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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boy, 워렌 버핏을 말하다

by Richboy 2011. 9. 17.

 

 

 

   지난 달 <기획회의>에 '박경철 어록'을 실은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았나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발행인- 한기호)에서 '우리 시대의 어록(가제)'로 책을 내기로 했다. 여러 명이 공저로 참여하는 일종의 프로젝트 단행본인 셈인데, 나는 박경철과 더불어 선대인, 워렌 버핏, 스티브 잡스, 손정의를 맡았다. 추석 연휴 전후로 한가한 듯 바쁜 시간을 보낸터라 원고마감일을 넘겨 청명한 주말 원고 쓰기에 여념이 없다. 오늘 워렌 버핏의 원고를 넘겼는데...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를 추적하자니 '이 만한 이, 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기본'에 충실하게 평생을 살고 있는 사람, 말 그대로 고진이라 할 사람이다.

 

  워렌 버핏의 인생과 더불어 투자철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스노볼Snowball' 일 것이다. 그는 자서전 제목이기도 한 ‘스노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일 제대로 된 눈 위에 서 있다면 눈덩이 굴리기는 이미 시작된 겁니다. 내가 그랬습니다. 이건 돈을 불리는 이야기만 뜻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친구를 만들어 나가는 문제입니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눈이 호감을 가지고서 제가 먼저 붙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 촉촉한 눈이 되어야 합니다. 잘 뭉쳐지게 말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눈을 계속 붙여야 합니다. 갔던 길을 물리고 뒤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언덕 위까지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인생이 그런 겁니다.“ (스노볼, 랜덤하우스, 689 쪽) - 원고 중에서...

 

  나머지 원고를 써야하기에 여유가 없다지만 그에 대한 지금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몇 자 적었다. 하늘은 가을인데, 볕은 여전이 여름이다, 오늘. -Richboy

 

 

오마하의 현인, 그의 말은 미래고 돈 이다

“돈을 벌기 위한 첫째 원칙은 절대 돈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원칙은 이 첫째 원칙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잃지 않는 투자’를 강조한 이 말은 지난 2008년 10월, 약 580억 달러라는 재산으로 세계 최고 부자이자 ‘가치투자의 귀재’ 혹은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투자 절대원칙이다.

 

그의 말은 힘이 세다. 그의 말 한마디에 세계 증시가 출렁거린다. 그래서 세상은 그의 말 한마디와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기울인다. 올해 있었던 ‘버핏과의 점심’이라는 기부를 위한 경매의 낙찰가는 무려 262만6411달러였다.

워런 버핏의 첫 비즈니스는 여덟 살 때 껌을 파는 일이었다. 한 통을 낱개로 나누어 팔면 2 센트의 돈이 생겼다. 소년 버핏은 그 때 '이익'의 개념을 깨달았다. 열 살짜리 어린 워런의 인생을 바꾼 것은 벤슨 도서관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천 달러를 버는 천 가지 방법>이라는 책에 매료되고, 그 속에서 '복리複利의 마술'을 배우게 된다. 그 후 버핏은 친구인 스튜 에릭슨은 집 현관 앞 계단에 앉아서 “나는 서른다섯 살에 백만장자가 되어 있을 것” 이라고 선언했다.

 

열한 살에 누나와 함께 시티즈 서비스 주식을 달랑 여섯 주를 사서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워렌 버핏은(그는 이 일을 두고 "나는 11년 동안 헛살았다"고 말했다) 40 달러의 시점에서 5 달러의 이익을 남기고 팔았다. 그 후 주가가 계속 치솟아 나중에는 한 주에 202 달러까지 오르는 것을 목격하고 세 가지 교훈을 얻는다. “첫 번째 교훈은 주식을 사면서 투자한 돈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교훈은 별 생각 없이 작은 이익만 덥석 물고 물러나 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교훈은 만일 자기가 실수할 경우, 돈을 맡긴 사람은 필경 나에게 화를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성공을 확신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돈을 맡아서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이 첫 투자를 “내가 인생을 살면서 경험한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워렌 버핏의 주된 투자방식은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한 장기투자’, 그는 투자종목선택에 있어 “10년 이상 보유할 계획이 없는 종목은 단 10분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래서 그는 투자에 앞서 회사는 물론 경영진의 덕목과 장기 행동까지 살폈다. 그리고 투자 후에는 스스로를 기업의 경영자라고 여기고 투자에 임했다. 또한 버크셔 헤서웨이를 경영함 있어 자신도 스스로를 투자자라고 생각하고 경영에 임했다. 덕분에 그는 유능한 투자자이자 경영자가 될 수 있었다.

 

그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투자에 있어 가장 어려운 덕목이 바로 ‘기다림’인지 모른다. ‘성질 급한 놈이 낚시를 하면 결국 투망을 들고 물속으로 뛰어든다’는 말처럼 시시각각 바뀌는 시황, 넘쳐나는 소문과 호재와 악재들 속에서 항상심恒常心을 갖기란 정말 어렵다. 버핏의 인내에는 ‘공부와 연구’라는 베이스가 깔려 있다. 거듭된 공부와 연구로 ‘그 때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오를 수밖에 없다.' 확신이 있기에 83세인 그는 지금도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그이기에 '데이 트레이딩' 즉, 단타매매를 혐오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는 심지어 “단타매매를 즐기는 주식거래자나 투기꾼을 투자자라 부르는 것은,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바람둥이를 로맨티스트라 부르는 것과 같다.”고도 말했다.

