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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노동의 배신(바버라 애런라이크)

by Richboy 2012. 6. 7.

 

 

 

   르포르타주이면서 르포르타주 이상이고, 사회 분석서이면서 사회 분석서 이상이고, 소설은 아닌데 소설처럼 흥미롭다. 무섭도록 예리하고 매혹적인 선동이다! -김선우 시인

   자본주의의 이면을 파헤치는 최고의 글쟁이.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저임금 일자리를 찾고 거기서 일하면서 겪는 시련뿐만 아니라 그때 느끼는 수치심까지 생생하게 잡아낸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에런라이크는 똑똑하고 도발적이고 재미있고 무엇보다 온전한 정신을 가졌다.

-다이앤 소여

   눈을 뗄 수 없다. 분노와 감칠맛 나는 유머,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순수하게 공감하는 멋진 순간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놀라운 책이다.

-조너선 코졸 『교사로 산다는 것』 『야만적 불평등』 저자

   에런라이크의 서술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웃기고, 재치 있으며, 힘을 준다. 이 책은 분명 잠입 취재기의 고전이 될 것이다.

-줄리엣 쇼어 『제3의 경제학』 『쇼핑하기 위해 태어났다』 저자

 

   『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로 정말 살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구직 과정에서부터 감정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노동 환경, 영양은커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식생활, 부자들이 집값을 올려놓은 탓에 싸구려 모텔과 트레일러 주택을 전전하며 점점 더 외곽으로 쫓겨나는 주거 실태, 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들고 그래서 더 일해야 하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쳇바퀴까지,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는 생활의 굴레를 저자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파헤친다.

 

『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로 정말 살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구직 과정에서부터 감정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노동 환경, 영양은커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식생활, 부자들이 집값을 올려놓은 탓에 싸구려 모텔과 트레일러 주택을 전전하며 점점 더 외곽으로 쫓겨나는 주거 실태, 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들고 그래서 더 일해야 하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쳇바퀴까지,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는 생활의 굴레를 저자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파헤친다.
15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예일대 등 미국 600여 개 대학의 필독서로 지정된, 온몸을 던져 신자유주의 시대의 빈곤 문제를 다룬 ‘현대의 고전’이다. 

취재기를 넘어선 생존기 “워킹 푸어로 일하고, 느끼고, 살아 보다”


긍정주의의 맨 얼굴을 속 시원히 파헤친 『긍정의 배신』의 작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워킹 푸어(working poor, 근로 빈곤층)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최저 임금을 받아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그들이 가난한 게 정말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일까?
『노동의 배신』은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저자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가정집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 직원 등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간 경험을 담았다.


저자의 목표는 단순했다. 일을 구하고 그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음식을 사고 잠자리를 구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 그러나 그 단순한 목표를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노동의 배신』에는 그 같은 고군분투를 통해, 살아 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워킹 푸어의 총체적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구직 과정에서부터 감정과 존엄성을 말살하는 노동 환경, 영양은커녕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열량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식생활, 부자들이 집값을 올려놓은 탓에 싸구려 모텔과 트레일러 주택을 전전하며 점점 더 외곽으로 쫓겨나는 주거 실태, 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들고 그래서 더 일해야 하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쳇바퀴까지, 저임금 노동자들을 옥죄는 생활의 굴레를 저자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파헤친다.


‘노동의 배신’이라는 한국어판 제목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점점 더 가난해지는, 노동에 ‘배신’당하는 워킹 푸어의 역설적인 현실을 의미한다. 원제인 ‘Nickel and Dimed’ 역시 ‘야금야금 빼앗기다’, ‘매우 적은 돈을 쓰다’라는 두 가지 뜻으로, 푼돈조차 아껴 쓸 수밖에 없으며 가난하기에 오히려 돈이 더 드는 워킹 푸어의 생활을 보여 주는 말이다.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1941년 미국 몬태나 주에서 태어났다. 록펠러 대학에서 세포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도시 빈민의 건강권을 옹호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나섰다. 2001년, 저임 노동자의 생활을 잠입 취재해 『노동의 배신(Nickel and Dimed)』을 썼고 이 책이 미국 내에서 15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생활 임금 논쟁에 불을 붙였다. 2011년에는 자기계발서와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심리학 등 사회 곳곳에 만연한 긍정주의의 폐해를 낱낱이 파헤친 『긍정의 배신』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여 권의 책을 썼으며 현재 『뉴욕 타임스』 『타임』 『하퍼스』 『네이션』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현장에 밀착한 글쓰기와 노동자, 여성, 소수자 등을 위한 사회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이 세상을 움직인다” 생활 임금 운동에 불을 붙인 ‘현대의 고전’


