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는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 시리즈 중 『세밀한 작업』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작가의 최신작이자 국내 첫 출간작이다. 이 작품은, 한 젊은 여성이 파리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납치된 후 알몸으로 허공의 새장에 갇히는 사건을 시작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의 과거 행적을 파헤치는 카미유 베르호벤의 수사와 끔찍한 연쇄살인이 영화의 교차편집처럼 번갈아 진행된다. “히치콕이 살아 있다면 영화화하고 싶어할 작품으로 완성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밝힌 저자의 필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작품에서 주목할 또다른 점은 바로 여주인공 ‘알렉스’이다.
유럽추리소설 대상, 코냑페스티벌 신인상, 미스터리문학 애호가상 수상작가
전 유럽의 추리문학상을 휩쓴
프랑스의 새로운 거장
피에르 르메트르의 국내 첫 출간작!
데뷔작 이후 전 작품이 문학상을 휩쓴,
프랑스 장르문학 ‘로망 폴리시에’를 짊어질 신성의 탄생!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 스티그 라르그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등 유럽 장르문학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밀레니엄』 시리즈를 필두로 국내에서 시작된 유럽 장르문학의 붐은, 현재 영미권에서 불고 있는 유럽 작품들의 인기에 비해 다소 뒤늦은 감이 있다. 이들 유럽 장르문학, 그중에서도 북유럽 작품들은 주요 도서전에서 거액으로 판권 거래되곤 하는데, ‘스칸디나비아’라는 말만 붙으면 선인세 액수가 천정부지로 뛴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이다.
여기에 ‘로망 폴리시에Roman Policier’라 일컬어지는 오랜 장르문학의 전통을 지닌 프랑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부 자존심 강한 프랑스인들은 19세기 초, 발자크의 인간희극 시리즈의 주인공 중 하나인 코랑탱이 등장하는 『올빼미 당』, 『미스터리한 사건』 등을 로망 폴리시에의 효시로 꼽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와 쌍벽을 이루었던 가스통 르루의 ‘조세프 룰르타비유’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로망 폴리시에의 원조로 본다. 이후 모리스 르블랑의 ‘뤼팽’ 시리즈와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가 프랑스 로망 폴리시에의 황금기를 이룬다.
이후 한동안 영미 장르문학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하던 로망 폴리시에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프레드 바르가스,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막심 샤탕 등의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2000년대 이후부터이다. 여기에 최근 프랑스 장르문학계에 떠오른 신성 피에르 르메트르의 이름이 빠질 수 없다. 대학에서 프랑스문학과 영문학을 가르치는 55세의 대학교수인 그는 어느 날 돌연 써내려간 한 편의 소설 『세밀한 작업Travail soigne』(출간 예정)으로 2006년 코냑 페스티벌 신인문학상을 거머쥔다. 이후 발표한 『웨딩드레스 Robe de marie』(출간 예정), 『사악한 관리인 Cadres noirs』(출간 예정)으로 2009 미스터리 문학 애호가상, 몽티니 레 코르메유 불어권 추리소설 문학상, 2010 유럽 추리소설 대상 등을 받으면서, 등단 후 연이어 발표한 세 작품이 모두 문학상을 수상하는 이례적인 이력을 쌓았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이 프랑스 문단으로부터 격찬받고 있는 것은, 폭력과 선정성을 앞세운 영미 장르소설의 영향을 받은 최근의 로망 폴리시에 작가들과는 달리, 프랑스 정통 문학의 영향을 받은 깊이와 문학성 때문이다. 이는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그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본격문학 이상의 품격을 갖춘 보기 드문 장르소설” “프루스트, 도스토옙스키, 발자크의 문체를 느낄 수 있는 수작” “추리?스릴러 대가 탄생”이라는 프랑스 문단의 호평과 대서특필은 바로 그 때문이다.
심농의 ‘메그레 경감’의 뒤를 잇는
둘도 없이 유니크한 형사 캐릭터, ‘카미유 베르호벤’이 온다!
미스터리든, 스릴러든, 혹은 ‘로망 폴리시에’든 간에 독자들이 장르문학을 읽으며 가장 열광하고 빠져드는 부분은 중심 캐릭터, 즉 주인공인 형사, 혹은 사설탐정의 매력이다. 조세프 룰르타비유, 뤼팽, 메그레 경감 등, 프랑스 로망 폴리시에를 대표하며 사랑받아온 캐릭터들의 긴 리스트에, 이제 피에르 르메트르가 창조한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의 이름이 추가된다.
키 154cm. 세계 탐정소설 사상 최단신의 캐릭터. 그의 키가 이렇게 작은 것은 거장 화가이자 골초 애연가였던 모친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모친으로부터 작은 키뿐만 아니라 경찰로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예술적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을 물려받는다. 거기에 면도날처럼 예리한 지성과 뒤틀린 독설과 유머감각, 그리고 남다른 정의감까지.
