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없으면 기회도 없다
거대 변화를 비즈니스로 해석하라
변화는 혼란인 동시에 기회다. 특히 비즈니스에는 기회의 창고다. 변화는 기존 질서와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기업의 존망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사에는 늘 단절적인 변화가 있어왔다. 바로 지금 산업계에 그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변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할 것인가. 삼성경제연구소의 기술산업실장인 저자가 거대 변화를 비즈니스로 해석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이에 따라 도출한 3가지 신사업과 6가지 유망사업을 소개한다.
변화의 맥락과 문제의 본질을 짚어 과감하게 발상을 전환하라
우리 주변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변화는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변화에서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신사업 성공의 비결로 제시하는 두 가지 조건은 변화의 결과가 아닌 원인을 짚을 것, 그리고 과감하게 발상을 전환할 것 두 가지다. 결국 변화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맥락과 본질을 짚어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하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상용화되던 시기 모두가 자동차 관련 사업에 투자할 때 칼 피셔라는 사람은 도로를 만들고 부동산을 개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80년 과외금지 조처가 내려졌을 때 웅진의 윤석금 회장은 유명 강사의 강의 테이프를 판매해 오늘날 웅진그룹의 기초를 닦았다. 많은 사람이 똑같은 정보를 얻었지만 칼 피셔와 윤석금 회장은 그 본질과 맥락을 파악하고 많은 사람과는 다른 곳을 향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차별화된 유망사업을 발굴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너무 많은 변화가 지극히 복잡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변화의 양상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저자는 변화를 해석하는 기준으로 변화의 속도, 양, 지속성을 제시한다. 즉 ‘빠르면서 크고 지속적인 변화’ 혹은 ‘느리지만 지속적이며, 영향력이 큰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종합한 것이 메가트렌드가 되며 유망사업은 이를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가 예고하는 3대 신사업과 6가지 유망사업
저자가 미래 산업 지도를 바꿀 세 가지 흐름, 즉 3대 메가트렌드로 주목한 큰 변화는 바로 ‘인구구조 변화’, ‘도시화’, ‘기후 변화’이다. 이를 통해 3대 메가트렌드가 필연적으로 창출할 3대 신사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6가지 유망사업 등 총 9개의 미래사업을 도출한다.
3대 신사업으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헬스케어 사업, 도시화에 대응한 인프라스트럭처 사업, 기후변화에 대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이들은 글로벌기업들이 이미 공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현재의 진행 현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이루어져야할 기술 혁신의 방향을 제시한다.
6가지 유망사업 역시 3대 메가트렌드가 예고하는 사업기회다. 이들 유망사업은 3대 신사업과 비교할 때 고도의 기술력이나 대규모 자본보다는 발상이나 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당장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가 예고하는 에이징솔루션 사업, 1~2인 가구 대응 사업, 도시화가 예고하는 안(安) 비즈니스, 도심형 서비스업, 기후변화가 예고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 식량 비즈니스 등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 각 장 말미에
저자 김재윤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삼성전자 신규사업 기획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MBA를, 2008년에는 서울대학교 기술정책과정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0년 주기로 학문과 현장을 오가며 공학, 경영학, 경제학을 공부한 셈이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4년 동안 신사업의 기획과 실행을 경험하며 에너지, 뉴미디어, 정보통신 등 다양한 미래 유망산업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이 시기에 얻은 현업 경험과 사업에 대한 이해는 이후 산업이나 기업을 분석하고 평가, 판단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1992년 삼성경제연구소로 옮겨 2008년 기술산업실장을 맡기 전까지 IT산업 연구를 담당했다. IT와 연애한다고 할 정도로 IT산업의 역동성과 변화를 분석하는 데 매료되었던 시기였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으로서 산업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0년 이상 산업 연구 분야에 매진해왔으나 좀 더 큰 시야에서 세상의 흐름을 보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직관을 갖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배움이 있다고 믿는다. 끊임없는 배움의 기회와 자극을 주는 산업 연구야말로 정말 재미있고 매력적인 일이라 여기고 있다.
신사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과 논란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이 책에는 저자가 풍부한 현장경험을 통해 얻은 신사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과 논란을 일목요연하게정리한 내용이 가득하다. 우선 기업이 신사업을 기획할 때 겪게 되는 딜레마를 1. 미래예측의 어려움, 2. 전망과 실제 수요의 괴리, 3. 타이밍과 3개의 계곡, 4. 기술혁신의 불연속, 5.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당사자들 등 다섯 가지로 정리해 설명했다.
또 많은 기업이 궁금해할 신사업 기획의 4가지 포인트를 제언한다. 첫 번째는 변동성(Volatility), 풍부함(Abundance), 희귀함(Rare)의 세 가지 키워드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즉 변동성은 줄여주고, 넘쳐나는 것은 사용하게 하고, 점점 부족해지는 것은 그 대안을 제공하면 그것이 바로 신사업이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소득, 산업, 인구변화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꼼꼼히 읽어 거시적 패턴을 정확히 읽을 것을 권한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팔지 진입 타이밍과 시장규모를 예측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로 지금 구상중인 신사업이 마냥 장밋빛으로 보일 때 원점으로 돌아가 업(業)을 재정의해 보기를 권한다. 경쟁자와 진입 장벽을 보는 기준을 재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의 눈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때로 최첨단 기술만을 중요시하기 쉬운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환기시켜 준다.
그 외에도 60여 개에 이르는 풍부한 그림 자료를 삽입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으며, ‘모토로라의 이리듐 프로젝트는 왜 실패했나?’(p.46), ‘좋은 유망사업이란?’(p.80), ‘시장점유율의 이중성’(p.252) 등 의 내용을 다룬 팁박스를 곳곳에 배치해 흥미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는 책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변화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진지하게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더욱 뜻 깊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역시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미래 비즈니스의 정보만을 얻을 것이 아니라 변화를 해석하는 틀로 폭넓게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 책이 거대 변화의 시대를 맞은 독자와 기업에 유용한 길잡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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