저자가 저임금 체험을 할 당시, 미국은 성장은 지속되면서 물가는 안정된 이른바 ‘골디락스 경제’에 한껏 취해 있었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 임금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하락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집값과 주가 상승 등 자산 거품이 빚어내는 ‘부의 효과’에 흥청거렸다. 사실 전례 없는 호황이라던 그때, 노동 인구의 30퍼센트가 생활이 가능한 수입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당 8달러 이하의 임금을 받았고(1998년), 최저 임금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시간당 5.15달러에 멈춰 있었다. 다만 거품에 취해 있던 대다수의 미국인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깊어지는 풍요의 그늘’을 외면했을 뿐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에런라이크는 빈곤층의 열악한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내며 그들이 결코 게으르거나 일을 하지 않아서 가난한 게 아님을, 그들의 빈곤이 중산층의 안락함의 토대임을 섬뜩할 만큼 몸으로 보여 주었기에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2001년 5월 초판이 나오자마자 책은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11년 8월 ‘10주년 기념판’이 나올 때까지 10년 동안 미국에서만 150만 부 이상 팔렸다. 또 전 세계 1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현대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권위 있는 도서 상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북 프라이즈’(2002년), 천주교 단체가 ‘인간의 정신에 내재한 가장 고귀한 가치를 재확인시키는’ 책을 선정해서 수여하는 ‘크리스토퍼 어워드’(2002년), 루즈벨트 재단의 ‘자유 메달’(2007년)도 받았다.


그러나 수많은 찬사와 수상 경력보다 의미 있는 것은 이 책이 현실을 바꾸는 기폭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예일대를 비롯한 600여 개 대학의 필독서로 선정됐고, 수많은 지역 모임에서는 책을 대량 구매해 시 의회 및 주 의회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책 내용을 토대로 다큐멘터리와 연극도 만들어졌다. 이 책은 생활 임금 운동의 큰 동력이 되었다. 그 결과 29개 주가 최저 임금을 인상했고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생활 임금을 지급하라는 법령이 통과됐다. 마침내 2007년 7월에는 연방 정부가 최저 임금을 인상하기에 이른다. 현재 미국 연방 정부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이다.

 


이렇게 악착같은 저널리스트가! 10년을 추적하는 치밀하고 치열한 현장 정신


사실 블루칼라 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저자에게 빈곤은 언제든 가까이 할 수 있는, 그러나 다시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저임금 체험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도 계속 망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을 중시하는 저널리스트답게, 또 관찰과 실험에 근거하는 과학자답게 결국 직접 ‘손을 더럽히러’ 나선다.
저임금 체험은 3개 지역에서 각각 한 달 정도씩, 1998년 봄부터 2000년 초여름에 이르기까지 3년에 걸쳐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저자는 과학도로서 치밀하고 과학적인 사전 준비를 한다. 우선 기본적인 원칙을 정한다. 기존 직업에 의존해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다, 임금을 제일 많이 주는 일을 한다, 제일 임대료가 싼 방을 구한다, 가급적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비상시를 대비해 자동차를 사용하고 노숙이나 굶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덧붙인다.


실험 장소를 고를 때는 노동 시장 및 주택 시장을 고려했다. 첫 체험지로 고른 플로리다의 키웨스트는 익숙하고 자신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이라 골랐다. 두 번째 체험지 메인 주의 포틀랜드는 백인이 우세한 지역으로서 백인이라는 자신의 인종적인 장점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마지막 체험지인 미니애폴리스의 트윈시티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복지 혜택이 관대한 편이며 노동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는 집세가 너무 높아서, 아주 시골 지역은 일자리가 적을 것 같아 애초부터 제외했다.
저자의 기자 정신은 체험이 끝난 뒤에도 계속 이어진다. 10년이 지난 2011년에는 다시 동료들의 근황을 추적해 2008년 금융 위기가 빈곤층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려준다.

 


워킹 푸어로 일하다 “생각하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


저자가 처음 맞닥뜨린 저임금 일은 식당 웨이트리스였다. 일을 더 잘하고 싶고 손님들을 잘 돌보고 싶다는 고차원적인 ‘아가페’, 혹은 서비스 윤리는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손님들에 지쳐 어느새 사라진다. 손님들이 적으로 보이는 웨이트리스 일에 필요한 것은 ‘생각하지 말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니까. 게다가 컴퓨터 터치스크린으로 하는 주문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고 끊임없이 쓸고, 닦고, 썰고, 붓고, 채우는 ‘잡일’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체험한 청소 용역 회사의 파견 청소부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 반복되는 일이다. 집 안 곳곳의 먼지를 털고 거대한 진공청소기를 등에 진 채 청소하고 무릎을 꿇어 바닥을 닦고 똥 묻은 변기와 욕조의 체모까지 치워야 한다. 온몸은 땀투성이가 되고 곳곳이 아프기 마련. 부상을 당하는 일도 다반사지만 치료는커녕 마음 편히 쉬기도 어렵다. 가려움증 때문에 나병 환자 같은 몰골이 된 저자에게 사장은 ‘아무 문제없다’며 일하러 가라고 떠민다. 값싼 진통제나 담배, 술 한 잔에 의존하거나 대부분은 그냥 참는 것으로 버틴다.