카미유 베르호벤의 뒤를 따르는 그의 팀원으로는 귀족적인 미남 형사 루이가 있다. 명문가의 자제이며 조각 같은 미남에 부자인 그는 늘 매너 있는 태도로 증인들을 매료한다. 그와는 정반대로 어떻게든 남에게 빌붙고자 하는 빈곤하며 허허실실한 스타일의 아르망 형사가 있다. 개성 넘치는 이들이 바로 카미유 베르호벤 형사반장을 주축으로 하여 파리 경시청을 주름잡는 ‘카미유 베르호벤 수사팀’이다. 또한 이들과 티격태격하는 거구의 능구렁이 서장 르 구엔과 관료주의의 화신인 거만한 예심판사 비다르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카미유 베르호벤과 그의 동료 형사들은 거대 사건에 집착하는 영미 스릴러와는 달리, ‘메그레 경감’의 직계라 불러도 좋을 만큼 프랑스적이다. 이들은 인간관계의 허상과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때로는 냉철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제시하며 스릴러 소설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인간적 온기를 불어넣는다. 일본의 미야베 미유키나 다카무라 가오루 같은 작가들이 사회적 모순에서 비롯된 문제들에 천착해 제2의 ‘사회파 미스터리’ 붐을 일으켰듯이, 유럽 장르문학은 허구의 범죄조직이나 거대 음모론을 바탕으로 하는 대부분의 영미 스릴러와 달리 사회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작품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여러 사회, 정치적 맥락에서 비롯된 소외와 갈등, 여성과 어린이로 대변되는 약자에 대한 연민의 시선이 깃들어 있다.
『알렉스』는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 시리즈 중 『세밀한 작업』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작가의 최신작이자 국내 첫 출간작이다. 이 작품은, 한 젊은 여성이 파리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납치된 후 알몸으로 허공의 새장에 갇히는 사건을 시작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의 과거 행적을 파헤치는 카미유 베르호벤의 수사와 끔찍한 연쇄살인이 영화의 교차편집처럼 번갈아 진행된다. “히치콕이 살아 있다면 영화화하고 싶어할 작품으로 완성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밝힌 저자의 필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작품에서 주목할 또다른 점은 바로 여주인공 ‘알렉스’이다.
<양들의 침묵>의 클래리스 스탈링 이후로
가장 놀라운 여주인공 알렉스 프레보스트!
개성 넘치는 카미유 베르호벤 수사팀의 반대편에는 아름다운 여주인공 알렉스가 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이 만들어낸 최대의 ‘문화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연쇄살인마.’ 그들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에서 희생자는 늘 여성이다. 히치콕 이후 대부분의 스릴러는 여성에 대한 관음증을 바탕으로 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를 뒤집었던 작품이 바로 강인한 여성 수사관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스릴러 <양들의 침묵>이다. 그리고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작 <알렉스>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희생자’의 도식을 완전히 도치한다.
나탈리, 레아, 줄리아… 갈색머리, 금발, 빨강머리… 많은 이름과 정체성을 지닌 그녀.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그녀는 소설의 초반부에는 희생자로 등장하다가, 곧이어 모습을 바꾼다. 그녀가 지나는 곳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는 끔찍한 살인사건들이 일어나고, 수사팀은 그녀의 행적을 좇으며 어두운 사건의 심연에 끌려들어간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은 단순히 스릴러 특유의 잔인함과 폭력성을 넘어서서, 주인공의 비극적인 과거로부터 비롯된 극도의 강박관념,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슬픈 욕망과 소망, 자기 파괴의 충동 등 극중 인물의 내면적 상흔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런 심적 그림자들은 단순히 장르문학의 자극적인 소재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우리가 실존적으로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면을 탐사하게 한다. 그리하여 독자가 알렉스의 잔혹하고 섬뜩한 과거의 서사에 100% 감정이입하는 그 순간, 작가는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스토리의 물꼬를 튼다. 그 반전이 던져주는 쾌감은 실로 압도적이며, 여주인공 알렉스는 스릴러 문학의 전형인 희생자-가해자의 단순한 구도를 깨뜨리며 생생하게 부활한다.
내 이름은 알렉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살인자…
파리 외곽의 버려진 산업시설. 그곳의 천장에는 성인 한 명이 앉을 수도 설 수도 없는 ‘어린 소녀’라 불리는 새장이 매달려 있고, 그 안에 한 젊은 여자가 벌거벗은 채 갇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알렉스. 매력적이며 수줍은 간호사인 그녀는 어느 날 밤, 파리 한복판에서 이름 모를 괴한에 납치당해 이곳에 끌려온다. 그녀를 납치한 중년의 사내는 예상과는 달리 그녀를 강간하거나 죽이지 않고, 새장에 매달아둔 채 방치할 뿐이다.
고백할 수 없는 비밀이라도 간직한 듯, 입매가 흐릿한 묘한 미소의 남자. 남자의 정체를 직감한 순간, 알렉스는 자신의 죽음을 확신하게 된다.
한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145cm의 단신 베르호벤 형사. 몇 년 전 납치되어 죽은 아내 이렌의 기억 때문에 그는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던 상태였다. 아내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 납치사건을 처음부터 맡고 싶지 않았던 그는 경찰 조직의 관료적 압박과 납치된 여자의 실종신고조차 들어오지 않는 막막한 상황에서 진퇴양난의 난항을 겪는다.
그리고 연이어 발생하는 끔찍한 연쇄살인사건들. 타박상을 입은 뒤에 아황산으로 내장이 녹아내린 피해자들. 모든 사건의 키를 쥔 채 감금장소에서 사라져버린 여자 알렉스. 그녀의 정체에 다가갈수록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데……
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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