버핏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평전 <스노볼>(랜덤하우스) 속 그의 투자 성향은 사자를 닮았다. "나의 능력 범위를 벗어난 곳에 그럴 듯한 먹잇감이 있다고 해서 무리하게 접근하지는 않는다. 그저 나의 능력의 범위 안에 먹잇감이 나타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정확하지 않은 내부정보와 소스, 메신저를 통한 루머 등을 따라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는 우유부단한 투자자들에게는 금언이 아닐 수 없다.

 

버핏은 ‘훌륭한 투자자'를 야구에서의 '훌륭한 타자'와 비유했다. “훌륭한 타자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런을 치겠다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타격 자세를 잡은 뒤 자신이 좋아하는 공만을 휘두른다.”

워렌 버핏의 인생과 더불어 투자철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스노볼Snowball' 일 것이다. 그는 자서전 제목이기도 한 ‘스노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일 제대로 된 눈 위에 서 있다면 눈덩이 굴리기는 이미 시작된 겁니다. 내가 그랬습니다. 이건 돈을 불리는 이야기만 뜻하는 게 아닙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친구를 만들어 나가는 문제입니다.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눈이 호감을 가지고서 제가 먼저 붙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 촉촉한 눈이 되어야 합니다. 잘 뭉쳐지게 말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눈을 계속 붙여야 합니다. 갔던 길을 물리고 뒤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언덕 위까지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인생이 그런 겁니다.“ (스노볼, 랜덤하우스, 689 쪽)

 

이러한 현명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답은 책이다.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서 온다. 적절한 절제심이 적절한 지성의 틀과 결합했을 때 합리적인 행동이 나온다.”고 말한 그는 1958년에 구입한 3만1000달러짜리 집에 있는 사무실에 앉아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며 다음 투자를 고민한다. 그는 자신의 하루 일과를 이렇게 말했다. “사무실에서는 자리에 앉아 읽기 시작한다. 읽은 다음에는 전화로 장시간을 통화한다. 나는 많이 읽는다. 내가 원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나는 대략 감을 잡고 있다.” 일류 투자가들은 독서가다. 하지만 버핏은 일반인의 독서량의 5배 정도 된다고 스스로 밝혔다. 월가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자인 존 템플턴도 “자신을 ‘살아있는 도서관’으로 만들라”고 주문하지 않았던가.

 

워렌 버핏은 어느 명문대학에서 강연을 한 후, 참석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학생이 자신의 포부를 들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면 월스트리트로 진출할까 합니다. 거기에서 착실하게 경력을 쌓고 돈 벌어서 기반을 다진 쥐에는 제가 원하는 삶을 살 계획입니다.” 자신의 꿈을 접어둔 채 성공을 통해 기득권을 획득하려는 그 대학생의 말을 들은 워렌 버핏은 그 학생을 매우 꾸짖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들어본 소리 중에 가장 멍청한 소리로군! 자네의 그 말은 젊었을 때 섹스를 하지 않다가 나이 들어서 한꺼번에 하겠다는 말과 똑같은 거네.”

 

막대한 부富를 이룬 워렌 버핏은 2006년 거의 모든 재산을 친구인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자신을 기리는 재단을 만드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했고, 심지어 워렌 버핏 이름이 붙은 건물을 짓는 것도 반대했다. 그런 형식적인 것들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돈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들을 기리는 만찬모임을 주선하거나 그들의 이름을 딴 병동들을 지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다고 세상 사람들이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내 나이가 되면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내 삶의 성공여부가 평가되는 것이다. 그것만이 당신이 어떻게 당신의 삶을 살았느냐를 보여주는 궁극적인 시금석이다."

 

워렌 버핏의 진면모는 예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 2006년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상속세 폐지’ 시도에 대해 “상속세 폐지야말로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버핏은 유산보다 성과에 의해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상속세 폐지는 2000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녀들로 2020년 올림픽 팀을 뽑는 것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국민의 0.7%의 상속세를 내는 ‘혜택 받은 사람'이 들으면 기함할 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는 지난 8월 15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슈퍼 부자 감싸기를 멈춰라’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미국 의회에게 연 수입 100만 달러 이상의 부자들에게 증세를 해서 재정위기를 돌파하라"고 제안했다. 덧붙여 “미국의 가난한 사람과 중산층이 아프카니스탄에서 우리를 위해 싸우고 가계를 꾸려가기 위해 애를 쓸 동안 나와 친구들은 억만장자에게 우호적인 의회로부터 우호적인 보살핌을 받아왔다”“이제 우리 정부는 진지하게 고통분담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가 그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 그가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 글은 '공감의 한 줄'(북바이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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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세트

저자
앨리스 슈뢰더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11-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워런 버핏이 알려주는 투자의 지혜와 삶의 지혜 독점 인터뷰로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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