마지막으로 체험한 월마트 매장 일은 ‘단순노동’. 저자는 숙녀복 매장에 배치돼 손님들이 어질러 놓고 간 옷을 정리하고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귀가 안 들리고 말을 못한다고 해도 아무 문제없이 할 수 있고, 자폐증이 있으면 오히려 더 유리할 것 같은 그런 일이다. 그러나 해도 해도 끝이 없을 만큼 양이 많다. 게다가 3일마다 한 번씩 매장 배치가 바뀌는 탓에 그때마다 자리 배치를 다시 외워야 한다. 저자는 근무 시간 초반에 친절한 ‘지킬 박사’였다가도 끊임없이 옷가지를 헤쳐 놓는 손님들에 지쳐 이내 ‘하이드’로 폭발하고 만다.



워킹 푸어로 느끼다 “감정, 생각, 존엄성마저 빈곤해진다”


육체적 고통보다 더 힘든 것은 정신적인 고통이다. 특히 지배인, 매니저 등 관리자들의 비인간적인 관리 방식이 노동자들을 가장 괴롭힌다. 이를테면 웨이트리스들은 마치 중학생처럼 식당 한쪽에 서서 지배인에게 야단을 맞고, 평소에는 한시도 쉬지 못하게 감시를 받는다.
청소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유니폼 자체가 이미 ‘죄수복’이다. 노란색과 녹색의 요란스런 색깔로 어디서든 존재를 노출시킨다. 집주인들은 청소부들을 늘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한다. 귀중품 옆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카펫 밑에는 먼지 덩어리가 숨겨져 있다.


무엇보다 다른 저임금 노동자들에게조차 따돌림당하는 현실은 가슴 아프다. 워킹 푸어의 세계에서는 청소부가 최하층에 자리한 ‘불가촉천민’인 셈이다. 그러니 자신들을 ‘착취’하는 사장의 인정에 과도하게 매달리게 된다. 아무리 깨끗이 청소해도 누구 하나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심지어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한다면? 사장의 인정이 내 존재 가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거대 기업인 월마트 역시 다를 바 없다. 입사할 때는 하루 종일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동료’라는 말로 다독이고, ‘우리들이 월마트를 월등하게 만든다’고 추켜세우지만, 그것 역시 직원들을 ‘길들이는’ 과정일 뿐이다.



워킹 푸어로 살다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든다”


처음 저임금 체험에 뛰어들었을 때, 저자는 복지 개혁론자들이 주장하듯 최저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생계를 꾸려 갈 수 있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겐 ‘특별한 절약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었다. 오히려 가난하기에 돈이 더 드는 상황에 수시로 맞닥뜨렸다.
아파트를 구할 때 필요한 한 달치 집세와 한 달 집세에 상응하는 보증금이 없으면 일주일 단위로 방을 빌리면서 엄청난 방세를 내야 한다. 조리 기구가 없는 집에서 살아야 한다면 콩 스튜 같은 걸 미리 요리해 놓고 냉동시켜 먹을 수는 없다. 주로 웬디스나 맥도날드에서 패스트푸드를 먹거나 편의점에서 즉석 식품을 사 먹어야 한다. 의료보험에 들 형편이 안 되니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없고, 처방전이 필요한 약도 살 수 없고, 결국에는 약을 구하지 못해 일을 오래 쉬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절절한 분노와 호소 “우리의 안락한 일상은 그들의 희생 덕분”


2000년, 보스턴에 있는 고용 문제 연구소 ‘미래의 직업(Jobs for the Future)’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4퍼센트가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가족을 빈곤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 만큼 임금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풀타임으로, 때로는 두 가지 일을 해도 더 가난해지고 빚만 늘어 가는 워킹 푸어의 수는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0년에는 미국의 노동 인구 중 7.2퍼센트인 1050만 명이 워킹 푸어로 집계돼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미 2008년에 전체 노동 인구의 11.6퍼센트인 270만 명이 워킹 푸어로 조사됐고, 최근에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빈곤층이 더욱 늘어나는 데 따라 그들을 백안시하는 문화도 더 심해지고 있다. 이제 가난은 거의 범죄가 되었다. 법조차 빈민을 차별한다. 콜로라도 주 그랜드정션의 시 의회는 구걸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고, 애리조나 주의 템페에서는 2011년 6월 말에 나흘 동안 극빈자를 단속했다. 또 가난한 사람이 무단 횡단을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가벼운 범법 행위만 해도 필요 이상으로 단속하는 추세다.
일을 해도, 아니 일을 할수록 가난해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 극심한 불평등을 단지 1퍼센트의 탐욕 때문이라고 간단히 결론짓고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속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도끼를 내리친다. 우리의 안락함이 바로 이들의 희생 위에 지어진 것이라고. 에런라이크는 우리의 특권과 그들의 고통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끄집어내고 ‘이 사태에 당신은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독자에게 인식의 확장은 물론 행동의 변화를 요구한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절절히 호소한다. 수백만 워킹 푸어가 겪는 빈곤을 ‘응급 상황’으로 받아들여 이를 개선하자고 외친다. 임금을 올리고,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지 말고, 그들이 조직을 결성해 더 나은 임금과 노동환경을 얻어내도록 하자고 말한다. 무엇보다 넘어져 있는 그들을 발로 차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원칙이라도 필요하다는 호소에는 평소 누구보다 앞장서 사회 운동을 활발히 펼쳐 온 에런라이크의 현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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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6-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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