북’은 바람직한 세계화의 가장 순수한 모습이다.” 본문 26쪽

 

 

 

 마크 주커버그를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증언은 너무나 젊은 그의 외모와 늘 한결 같은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나 슬리퍼 차림 그리고 듣는 둥 마는 둥 농담하듯 내뱉는 그의 말투를 들어 ‘괴짜 경영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의 CEO의 역량은 외형이 아닌 생각에 들어 있었다. 그의 목적은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이나 돈방석이 아닌 쿨함Cool, 즉 이제껏 없었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회사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세계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그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27쪽

 

 

  저자는 책 전체를 통해 마크 주커버그의 생각, 다시 말해 기업이념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페이스북이라는 회사 자체를 경영하고자 하는 대상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좋은 수단일 뿐’이라는 주커버그의 생각에 매료되어 있었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은 2007년 후반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가 페이스북을 150억 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사례다(만약 매각했다면 23 세의 주커버그는 4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마크 주커버그는 ‘실리콘 밸리식 머니게임’을 혐오했다. 그래서 벤처투자사의 돈을 받고, 상장을 하거나 빨리 회사를 팔아버리거나, 성장 속도를 가속시키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데려다 앉히는 일련의 관행을 거부했다. 그에게 페이스북이라는 소셜서비스는 다음 목표로 가는 전술적 도구가 아니라 ‘소셜서비스’ 그 자체였다. 그는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했던 연설에서 ‘더페이스북을 자산화하거나 사이트를 통해 이익을 거두는 가장 최선의 출구전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는 이 사이트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생각하는 데에만 시간을 보내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이들이 하는 일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며, 제가 하는 일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203쪽

 

 

  청년 사업자답게 쿨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주커버그가 7년 동안 페이스북에 닥친 크고 작은 위기를 용케 넘기거나, 주위의 도움으로 오히려 기회로 삼은 과정은 소설처럼 드라마틱하다. 과연 초심자의 행운으로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프로 같지 않은 그의 순수함 즉, 사용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점점 더 많은 정보로 둘러싸이는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선한 기업정신이 지금까지의 놀라운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나 역시 앞으로 마크 주커버그의 선한 기업가 정신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주목할 것이다. 주커버그가 앞으로도 선한 기업가로 남을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로 변해 세상을 조종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지는 모습이라면 당장은 커다란 흐름에 동참하고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소설보다 재미있고, SNS 관련 IT책 몇 권을 읽는 것보다 유익하다. 무엇보다 온라인의 대세로 떠오른 페이스북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일독해야 할 책이다.

 

 

 

저자가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델Dell사와의 인터뷰한 동영상입니다.

 

 

 

이 리뷰는 여산통신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 <라이브러리 앤 리브로>(2011년 3월호)에 실린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