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bout Richboy.../人 · 物 · 形 ...확~ 땡기는 것들!

감동 깊은 어느 책의 탄생스토리

by Richboy 2011. 6. 27.

 

 

 일전 한소장님을 뵈었을 때 최성일 선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원고청탁을 받고 책을 준비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져 혼이 났었다. 일면식도 없지만 책이 좋으니 책짓는 이들도 남같지가 않다. 그의 치료비를 위해 시리즈로 출간되었던 책을 한 권으로 만든다고 했는데 드디어 출간되었다. 책을 위해 살던 그, 이젠 책이 그를 돕는구나 싶었다.

 나 역시 책으로 그를 돕고, 책으로 그를 만나려 한다. 뜻 깊은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으시길... - Richboy  

 

PS: 제 블로그를 보시고 최성일 선생의 책을 주문하신 분은 제게 따로 메일이나 비밀댓글로 주문사실을 알려주세요.

제가 애장하고 있는 좋은 책을 한 권 더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최성일의『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이 입고된 어제 나는 세 번 울었다. 점심은 한 출판사의 편집자 두 사람과 함께 했다. 나는 함께 일했던 평론가들의 이야기를 했다. 다들 능력이 있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이들이라 내가 부러워할 정도다. 그런데 유독 최성일만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고료가 짠 <기획회의>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어려운 인문서를 읽고 글을 써주었다.


  원고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부인의 전화를 받고서였다. 뇌종양이 전두엽을 덮어 기억력이 감퇴했기에 더 이상 원고를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게 작년 10월이었다. 상황이 그런데도 최성일은 전화만 받으면 원고청탁을 받아들였다. 그걸 부인이 다시 전화를 확인해 일일이 상황을 설명해야할 정도였다.


  어제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책이 입고되어 있었다. 책은 최성일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1996년에 <출판저널>에 입사했으니 그가 책에 대한 글을 쓴 것은 15년이다. 그중 13년 2개월 동안 이 책을 썼으니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책을 들고 내 방에 들어가 한참을 흐느꼈다.


  어제 두 기자와 통화했다. 물론 다른 일로 전화를 걸어온 이들이다. 나는 그들에게 최성일 책의 기사를 부탁했다. 한 기자는 그 책을 다 읽어봤는데 너무 중요한 책이라고 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 기자의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다시 설움이 북받쳤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잠시 울먹거렸다.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었다. 책 20권을 최성일의 집으로 택배발송하고 부인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내 사정이 허락하는 만큼 인세조로 일단 돈을 송금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문자로 알려줬다. 


  블로그에 이벤트를 한다는 글을 올려놓은 다음 먹먹하게 최성일의 책을 읽고 있는데 오후 6시쯤 출판계의 한 후배가 왔다. 그 후배는 최성일의 책을 온라인서점에 영업을 다니고 있다. 역시 많은 성과를 낸 후배라 계획이 탄탄했다. 나는 무조건 따르겠다고 말해주었다. 고마웠다. 책의 판매수익금을 전액 저자와 그 가족에게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가 도와줄 것 같다고 했다.


  저녁에 학교도서관저널에 갔더니 모두가 퇴근하고 없었다. 함께 면회를 갔던 연용호 주간하고 술이나 한 잔 하고 싶었지만 그는 이미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다시 먹먹하게 책상에 앉아 있는데 한 출판계 후배가 전화를 걸어왔다. 모처럼 서울 나왔는데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헤어졌다나. 나는 그와 이야기하며 저절로 폭음을 하게 됐다. 


그와 헤어진 후 최성일의 부인에게 문자가 왔다. 인지력이 떨어져 아무도 몰라보는 최성일이 이제는 폐렴과 패혈증이 겹쳐 열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책이 나왔으니 면회를 가려는 내게 면회를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성일 본인은 물론 지켜보는 가족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후배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나서 나는 다시 건물 벽에 기대 한참을 통곡했다.

 

 

260

 

 

우리 시대 지성인 218인의 생각 사전

 

  출판평론가 최성일은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고 투병중입니다. 저는 그를 돕기 위해 제 블로그에서『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전5권)판매 이벤트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그 이벤트는 너무 호응이 많아 책이 품절되었습니다. 그때 나는 이 책으로 최성일을 확실하게 돕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 방법 외에는 도울 길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섯 권의 책을 한 권의 사전으로 다시 만들었습니다.

 

새 책은 46배판 792쪽의 책이 되었습니다. 책에는 218명 사상가의 책들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가라타니 고진에서 시작해 후지와라 신야에서 끝나는 사전이라 곁에 두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정가는 38,000원입니다.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첨부하는 보도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책의 판매수익금은 전액 최성일의 가족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15년 동안 책에 대한 글을 써온 최성일은 이 책에만 13년 2개월 동안 정성을 쏟았습니다. 어쩌면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는 지금 글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게 투병중이지만 제발 하루빨리 완쾌되어 일어나 이 작업을 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

 

  신간인 관계로 많이 할인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3만 2천원에 판매하고자 합니다. 비밀 덧글에 주소와 휴대전화번호(택배 발송인 관계로 꼭 필요합니다)를 꼭 명기하기고 <기업은행 043-050370-01-024 한기호>로 32,000원을 송금해주시면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단체 주문인 경우 따로 전화(336-5675)를 주시기 바랍니다. 오직 책읽기와 책에 대한 글만 써온 최성일이 벌떡 일어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출판평론가) 소장의 블로그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