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와 인사이트 노동자를 주목하라!
“오늘날 IT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 크다. 그러나 IT기술의 순작용과 부작용, 그리고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무지하다. 이제 IT기술이 전문적인 산업이라는 단편적 접근을 넘어 본질적인 사회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펼쳐질 세상은 IT 기술이 많은 것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적절하게 받아들이는 동시에 사회 시스템의 불안정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균형의 지혜를 갖춰야 한다.” 7 페이지, 저자의 말 중에서
자칫 IT관련 트렌드서 같은 이 책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를 경제경영 코너에서 굳이 루는 이유는 IT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할 뿐 아니라, 급변하는 경제상황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어서다. 이제 IT를 모르고는 경제를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관동의대 명지명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지 IT 융합 연구소장 정지훈은 우리 사회는 이제 인터넷 혁명을 넘어 스마트 혁명이 우리의 모든 행동과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이미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매스 미디어에서 소셜 미디어로, 분업에서 협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유행이나 트렌드처럼 선택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 거대하고 고고한 미래의 흐름을 제대로 간파하고 올라타느냐 마느냐에 따라 미래의 생존이 달려 있는 필연의 것이다. 우리에게 가까운 미래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현재인 것이 오늘날이다. 본문에는 최신의 IT기술로 업계를 평정한 기업들, 작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낸 전 세계의 기업가들이 소개된다.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하는 제목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세상의 중심이 될 일곱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즉 작은 경제, 소비자 중심 시장, 분산 자본주의, 협업경제, 사회적 기업, 소셜 미디어, 창조적인 서비스 그 중 작은 경제는 인간을 중심에 둔 공유경제의 도래를 이야기한 부분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다. 한때 미국에서는 별장 구매 열품이 불었다. 하지만 1년에 평균 17일을 보내는데 비용은 매년 대출금과 보험, 그리고 관리비용을 합해 1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되어 하루에 6,000달러를 내고 별장을 이용하는 것과 같으며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지내는 것보다도 많은 비용이다. 하지만 IT 투자 전문가 스티브 케이스는 고객에게 활용도가 낮은 고급 콘도와 별장을 제공하는 익스쿨루시브 리조트를 설립해 비어 있는 날이 많은 세계 곳곳의 별장을 모아 대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기업의 자산가치는 10억 달러에 이르면서 3년 만에 100배나 증가했다.
에어비앤비는 뉴욕의 심각한 숙박문제 해결과 나날이 늘어나는 여행객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공하고자 설립된 주택대여회사로, 회원들에게 자신이 사는 집이나 비어 있는 방을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것이 사업모델을 채택했다. 초기에는 집에 대한 파손이나, 도둑, 그리고 안전성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많이 개선되어 192개 국가에서 10만 개가 넘는 집과 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매출액이 5억 달러인데, 수수료가 15%임을 감안하면 대당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의 상황을 살펴보자. 여수 엑스포를 비롯해 매년 여름 해수욕장을 가보면 휴가철 숙박할 곳이 없어 꽤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신의 오피스텔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일은 ‘불법’이다. 소유경제의 개념으로 이해되는 법 시스템 아래 숙박업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돈을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물건을 ‘소유의 개념’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대여와 차용’의 개념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자동차를 빌려 타는 집카, DVD를 대여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렇게 생각만 바꾼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고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해진다. 소유를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공유 기반의 미래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한편 저자는 미래의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1959년 피터 드러커가 주창한 지식노동자가 20세기 정보화 시대의 주인공이었다면, 스마트 혁명의 시대에는 ‘인사이트 노동자Insight Worker'가 새로운 미래 노동자가 된다는 것이다(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리치 레서가 제사한 개념이다). 지식 노동자가 비즈니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는지를 담당했다면, 인사이트 노동자는 냉철한 판단과 비판적인 사고, 공감 등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새로운 능력으로 비즈니스가 어떻게 그리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답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식노동자가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이너써클의 파워를 지녔다면 인사이트 노동자는 자신의 동료, 그리고 고객까지 포함한 진정성 있는 관계에서 가장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 데이터 속에서 궤를 관통하고 핵심을 짚어줄 수 있는 큐레이터가 인사이트 노동자이리라. 넓이와 아울러 깊이를 요구하는 T자형 인재의 시대가 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흐르는, 기존의 아날로그 세계와는 다른 철학을 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리콘밸리와 IT산업에서 시작한 히피문화와 창조정신, 오픈소스 운동과 해커정신으로 집약된 버닝맨의 철학 등이 이제 더 이상 IT 산업의 철학으로 남아있지 않고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도입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어서다.
2년 전 <제 4의 불>을 시작으로 저작과 칼럼 등으로 세계 IT 시장 변화를 짚어내어 국내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정지훈 교수의 책이라 일독할 이유는 충분한 책이다. 하이컨셉이라는 닉네임의 파워블로거로 더 잘 알려진 저자답게 책 전체에 걸쳐 전 세계에 변화를 이끌고 있는 기막힌 아이디어와 혁신들을 본문의 중요한 대목마다 QR코드를 심어 소개하고 있다. 이 방법은 정교수가 <오프라인 비즈니스 혁명>에 이어 시도하고 있는 방법인데,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생생한 현장을 스마트폰 시대의 독자들에게 현장감 있는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세상을 움직이는 지식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한 <스파크>와 함께 읽으면 세계 IT 현주소와 내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이 방송은 지난 8월 22일 증권전문채널 팍스TV에서 방송하는 <부자가 되는 책>에 소개된 영상입니다.
클릭하시면,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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